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에 노력을 더해 '브랜드 컨설턴트'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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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에 노력을 더해 '브랜드 컨설턴트'가 되다
  • 취재기자 송순민
  • 승인 2015.09.3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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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 대상, 대기업 입성, 그후 상품 이름 알리는 회사 창업한 '아가씨 CEO' 이야기

제품 브랜드들은 날이 갈수록 개성을 찾아 바쁘게 움직인다. 최근 주류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키워드는 순하고, 향긋한 과일 소주였고, 그것을 이끄는 것은 맛도 맛이지만, 소주 제품의 이름인 브랜드다. ‘좋은 데이,’ ‘순하리,’ ‘처음처럼’ 같은 이름을 소비자에게 어필해 특정 제품에 독특한 이름을 정해주고, 사업 전략을 구상하여, 그 제품을 잘 팔리게 만드는 직업이 바로 브랜드 컨설턴트다. 브랜드 컨설턴트는 브랜드네임을 새롭게 만드는 일을 주로 해서 과거에는 네이미스트(namist)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브랜드 컨설턴트들은 제품에 관련된 이미지를 만들고 상징성을 부여하여 소비자의 머릿속에 제품을 각인시키려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브랜드 컨설턴트 분야는 국내엔 이미 20년 전에 형성되어, 수많은 브랜드 컨설턴트와 회사들이 존재한다. 이들 가운데 SNS를 이용하여 자기 자신을 홍보하며 개성을 만드는 젊은 여성 컨설턴트 회사 대표가 있다. 그녀가 바로 ‘D. Projection’의 대표 허서연 씨이다. 아직 젊은 나이지만, 그녀는 요즘 같은 추석에 취직하라는 어른들의 성화를 피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당당한 창업자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부산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나, 울산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녔고, 고등학교를 다니던 중 중퇴했다. 그녀는 검정고시를 통해서 전문대인 동의과학대에 진학했고, 거기서 광고디자인을 전공하다 방송통신대로 편입하여 경영학과를 다녔다.

▲ D. Projection의 허서연 대표(사진: 허서연 제공)

동의과학대를 다닐 당시 하고 싶은 일은 다해보며 그녀는 원하는 대로 살아왔다. 서연 씨는 문득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공부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한 그녀의 다짐에 주위의 반응은 싸늘했다. "네가 이제 시작해서 무엇을 하겠냐," "네가 해봐야 뭘 하겠냐"는 등 주위의 시선은 그리 곱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의 다짐을 이루기 위해 하루 3시간만 자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갔고 꾸준히 공모전에 응시했다. 서연 씨는 언제나 자신을 믿었고, 믿음은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2013년 10월 KB국민은행이 주최한 대학생 광고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당시 일에 대해 그녀는 “운이 좋았어요. 지금 다시 시도한다고 해도 대상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이러한 노력으로 높은 스펙은 아니었지만 대기업 실습사원으로 들어가게 됐다. 이때 그녀는 회사를 다니기 위해 상경했다. 서연 씨의 첫 회사생활은 안정적이었다. 이런 안정적인 일상이 반복되고 그 속에서 안주하며 살다보니 그녀는 문득 초심이 사라진 기분을 느꼈다. 서연 씨는 이런 안주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힘으로 새로운 일을 하고 싶었다. 이런 결심에 서연 씨는 인턴을 연장하고 정규직으로 올려주겠다는 대기업의 제안을 거부했다.

서연 씨는 회사를 나오고 자신의 전공을 살려 브랜드 컨설턴트 프리랜서로 일하다가 스스로 회사를 만드는 길을 선택했다. 그녀가 회사를 설립한 이유는 기존의 브랜드 컨설팅 회사들과는 다른 모양의 회사를 만들고 싶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 위해 모험을 해야 한다는 그녀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였다. 서연 씨는 “틀을 깨고 꿈과 노력, 열정만 있다면 누구라도 재미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어요. 더 나아가 다음 사람들이 용기를 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제가 회사를 만든 이유에요”라고 말했다.

