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의 93% 수준까지 상승했다. 두 유종 간 가격차는 2009년 이후 최소치에 근접했다. 한편 정부는 노후 경유차를 미세먼지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해 경유값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경유세가 인상하더라도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기준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L당 1287.06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1388.16원이었다. 휘발유 가격 대비 경유 가격이 92.7%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2009년 1월 넷째 주에 기록했던 93.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금까지 통상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비율은 100대 85수준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이후에는 가격 격차가 90% 이상이었다.
2일 기준 전국 평균 유가는 휘발유 1397.94원, 경유 1295.69원이다. 부산의 경우 휘발유 1383.67원, 경유 1282.29원이다.

한국석유공사는 두 유종 간 가격 격차가 줄어든 원인으로 휘발유 가격의 하락을 꼽았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국제 휘발유 가격이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급락하면서 국내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현재 국제 휘발유 가격은 1일 기준 76.02달러다. 하지만 국제 경유 가격은 80.49달러로 휘발유보다 가격이 높았다.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격차가 크게 나지 않는 것은 경유의 가격적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경유의 소비량은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1~2월의 휘발유 소비량은 8.5% 증가한 반면, 경유는 같은 기간 10.0% 늘었다고 밝혔다. 가격 증가와 상관없이 경유의 소비량은 감소하지 않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경유세가 인상한다고 해서 소비량이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한편, 환경단체는 미세먼지 줄이기 정책제안 1번으로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을 지목했다. 환경단체는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확대와 조기 폐차 촉진, 경유세 인상 등을 제안한 상태다. 정부도 이를 받아들여 경유세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