부산은 장애인들에게 너무나 불친절한 도시
상태바
부산은 장애인들에게 너무나 불친절한 도시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9.04.19 1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상버스·전용 콜택시 보급률 낮고 지하철 승강장도 "위험천만" / 신예진 기자

부산은 장애인들에게 불친절한 도시다. 장애인이 이동할 때 필요한 대중교통수단 체계가 크게 취약하다. 시내버스 중 저상버스 보급률은 턱없이 낮고, 장애인 전용 콜택시는 대수가 너무 적다. 지하철 승강장과 열차의 간격도 장애인을 긴장하게 만든다.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장애인의 재활의지를 드높이기 위해 제정된 법정 기념일이다. 그러나 장애인들은 이날이 ‘장애 철폐의 날’이길 바란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지만, 당장 집을 나서면 보이는 내 발 앞의 장애를 줄여주길 바란다. 그들에게 장애는 현실이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일명 ‘교통약자법’은 장애인들도 모든 교통수단을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2005년 제정됐다.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2019년 오늘, 장애인들은 대중교통을 안전하게 타고 자유롭게 부산 곳곳을 다니고 있을까.

부산시는 지난 1월 ‘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 부산’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장애인 복지 시책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19일 현재, 부산시 총 인구는 349만여 명, 이 중 장애인으로 등록된 시민은 총 17만 3900여 명(등록기준)이다. 특히 거동이 힘든 장애인의 발이 되는 전동휠체어 소지자는 10만여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어느 지역이든 버스는 대중적 대중교통 수단이다. 부산도 교통약자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저상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저상버스는 차체 바닥이 낮고 경사판을 보유하고 있어, 휠체어를 타거나 지팡이를 사용하는 교통약자가 이용하기 편하다. 내부에는 휠체어 탑승객을 위한 자리와 안전벨트도 갖추고 있다.

부산에서 운행 중인 저상버스는 모두 599대. 전체 시내버스 2517대의 22% 수준이다. 언뜻 많아 보일지 몰라도 다른 지역에 비교하면 ‘새발의 피’다. 서울은 시내버스 중 44%(3112대)가, 대구는 39.4%가 각각 저상버스다.

저상버스 운행노선이 턱없이 적다는 것도 문제다. 부산의 시내버스는 135개 노선을 달리고 있다. 저상버스는 고작 68개 노선에만 있다. 부산총장애인협회 정현숙 사무처장은 “노선도 적고 버스 배차간격도 커 휠체어 장애인들은 거의 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용률이 거의 1%대라고 들었다. 관공서, 병원 등 장애인들이 주로 찾는 노선을 중심으로 저상 버스 운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올해 저상버스를 증차해 687대로 늘리고, 2020년까지 총 1044대의 저상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2020년이라야 다른 지역의 저상버스 도입률과 비슷한 41%에 이르는 것이다. 물론 다른 지역 역시 매년 저상버스를 추가 도입하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2025년까지 모든 버스를 저상버스로 100% 교체할 예정이다.

장애인 전용 콜택시 ‘두리발’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두리발은 부산시설공단이 부산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교통약자 전용 콜택시다. 중증장애 1·2급 등록 장애인, 65세 이상 노약자 등이 이용 가능하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두리발은 대형버스와 3인승 각 1대씩을 포함해 총126대다. 65세 이상 노약자를 제외한 1·2급 장애인은 총 3만 6774명. 두리발 이용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시빅뉴스가 만난 대다수 장애인들은 두리발 운영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대기 시간이 빠르면 10분에서 많게는 3시간까지 소요되기 일쑤라는 것. 버스정류장이 멀고, 휠체어를 사용해야만 이동이 가능한 이들은 두리발 외에는 다른 선택권이 없다.

그러나 오는 7월에 장애인 등급제가 폐지되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급수에 상관없이 이동에 불편함을 겪는 장애인들이 두리발을 부를 수 있기 때문. 이처럼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만 부산시는 올해 최대 30대 증차를 예정하고 있다. 총 156대의 두리발도 현재 1·2급 장애인 200명당 1대라는 장애인 택시 법정 보급대수에 못 미친다.

장애인에게 지하철은 불편을 넘어 ‘위험’하다.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넓은 간격이 그들을 위협한다. 휠체어 바퀴, 거동을 돕는 지팡이, 시민들의 발 등이 그 틈 사이로 종종 빠진다. 주로 승강장이 곡선으로 설계된 역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승강장이 휘어진 정도에 따라 곡선인 승강장과 직선인 열차의 간격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1호선 대티·연산·남포·교대·장전·서면, 2호선 문현·부산양산대학교, 3호선 종합운동장 역 등이 주의 대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장애인 A 씨는 “몇 년 전 1호선 서면역에서 열차와 승강장 사이에 휠체어 앞바퀴가 빠져 고생했다. 당시 휠체어 바퀴가 조금 작은 사이즈였다. 두 번 정도 이런 일을 겪고, 바퀴가 큰 휠체어로 바꿨다”고 말했다. A 씨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전동휠체어 바퀴 빠짐은 잊을만하면 발생한다.

부산교통공사 휴메트로 역시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최근 일부 역과 열차에 “발 빠짐 주의”라는 안내 멘트를 반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외에도 발 빠짐 주의 안내문을 부착하고, 승강장 바닥 LED 깜빡이 등을 설치했다. 하지만 넓은 틈을 피할 수 없는 장애인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휴메트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처음 지하철이 도입될 때 이런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설계해 1호선에서 주로 발빠짐 문제가 발생한다. 사고를 막기 위해 고무 재질의 안전발판을 설치한 적도 있다. 현재 여러 대책들을 논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 장애인들은 언제까지 이동의 불편과 위험을 감수해야 할까.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