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한 학생들의 이야기..학업 진로 취업 건강 등 대학생 모두의 고민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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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한 학생들의 이야기..학업 진로 취업 건강 등 대학생 모두의 고민이기도
  • 취재기자 이민재
  • 승인 2019.04.0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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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에 대한 압박감으로 휴학하는 대학생들 / 이민재 기자

휴학은 대학생들에게 쉬는 시간이기도 하고, 새로운 준비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학생마다 차이는 있지만 1, 2학년 때 휴학은 대부분 새로운 진로를 알아보거나 생각보다 힘든 대학 생활을 쉬기 위함이다. 고학년 때는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하기 전 더 많은 것을 깨닫고 경험하기 위해 쉬기도 한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성별에 따른 휴학생 수이다. 남자는 병역의 의무 때문에 더 많을 수밖에 없다(사진: 통계청 홈페이지 캡쳐).

경성대 신문방송학과에 다니고 있는 곽희지(23, 경남 양산시) 씨는 1학년을 끝내고 휴학했다. 사실 희지 씨에겐 공부보다 취업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휴학한 이유가 컸다. 대학에 가면 자유를 누릴 것이라는 말을 들으며 고등학교 때의 힘든 시간을 참았던 희지 씨. 막상 대학에 와보니 취업 걱정으로 학점을 관리하기 바빴다. 대학 생활에서 갑자기 찾아온 자유는 희지 씨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희지 씨는 “학기가 끝날 때마다 취업에 관한 스트레스를 받아서 혼자 공부해보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반면에 3, 4학년들은 조금 다른 이유로 휴학을 한다. 많이 지쳤거나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불안해하며 휴학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동의대학교 평생교육 청소년상담과 이화영(23, 부산시 금정구) 씨는 3학년을 끝내고 휴학했다. 화영 씨는 대학을 다니는 3년 내내 전공이 자신의 적성과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화영 씨는 ‘이 분야의 전문가로서 취업하게 되면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될까’ 와 ‘평생 상담하면서 행복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해결방안을 모색하려 해도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며 공감하는 것 말곤 없었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 3년 내내 여러 활동을 했지만 지치고 말았다. 결국 화영 씨는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휴학을 결정했다. 화영 씨는 “이번 휴학 때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러시아에서 유럽을 돌 거예요”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솔비(23, 부산시 기장군) 씨는 취업 준비를 하기 위해 4학년을 앞두고 휴학을 결정했다. 솔비 씨는 졸업 후 취업 준비와 휴학생 신분으로 취업 준비하는 것은 분위기가 다르다고 한다. 솔비 씨도 졸업 후 취업 준비를 생각 안 해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졸업 후 취업은 뭔가 더 불안하고 휴학생이란 신분은 나름의 안전지대 같아 훨씬 마음이 놓였다. 솔비 씨는 휴학하고 취업 준비에 관해 구체적으로 고민해 볼 수 있어 휴학이 나쁘지만은 않단다. 솔비 씨는 “마음을 재정비하고 어쩌면 전혀 다른 방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있는 게 좋아요”라고 말했다.

휴학하며 취업 준비를 하기 힘든 사람들은 졸업 유예를 선택한다. 경성대 국어국문학과 회계학을 복수로 전공하는 박수민(23, 부산시 남구) 씨는 취업 준비를 제대로 하기 위해 졸업 유예를 택했다. 또 취업 준비를 위한 학교 프로그램 등도 찾아보고 있다. 학교를 다니며 바쁜 일상에 치여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을 중심으로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수민 씨는 졸업 유예 기간을 1년에서 길면 2년까지 보고 있다. 수민 씨는 복수전공인 회계학을 통해 회계사무원으로 진로를 정했다. 수민 씨는 성급하게 졸업할 바에 유예를 택해 시간을 잘 이용하는 걸 택했다. 수민 씨는 “제가 그동안 하지 못한 경험과 활동을 충분히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2018년 기준으로 전체 휴학자 수는 남자가 훨씬 많지만 취업 준비나 어학연수 등의 이유로 휴학한 사람들은 여학생이 훨씬 많다. 남학생은 학비 마련을 위해 휴학하는 숫자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 통계청).

지난해 취업포털 알바몬이 4년제 대학 졸업생 466명의 재학기간을 집계한 결과 졸업하기까지 평균 5년1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이내에 졸업했다'는 응답자는 40.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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