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크 선수 3년에 화려한 수상경력 “난, 끊임없이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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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크 선수 3년에 화려한 수상경력 “난, 끊임없이 도전한다”
  • 취재기자 최경민
  • 승인 2019.04.0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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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세계 라스베가스 머슬마니아 대회 3위 송창혁 씨...지금은 아시아 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준비 중 / 최경민 기자

부산 문현동 부산은행 본사 피트니스 센터. 한 눈에 봐도 보통 사람과는 다른 체격의 남자가 운동기구를 정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트레이너 팀장을 맡고 있는 송창혁(34) 씨다. 그는 피지크 종목에서 끝없이 도전하며 활약하고 있는 피지크 선수이기도 하다.

피지크(Physique), 사람의 체격을 뜻하는 단어이자 스포츠의 한 종목이다. 흔히 아는 보디빌딩과는 다른 종목이다. 보디빌딩은 팬티를 입고 몸의 전체적인 근육량을 뽐내는 종목이라면, 피지크는 무릎까지 오는 팬츠를 입고 이 종목이 추구하는 몸을 보여주는 종목이다. 피지크는 많은 근육량을 요하지 않는다. 허리가 얇고 어깨가 역삼각형인 몸을 추구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성장하고 있는 스포츠이며, 대중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종목이다.

송창혁 씨는 올해로 피지크 선수 경력 3년차다. 활동 연차는 오래되지 않았어도 수상경력은 화려하다. 피지크 선수로 활동하기 시작한 2016년, 그는 네 개의 국내 대회에서 1위에 입상했다. ‘세계 라스베가스 머슬마니아’ 세계대회에서 피지크 3위, 머슬보디빌딩 3위를 차지했다. 2017년, 미스터 부산과 미스터 코리아에서 피지크 부문 1위를 꿰찼다. 2018년, 아시아 보디빌딩 & 피트니스 선수권대회에서 국가대표로 뽑혔다.

부산은행 본사 피트니스 센터에서 송창혁 씨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경민).

송창혁. 그가 처음부터 피지크 선수로 활동한 건 아니다. 그는 원래 브라질에서 축구선수로 활동했다. 당시 메이저팀으로 가고 싶었지만 에이전트와 소통이 잘 안 되는 등 상황이 따라 주지 않았다. 적은 나이가 아니었던 그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르바이트로 헬스 트레이너를 하다가 지인의 권유로 대회에 출전하며 자연스럽게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송 씨는 “축구를 했을 때도 지금처럼 체계적으로는 아니지만 늘 헬스를 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분야로 넘어올 수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송 씨가 여러 종목 중 피지크를 선택한 이유는 피지크가 추구하는 체형과 자신의 체형이 잘 맞았기 때문이다. 그는 “나의 장점이 얇은 허리이다. 피지크에서 강점이 되는 요소다. 하지만 어깨 골격이 비교적 좁다는 단점도 있다. 이걸 스스로 알고 있어서 어깨운동이라든지 스트레칭으로 유연성을 높이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수한 성적을 자랑하는 송창혁 씨도 처음부터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었다. 그의 승부욕에 불을 지피게 된 계기가 있었다. 그가 처음 출전한 건 ‘미스터 창원’이라는 지방 대회였다. 첫 대회의 결과는 예선 탈락이었다. 송 씨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그간 운동을 해오면서 손 한번 못 써보고 져본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험은 송 씨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송 씨는 “미스터 창원 이후로 헬스장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미친 듯이 운동하고 식단관리도 철저하게 했다”며 “당시 잘 몰랐던 분야라 지식이 부족했던 탓도 있었기에 공부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송창혁 씨의 하루일과를 살펴보면, 말 그대로 헬스장에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부산은행 헬스장 근무를 마친 뒤 곧장 명륜동에 위치한 헬스장으로 향해 2시간 30분 동안 첫 번째 개인운동을 한다. 운동을 마치면 송 씨는 부산은행 본사 피트니스 센터로 향한다. 오후 9시에 근무를 마치면 부산시청 인근에 위치한 헬스장으로 몸을 옮겨 두 번째 개인운동을 2시간 동안 한다. 언뜻 보기에도 여유가 없어 보이는 하루에 대해 송 씨는 “여유보다도 지기 싫은 마음이 커서 그냥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무지 지치지 않을 것 같은 그에게도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가 있었다. 2017년 ‘미스터코리아’ 대회를 준비하던 때였다. 대회 날짜만을 바라보며 체지방 3%로 버티느라 지치던 중에 대회가 3주 정도 더 미뤄졌기 때문이다. 미스터 코리아 대회 앞 경기에서 수차례 1위를 하다 보니 심리적 부담감도 컸다. 하지만 송 씨는 이를 극복하고 미스터 코리아에서 1위를 거뒀다. 미스터코리아에서 1등을 하면 출전해야 하는 한일 친선경기까지 치뤘다. 송창혁 씨는 “대회가 끝나고 팥빙수를 먹고 있다가 1등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뛰어가서 한일 친선경기를 뛰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2017년 미스터 코리아 대회 당시 1등을 거머쥔 송창혁 씨(오른쪽 세번째)가 대회가 끝난 후 함께 경쟁했던 선수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창혁 씨 앞에 1등 트로피도 보인다(사진: 개근질닷컴).
2017년 미스터 코리아가 끝나자마자 바로 이어진 한일 친선경기에서 송창혁 씨(오른쪽)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송창혁 씨 제공).

