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미세먼지 위력, 이제 마스크는 일상 필수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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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이지 않는 미세먼지 위력, 이제 마스크는 일상 필수품
  • 취재기자 최유진
  • 승인 2019.04.05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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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문자 확인 필수...미세먼지 나쁨 1시간 야외활동=담배연기 1시간 20분 흡입 / 최유진 기자

이은진(22, 부산시 진구) 씨는 미세먼지가 아무리 심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귀찮기도 하고 마스크를 쓴다고 미세먼지가 걸러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봄철 들어 한 달 이상 미세먼지가 계속되면서 며칠 뒤 콧물이 나고,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니 이젠 숙면을 취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이 씨는 이제 마스크를 끼고 살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 2월 25일 대전시. 미세먼지가 온 마을을 뒤덮었다(사진: 취재기자 최유진).

최근 뿌연 하늘의 원인은 안개가 아닌 미세먼지다. 미세먼지는 주로 산업시설, 자동차, 배기가스 등 사람들의 활동 중에 발생하는 것으로 중금속, 유해화학물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2월 말 이후 3월 한 달 내내 거의 매일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그리고 그 여세는 4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먼지는 코털 또는 기관지 점막에서 걸러져 배출되나, 미세먼지는 입자의 지름이 매우 작아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우리 몸속까지 스며든다. 이를 방치하면 위험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실로 미세먼지가 우리에게 주는 피해는 막강하다. 미세먼지가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세포가 반응하여 몸의 각 기관에서 부작용인 염증반응이 일어나 천식, 호흡기, 심혈관계 질환 등이 유발될 수 있다.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인 날 1시간 야외활동은 담배 1개비 연기 1시간 20분 흡입과 같고 디젤차 매연 3시간 40분 흡입하는 것과 똑같다. 직장인 이선주(23, 부산시 서구) 씨는 “사무실 공기가 건조하고 탁한데 밖에도 미세먼지가 많아서 창문을 못 여니까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고 말했다. 또 대학생 전인혜(22,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렌즈를 끼면 눈이 너무 뻑뻑하고 건조해서 인공눈물 없이는 살 수가 없다. 최근 미세먼지 때문에 얼굴에 트러블도 생겼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의 우려가 큰 만큼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찾고 있다. 하지만 모든 마스크가 미세먼지를 막을 수는 없다. 먼저 의료용 마스크가 아닌 보건용 마스크를 구매해야 한다. 3월 5일 기준 의약외품으로 허가된 보건용 마스크는 95개사 543개 제품이 있다. 보건용 마스크란 입자 차단 성능이 있어 입자성 유해 물질이나 감염원으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할 목적으로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경우에 사용하는 마스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보건용 마스크의 올바른 사용법을 소개했다. 보건용 마스크를 구입할 때는‘의약외품’이라는 문자와 입자 차단 성능을 나타내는 ‘KF(Korea Filter)’ 표시를 확인해야 한다. ‘KF’ 뒤에 붙은 숫자가 클수록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더 크다. 보건용 마스크 종류는 ‘KF80’, ‘KF94’, ‘KF99’가 있다. ‘KF80’은 평균 입자크기 0.6㎛를 80% 이상 차단하고, ‘KF94’는 평균 입자크기 0.4㎛를 94% 이상 차단하며, ‘KF99’는 평균 입자크기 0.4㎛를 99% 이상 차단하는 것이다. 단 KF80은 차단율이 낮지만 착용 후 숨쉬기가 용이하고, KF99는 차단율이 높은 대신 착용상태에서 숨쉬기가 거북할 수 있다.

보건용 마스크 중 KF94 등급의 마스크(사진: 취재기자 최유진).

마스크 제품 유형에는 ▲일반적 형태의 일회용 제품인 일반형(접이형, 컵형), ▲마스크 본체에 일회용 필터를 장착하여 사용하고 필터만 교체할 수 있는 필터 교체형, ▲마스크 본체에 있는 배기밸브를 통해 공기가 배출되도록 하여 착용했을 때 내쉬는 숨의 불편함을 줄여주는 배기밸브형, ▲배기밸브가 있는 마스크 본체에 교체가 가능한 일회용 필터를 장착하여 사용하는 필터 교체·배기밸브형이 있다.

일반형(접이형, 컵형)의 경우 인터넷으로 개당 1000원 이내에 구입할 수 있고, 필터 교체형은 1만 원 대, 배기밸브형도 1만 원 대에 구입할 수 있다. 필터 교체형과 배기밸브형은 재사용이 가능한 대신 일반형보다 가격이 비싸다.

가장 흔한 접이형 제품의 착용법은 아래 그림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우선 마스크 날개를 펼친 후 양쪽 날개 끝을 오므린다. 고정심 부분을 위로하여 코와 입을 완전히 가린다. 머리끈을 귀에 걸어 위치를 고정해준다. 양 손가락으로 코 편이 코에 밀착되도록 눌러준다. 공기 누설을 체크하며 안면에 마스크를 밀착시킨다.

식약처에서 보건용 마스크의 착용법을 그림으로 소개했다(사진: 식약처 홈페이지).

미세먼지가 갈수록 심해지자 일회용 제품인 일반형 마스크보다 필터 교체형, 배기밸브형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호흡기가 약한 어린아이를 키우는 주부들이 인터넷 카페 등에서 마스크의 후기를 공유하고 마스크를 공구하는 일이 많아졌다. 주부 이미라(43, 부산시 연제구) 씨는 “일회용 마스크는 은근히 비용 부담이 됐다. 필터 교체형은 빨아 쓰는 것도 찝찝했는데 필터만 갈아주면 되니 매우 안심이 된다”고 필터 교체형을 쓰는 이유를 전했다.

필터교체형 마스크(사진: WON하다블로그 캡쳐).

매일 미세먼지를 뚫고 하루 종일 밖을 돌아다녀야 하는 직장인 박현수(35, 부산 진구) 씨는 “배기밸브형은 배기밸브로 내쉬는 숨만 배출되어 호흡하기가 편하다. 김 서림도 적어서 안경을 쓰는 사람에게 좋다”고 말했다.

배기밸브형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사진: 애자 워R-드블로그 캡쳐).

식약처는 보건용 마스크의 올바른 착용을 위해 사용 시 주의사항을 알렸다. 보건용 마스크는 수건이나 휴지를 덧대지 말고 착용해야 한다. 수건이나 휴지 등을 덧댄 후 마스크를 착용하면 밀착력이 감소해 미세입자 차단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고, 착용 후에는 마스크 겉면을 가능하면 만지지 말아야 한다. 또한 일회용 마스크는 세탁하면 모양이 변형돼 기능을 유지할 수 없으므로 세탁하지 않고 사용해야 하며, 한 번 사용한 제품은 먼지나 세균에 오염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최혁민 씨는 미세먼지를 극복할 수 있는 건강생활 수칙을 소개했다. 

①미세먼지가 심한 날 야외 활동을 했다면 옷이나 머리카락 등에 미세먼지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집에 들어가기 전 털어주는 것이 좋다. 

②미세먼지를 어쩔 수 없이 흡입한 경우라면 물이나 차 등을 많이 마시는 것이 체외로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③미세먼지 예방을 위해 야외활동 시 KF 인증을 받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④의외로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 수치도 높기 때문에 공기청정기 사용과 주기적인 환기 등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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