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 담긴'수제선물,' 값비싼 갈비짝보다 좋아요"
상태바
"정성 담긴'수제선물,' 값비싼 갈비짝보다 좋아요"
  • 취재기자 최위지
  • 승인 2015.09.26 12: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추석 '작은 선물' 바람.. 자선단체에 수익금 기부되는 '착한 설물'도 인기

이번 추석에는 한우, 굴비, 양주, 건강식품 등 기존의 값비싼 선물 대신, 저렴하지만 의미있고 정성이 담겨있는 선물들이 관심을 끌었다.

사회초년생 김미연(26, 부산시 동래구) 씨는 다가오는 추석에 감사한 마음을 전할 지인들은 많지만, 고가의 선물세트를 구입하기에는 경제적으로 부담이 됐다. 비용을 덜 들이는 대신 정성을 가득 담을 수 있는 선물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김 씨는 수제 과일청을 만들어 선물했다. 그는 “점점 쌀쌀해지는 날씨에 지인들에게 따뜻하게 타서 마실 수 있는 레몬청과 유자청을 직접 만들어 드렸더니, 센스있고 기억에 남는 선물이 됐다고들 했다”고 말했다.

추석선물을 손수 만드는 사람들이 늘면서 그 종류도 다양해졌다. 과일청이나 잼, 크림치즈, 한과, 양갱 등 수제 먹거리는 물론, 방향제 역할을 하는 디퓨져, 향초, 오너먼트를 제작해 선물하는 사람들도 많다. 평소 디퓨져와 향초세트를 직접 만들어 선물하곤 한다는 이누리(33, 서울시 송파구) 씨는 이번 추석에도 직접 만든 방향 제품들을 친지들에게 나눠 줬다. 이 씨가 재료를 구하는 곳은 재료상이 즐비한 서울 중구 을지로의 방산시장이다. 방산시장으로 가면 아로마 오일, 소이 왁스, 포장 용기 등을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그는 “시중에 판매하는 저렴한 디퓨져나 향초 중에는 건강에 좋지 않은 재료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직접 만들면 좋은 재료를 쓸 수 있어서 받는 사람도 안심하고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향초재료상이 즐비한 서울 방산시장의 모습(사진: 서울스토리 홈페이지).

수제 선물을 혼자 만들기가 어렵게 느껴지거나 재료를 일일이 구하기 힘든 사람들을 위한 일일 클래스들도 다양하게 생겨났다. 공방에 재료비와 수강료를 지불하면 필요한 재료를 준비해주고, 강사가 옆에서 만드는 방법을 하나하나 지도해주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수월하게 선물을 만들 수 있다. 부산의 공방들도 추석선물용 마카롱, 월병, 송편, 향초, 석고방향제, 과일청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는 클래스들을 많이 개설했다. 자녀가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 선생님들에게 직접 만든 마카롱 세트를 선물한 적이 있는 김지안(26) 씨는 이번 추석에는 양가 부모님께 드릴 선물로 월병과 양갱세트를 만들기 위해 일일 클래스를 들었다. 김 씨는 “요새 일일 클래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지, 추석이 한참 남았는데도 수강인원이 꽉 찬 곳이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선물을 준비해야 하지만 매년 비슷한 선물을 하고 싶지 않아 망설이고 있던 김모(37) 씨는 텔레비전을 보다가 우연히 추석선물용 떡을 판매하고 있는 홈쇼핑을 보게 됐다. 유심히 보니 평소에 맛볼 수 없는 다양한 종류의 떡들이 예쁘게 포장까지 되어있어 김 씨는 구입을 할까 고민했다. 그러던 중 김 씨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은 것이 있었다. 다름 아닌 화면 오른쪽 상단에 쓰여져 있는 한 문장의 문구였다. 그것은 바로 ‘수익금은 자선단체에 전액 기부됩니다’라는 문구였다.

이와 같이 물건을 사면 그 금액이 자선단체에 기부되는 이른바 ‘착한 소비’ 바람이 추석선물 시장에도 불고 있다. 제품의 종류도, 수익금이 기부되는 자선단체도 다양하다. 추석을 맞이하여 제주도 강정마을에 있는 강정평화상단 협동조합에서는 전통 어간장 선물세트, 제주 흑돼지 스테이크 선물세트, 고사리버섯 선물세트 등을 판매하는데, 모든 수익금은 강정마을의 생명평화마을 만들기 사업에 사용된다고 밝혔다. 또 추석선물용 수제차 세트를 판매하는 나눌레몬은 위기 청소년들과 함께 수제차를 만들어 판매하는데, 제조과정에서 위기 청소년들이 사회성을 높일 수 있고 수익금 전액은 이 청소년들의 자립을 위해 사용된다고 전했다.

▲ 나눌레몬이 판매하고 있는 수제 과일청 세트의 모습이다(사진: 나눌레몬 온라인샵 제공).

올해 추석선물로 홈쇼핑을 통해 수익금을 전액 자선단체에 기부한다는 떡 세트를 준비한 김 씨는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따뜻해졌다. 김 씨는 “모두가 즐겁고 풍성해야 할 한가위이지만 사회의 그늘진 곳에는 추석 때조차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작은 손길이지만 내 친지들도 챙기면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도울 수 있어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