송 씨는 국내대회 뿐만 아니라 세계대회에서도 자신의 역량을 펼쳤다. 그의 첫 세계 대회는 2016년에 출전한 ‘세계 라스베가스 머슬마니아’ 대회였다. 송창혁 씨는 국내에서 열렸던 ‘머슬마니아’와 ‘챔피언쉽’ 피지크 부문에서 1위를 거둬 라스베가스 대회 출전 기회를 따냈다. 이 대회에서 3위를 거머쥔 송 씨는 “대회가 끝난 직후에는 5등을 했었는데, 2주 뒤 정식으로 순위가 발표되고 나서는 1, 2등이 도핑에 걸려서 3등을 차지하게 됐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세계라스베가스 머슬마니아 대회에서 3등을 한 송창혁 씨가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 송창혁 씨 제공).

송창혁 씨는 작년 아시아 보디빌딩&피트니스 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2017년 미스터코리아 시합 이후로 건강이 안 좋아져 회복기를 가지면서 체지방률이 17%까지 올라갔었기에 준비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송창혁 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탄력을 받아 국가대표 선발전 1차, 2차 합격으로 이어졌다. 국가대표 신분으로 몽골에서 열린 아시아 보디빌딩&피트니스 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그의 두 번째 세계대회였다.

아쉽게도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 대회의 규정 포즈가 있다는 걸 몰랐던 그는 자세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예선 탈락이라는 쓴 결과를 맛봤다. 2년 동안 상위권 성적만 받아왔던 송 씨에게 이러한 결과는 큰 충격이었다. 송 씨는 "시합을 통해 몰랐던 것을 알게 됐고, 앞으로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몽골에서 열린 아시아 보디빌딩&피트니스 선수권대회 예선전에서 포징을 취하는 송창혁 씨의 모습(사진: mkayworks).

송창혁 씨는 현재 중국 텐진에서 열릴 아시아 선수권 대회 국가대표 선발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회는 송창혁 씨의 최종목표인 두바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에 나가기 위한 발판이기도 하다. 송 씨의 올해 목표이자 선수 인생의 꿈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송창혁 씨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금메달이 꿈이라고 하는 이유는 전 세계에서 몸 좋은 사람들이 다 모이는 만큼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 때문”이라며 “올해에 안된다고 해도 내년에 또 도전할 계획”이라고 다짐한다.

송창혁 씨가 피지크 선수로 뛰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무대에 올라가서 1등을 했을 때 느끼는 쾌감이 자신이 도전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하면 된다’,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수차례 경험했기에 정신력을 가다듬고 식단 관리만 잘 하면 자신이 목표한 것을 이뤄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이것이 그가 도전하는 원동력이고 지금도 그 마음하나로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고 있다. 

"인생은 과감한 모험이던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헬렌 켈러의 말처럼 송 씨의 끊임 도전은 그의 인생을 의미있게 써가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에 도전하는 송 씨가 그 꿈을 이루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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