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반려견 놀이터’ 들어서나?
상태바
부산시, ‘반려견 놀이터’ 들어서나?
  • 취재기자 도민섭
  • 승인 2019.04.03 12: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갈등 만만치 않아...반려견 놀이터 필요하지만 비반려인도 배려할 수 있는 장치 필요 / 도민섭 기자

지자체가 운영하는 반려견 놀이터 설치를 위해 부산시 ‘시민토론 ON AIR’에서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이다. 반려견 놀이터는 반려견이 목줄 없이 뛰어놀 수 있도록 일정한 공간에 울타리를 만든 시설을 말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최근 반려동물 보유 가구가 급증하고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목줄 없는 반려견 놀이터를 요구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며 “그러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아 시민 토론에 부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산시 반려견 놀이터 찬반 토론 홍보 포스터(사진: 부산 시청 홈페이지 캡처).

온라인 투표가 시작되자, 찬반 토론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목줄 착용이 의무화된 사회에서 특정 공간만큼은 강아지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야 한다”며 반려견 놀이터 조성에 찬성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시끄럽고 냄새가 난다”며 “비견주들을 위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반려견 놀이터 설치를 추진하던 서울시 강서구와 중랑구는 주민들 간 치열한 대립 끝에 설치 계획을 철회했다. 반려견 놀이터가 생기면 소음과 환경, 안전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입장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2017년에도 서울시 서초구가 반려견 놀이터를 완공했다가 주민 반발에 부딪혀 철거한 바 있다. 약 2000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설치를 강행했지만 주민 여론에 못 이겨 결국 개장 직전 철거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반려견에 대한 인식과 사회적 협의가 아직 부족한 것 같다”며 “반려견 놀이터는 필요한 시설이지만 주민들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설치를 강행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의 성공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 어린이대공원, 보라매공원을 비롯해 경기도 광교호수공원, 기흥호수 공원, 삼막 애견공원 등에서는 반려동물 놀이터가 수년 전부터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특히 용인시가 운영하는 기흥 호수공원 반려동물 놀이터의 경우 반려동물 문화교실, 반려견 축제 등 다채로운 행사들과 연계돼 애견인은 물론 주민 호응도 높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반려견 놀이터가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비반려인들을 배려할 수 있는 장치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서울시 동물보호과 관계자는 “반려견 놀이터를 ‘흡연구역’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며 “반려견 놀이터가 생기면 오히려 비반려인들이 권리를 주장할 수 있고 우려하는 환경·안전 문제 등이 해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예상되는 문제점들은 이용 시간이나 최대 수용인원 등을 적절히 조절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는 전체 가구 28.1%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부산시 반려동물 보유 가구는 47만 가구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17년, 우리나라 반려동물 보유가구 순위(사진: 부산 시청 홈페이지 캡처).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무료 반려견 놀이터는 현재 전국 31개다, 그러나 부산은 사설 시설 1곳을 제외하면 반려견 놀이터가 없다. 지난 2016년 9월, 해운대구에서 반려견 놀이터 조성을 추진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