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을 고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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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을 고치려면
  • 편집위원 정일형
  • 승인 2015.09.2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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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習慣)’의 사전상 정의는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이다. 동화작가 박희순씨의 <슬그머니 들어온 습관>이란 시에서처럼 “내 삶의 주인인 나를 밀어내고 금방 주인행세를 하는” 이 습관이라는 대상. 후회와 각오를 거듭하며 우리 생활에서 개인의 성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왜 우리는 후회할 줄 알면서도 똑같은 일을 반복할까?’ 이 물음에 대해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우리 삶이 일정한 형태를 띠는 한 우리 삶은 습관 덩어리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스스로 매일 반복하는 선택들이 신중하게 생각하고 내린 결과물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선택들이 습관이라고 한다. 듀크 대학의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매일 행동 중 40%가 의사 결정의 결과가 아닌 습관 때문이었다고 할 만큼, 우리의 습관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들 안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는 우리 삶의 한 부분인 것이다.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2012, 갤리온 펴냄)이란 책에 의하면, 자신의 나이를 비롯해 거의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도 습관을 발달시킬 수 있으며, 심지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해 보이는 습관까지 발달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은 두개골 가운데쯤에 세포들로 이루어진 골프공 크기의 타원형 조직인 ‘기저핵’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서 뇌가 일련의 행동을 기계적인 관례로 변환하는 ‘청킹(chunking; 덩이짓기)’이라는 과정을 관장한다. 수많은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 몸에 습관이 형성되는 이유는 기저핵이 청킹 과정을 통해 우리 뇌가 활동을 절약할 방법을 끊임없이 찾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뇌에서 이런 과정은 ‘신호-반복 행동-보상’이라는 3단계의 고리로 이루어진다. 첫 단계 ‘신호’는 일종의 방아쇠처럼 우리 뇌에게 자동모드로 들어가 어떤 습관을 사용하라고 명령하는 자극이다. 다음의 ‘반복 행동’은 몸의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심리 상태나 감정의 변화로 나타나는 단계이다. 그리고 마지막 ‘보상’은 뇌가 특정한 고리를 앞으로도 계속 기억할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단계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고정이 반복되면, 고리는 점점 기계적으로 변해가고, 신호와 보상이 서로 얽히면서 강렬한 기대감과 욕망까지 나타나며 마침내 습관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습관은 강력하지만 섬세하고, 우리 의식과는 상관없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심지어 의도적으로 만들어 갈 수도 있다고 한다. 바로 이 지점에 습관의 중요성이 존재한다. 우리 의식과 상관없이 습관이 나타나기 때문에 우리의 기억이 사라져도 습관이 나타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의도적으로 습관을 만들어 나갈 수도 있기 때문에 또한 바꿀 수 있는 가능성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습관의 힘이 굉장히 나약하게 보일 수도, 또 굉장히 강력하게 지배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이러한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답으로 ‘습관 변화를 위한 황금률’을 구체화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습관 변화를 위한 황금률은 동일한 신호와 동일한 보상을 제공하면 반복 행동을 바꿀 수 있고, 따라서 습관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신호와 보상이 같다면 우리의 거의 모든 행동을 바꿀 수 있다. 금연의 과정을 예로 들어 보자. 담배를 끊고 싶은 사람은 담배를 피우는 솔직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자극이 필요해 담배를 피운다는 것을 찾아냈다면, 담배를 피우고 싶은 순간, 약간의 카페인을 섭취하도록 하여 담배를 끊을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즉, 담배와 관련된 신호와 보상을 찾아내 유사한 결과를 제공하는 새로운 반복 행동(금연 껌, 잠깐의 운동이나 스트레칭, 약간의 카페인 섭취 등)을 선택하면 담배를 끊을 확률이 높아진다.

이처럼 대부분의 경우에 신호와 보상을 찾아내면 반복 행동을 바꿀 수 있지만, 어떤 습관들에는 또 하나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동반되어야 하는데, 바로 ‘믿음’이다. 이는 신호를 찾아내 새로운 반복 행동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조된 습관 고리를 항구적 행동으로 굳히는 것은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 믿음은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을 때 정말로 변한 것이란 느낌이 들기 때문에 공동체와 함께 할 때 더 쉽게 믿음을 받아들일 수 있다. 따라서 금연하고자 하는 사람은 금연 클럽에 가입하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스스로 금연하고도 지낼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흔들릴 때마다 주위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도움을 받는 것이 확실한 금연의 지름길이 된다.

사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중요한 것은 그 일반적인 상식 수준의 습관을 바탕으로 수많은 기업들이 우리를 조종하고 지갑을 열게 만든다.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공한 사람들은 습관을 아주 잘 이용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단순한 습관의 힘이다. 누구나 습관을 바꿀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습관의 법칙을 알아야 한다. 습관은 ‘신호-반복 행동-보상’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습관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습관 고리의 각 부분들을 찾아내어 새로운 반복 행동으로 교체할 방법 찾는 것. 그리고 개조된 습관 고리를 확고한 믿음을 통해 굳건히 하는 것이 바로 습관을 바꾸는 지름길이다. 또한 여기에 어디 아프다거나 또는 누군가로부터 어떤 심한 충격을 받았다거나 하는 소위, 그 동안의 신념을 변화시킬만한 정도의 충격이 가해지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만약 오늘 당장 바꾸고 싶은 습관이 있다면, 그 습관의 연결 고리를 명확히 파악해 보고, 바꾼 후의 보상이 적절한지 확실한 믿음을 가질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해 보라. 그 전에 한 가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것은, 과연 내 스스로 습관을 바꾸고 싶은지 명학하게 질문해 본 후, 반드시 바꾸어야겠다는 결심이 있어야 한다. 물론, 건강상의 문제나 친한 친구나 애인으로부터의 충고가 더해지면 더욱 좋다. 이제 당신의 습관의 하나를 확실하게 바꾸고 싶다는 결론이 내려졌다면, 분명 그 습관을 고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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