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방송인 하일(60, 미국명 로버트 할리)이 구속의 기로에 섰다.
하일은 10일 오전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입감돼 있던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섰다. 오전 9시 30분쯤 수원지법에 도착한 하일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는 취재진에 "그동안 저를 지켜주신 가족, 친구,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울먹였다. 이어 "죄송하고 마음이 무겁다“고 말하며 서둘러 법정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하일의 혐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경찰은 하일의 도주 우려는 적지만 증거 인멸 가능성을 고려해 구속 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일은 현재 본인의 혐의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저녁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기남부청 사이버수사대는 로버트 할리의 마약 투약 의혹 첩보를 입수해 지난 8일 서울 강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그를 체포했다. 하일에 대한 마약 반응 간이 검사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하일의 은평구 자택 화장실에서 마약 투약 증거물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필로폰을 투약할 때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주사기 1개를 발견한 것. 또 경찰은 마약책에게 돈을 보내는 장면이 찍힌 은행 CCTV 영상도 확보한 상태다. 하일은 마약 공급책이 특정 장소에 물건을 놓고 가면, 그것을 수거하는 방식으로 필로폰을 받았다고 한다.
아울러 하일의 마약 투약이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하일은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일은 당시 마약 반응 간이 검사에 앞서 전신을 제모하고,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뒤 염색했다고 한다. 경찰은 가슴 잔털을 뽑아 마약 검사를 진행했지만, 음성 반응이 나왔다. 결국 그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한편 하일은 몰몬교 선교사로 포교 활동을 위해 한국에 왔다가, 1985년부터 부산에서 생활했다. 1997년 한국인 여성과 결혼하면서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그는 구수한 사투리로 방송가에서 주목을 받았으며, “한 뚝배기 하실래예” 등 재치 있는 광고를 찍으면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