이렇게 브랜드 컨설팅 회사 D. Projection은 2015년 3월에 만들어졌다. D. Projection을 만들면서 서연 씨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왔다. 그녀는 서울에는 일반인, 대학생 가릴 것 없이 브랜드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회사들이 많은데, 부산에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에 부산에서 브랜드 컨설팅 붐을 일으키고 싶었다. 브랜드 컨설팅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회사 D. Projection은 이렇게 부산에서 만들어졌다.

▲ D. Projection의 상징로고(사진: 디프로젝션 페이스북 페이지)

D. Projection의 D는 원래는 Discovery의 약자였으나 요새는 Data Base의 약자로 수정했고, Project+-ion이 더해져 Projection이 되었다. 그녀는 D. Projection이 브랜드 컨설팅 등 특정 회사의 이미지나 상품의 정체성(identity)에 관한 컨설팅(consulting), 기획(design과 plan)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기업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 브랜드 컨설턴트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D. Projection은 그녀 혼자 운영하는 1인 기업이다. 기존의 기업과는 다른 길을 걷고 싶었던 그녀는, 회사는 혼자 운영하되,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그때그때 새로운 브랜드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형식으로 일을 한다. 프로젝트는 매번 다르지만, 주로 기업과 브랜드에 관련된 디자인 업무를 프로젝트로 만들어 진행한다. 그녀는 “기존의 브랜드 컨설팅 기업들은 직원들을 두어 운영하는데, 우리는 그와 다르게 차별성을 두어 경쟁력을 높였어요. 직원이 정해져 있으면 틀에 박히게 되고 할 수 있는 행동들이 한정되거든요. 저희는 매번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팀을 구성하는데 그렇게 하면서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하게 되죠. 기본적으로 저희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4명의 사람이 모여요. 필요에 의해 더 많은 사람이 모이기도 해요”라고 이야기했다.

D. Projection은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제약사와 협력관계가 되어 '아베르필'이라고 불리는 필러, 즉 의약용품의 브랜드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브랜드 정체성을 만들고, 패키지 디자인 전체를 구성했다. 현재 아베르필은 출시예정이고, 중국 수출이 예정되어 있다. 이밖에도 D. Projection은 다양한 브랜드 디자인 일을 맡아 진행했다. 현재는 '바라미에'라는 업체와 파트너가 되어 이 회사의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 마케팅 등을 제시하는 브랜드 컨설팅을 하고 있다. 그녀는 일이 있었던 두 달간의 매출은 보통 회사원의 연봉 정도라고 소개한다. 서연 씨는 “특정 일거리가 정해지지 않아서 매출이 일정하지는 않아요. 아직 더 지나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D. Projection의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저희 회사에 관심을 주시는 분들이 생기고 있어요. 잘하면 투자를 받아 회사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서연 씨는 ‘로맨티카’라는 예명을 사용한다. 예명을 통해 보다 사람들에 편하게 다가서고 소통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자기 자신을 브랜드화한다는 이유가 담겨있다. 로맨티카라는 이름을 들으면 그녀라는 것을 알 수 있게끔 만들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D. Projection과는 별개로 제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에요. 단순히 예명이 아니에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을 자신에게 주는 거예요. 그 느낌이 언제나 제 자신을 긴장하게 만들게 하려는 거죠”라고 그녀는 말했다.

요새 밤샘작업이 일상이라고 말하면서 웃음 짓는 그녀는 힘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찾아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기쁘다는 그녀는 애플과 같은 대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녀는 “아직은 D. Projection은 작은 회사지만 그렇게 크게 키우고 싶어요. 꿈은 크게 꿔야죠. 자신감을 가지고 무엇이든 해봐야죠. 그게 제 방식인걸요. 대학생 여러분들도 취업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취업이 성공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해요. 젊었을 때 다양한 일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그것들은 다 값진 경험이 될 것이에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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