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수술', '구순구개열 수술' 국내 최고 권위자...온종합병원 김석권 성형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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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 수술', '구순구개열 수술' 국내 최고 권위자...온종합병원 김석권 성형센터 센터장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9.04.0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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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수 등 350여 명 넘는 트렌스젠더 수술..."최고의 성형센터 만들 것" / 신예진 기자

국내 5만 명당 1명. 성정체성 장애로 속앓이를 하는 사람들의 비율이다. 삶의 목적과 가치를 잃어버린 그들을 누가 구원해줄 수 있을까. 바로 ‘트렌스젠더의 대부’ 온종합병원 김석권 성형센터 김석권 센터장이다.

김 센터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성전환 수술 권위자다. 350여 명에게 새 삶을 부여했다. 온라인에서 “여자가 되고 싶다고? 일단 부산행 KTX 표를 끊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 김 센터장의 손을 거친 대표적인 인물은 국내 1호 트렌스젠더 연예인 하리수다. 김 센터장은 1995년 스무 살이던 남성 하리수를 여자로 성전환 수술했다. 하리수는 2007년 가수 미키 정과 결혼할 때 "김 교수님은 나를 인어공주 같은 완벽한 여자로 만들어주신 아버지"라고 소개했다.

김 센터장은 최근 ‘김석권’ 이름 석자를 걸고 다시 출발선에 섰다. 동아대병원 성형외과에서 34년간 교수로 재직했던 김 센터장은 지난 2017년 정년퇴임하고 최근 온종합병원으로 둥지를 옮겼다. 김 센터장은 온종합병원에서 인생의 청사진을 다시 그려보겠다고 다짐한다.

김석권 온종합병원 성형센터장이 지난 3월 28일 김석권성형센터에서 시빅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예진).

우연히 시작한 성전환 수술

성정체성 장애는 개인의 육체적·생리적 성과 정신적 성이 일치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임상 의사들은 성전환증이라는 진단명을 사용하고 있다. 출생 시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자신이 여성이라고 믿어 큰 갈등을 겪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내 성정체성 장애를 가진 남성은 5만 명당 1명, 여성은 10만 명당 1명이라고 한다. 다만 최근 추세는 성별 구분 없이 5만 명당 1명 정도가 성정체성 장애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센터장은 국내 성전환 수술을 도맡다시피 했지만, 그의 전공은 두개안면이다. 성전환 수술은 김 센터장이 부산대 의대 교수로 있을 때, 그를 찾아온 성정체성 장애 환자들에게 인간적 연민을 느껴 시작하게 됐다. 부산 지역에 성정체성 장애를 겪는 환자들이 꽤 있었다고. 치과의사, 전문직 회사원 등 직업도 매우 다양하단다.

김 센터장은 “성 전환에 관한 논문이나 책을 보며 독학했다. 알고 보니 스웨덴,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 성전환 수술이 많이 행해지고 있었다. 하루는 이미 음경과 고환을 절단하고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던 사람을 만나게 됐다. 내가 ‘수술해본 적 없다’고 했지만, 그 환자는 ‘어차피 지금 한국에서 나를 수술해 줄 사람이 없다’며 간절하게 말하더라. 그렇게 첫 수술을 했는데 의외로 잘 됐다. 이후 트렌스젠더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이 나 수술을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김 센터장을 찾는 모두가 성전환 수술 대상이 될 순 없다. 정신과의 까다로운 검사를 통해 성정체성 장애를 겪고 있다는 진단을 받아야 한다. 그러고 나서 적게는 6개월간 많게는 2년 이상 호르몬 치료가 진행된다. 호르몬 치료를 통해 몸이 변화하는 것을 느끼고, 수술 전 한 번 더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호르몬 치료가 끝나면, 마지막 단계로 수술이 진행된다.

김 센터장을 거친 성전환 환자들은 백이면 백 모두 수술 결과에 만족했다. 김 센터장은 “모든 환자들은 성전환을 절실히 원한다. 수술을 하지 않으면 정말 미칠 지경인 사람들이다. 그래서 수술이 끝나면 ‘비로소 내 성을 바로 찾았다’며 기뻐한다. 후회하는 케이스를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구순구개열 환자에게 당당함 주고 싶어

매스컴에서 ‘성전환 수술’로만 부각되는 김 센터장은 전공인 두개안면 성형도 놓치지 않는다. 일명 언청이라고 불리는 구순구개열 등 얼굴의 기형을 바로 잡아 주는 수술이다. 김 센터장은 구순구개열 수술로 국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고, 귀를 재건하는 수술은 두 손가락 안에 든다고 겸손해 했다. 그는 “대중의 관심과 흥미가 구순구개열 수술보다는 성전환 수술이지 않나. 내가 하는 많은 수술들이 성전환 수술 때문에 가려져 있는 점은 아쉽긴 하다”며 웃었다.

그래서일까. 김 센터장의 기억에 오랫동안 자리 잡은 환자 역시 구순구개열로 병원을 방문한 케이스. 러시아인 마가렛타가 그 주인공이다. 마가렛타는 러시아에서 구순구개열 수술을 받은 후 김 센터장을 만났다. 그러나 마가렛타의 입천장에는 500원짜리 크기 구멍이 있었고, 오른쪽 입이 올라가 있었다. 코도 굉장히 많이 휘어진 상태.

김 센터장은 “한국에서 수술을 하려면 여러 번 나눠 진행해야 한다. 러시아에서 온 환자를 어떻게 서너 번 수술할 수가 있겠나. 모든 힘을 다해 한 번에 수술했고,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부산주재 러시아 공사가 와서 감사 인사를 하더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의 진료실 한켠에는 마가렛타, 러시아 공사와 찍은 당시 사진이 걸려 있었다.

그렇다면 김 센터장의 목표는 무엇일까. 온종합병원을 통해 국내서 내로라하는 ‘김석권 성형센터’를 만드는 것. 현재 김석권 성형센터는 부산시 부산진구 정근안과 건물 8층에 위치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200평 되는 부지에 건물을 올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성형외과 병원으로 키워 보고 싶다. 마침 지금 중국 장애자 협회와 온병원의 매칭이 이뤄지는 중이다. 환자 300명? 얼마든지 보내면 내가 책임지고 수술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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