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유선이라고? 대세가 된 ‘완전 무선 이어폰’, 새 시대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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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유선이라고? 대세가 된 ‘완전 무선 이어폰’, 새 시대 열리나
  • 취재기자 김해림
  • 승인 2019.04.0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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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기자 김해림

지난 13일 오후 5시경, 부산 지하철 2호선의 한 객실이 퇴근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귀에 뭔가를 꽂고 있는데 그중에서 시선을 끄는 것은 첩보영화 속 스파이들이 사용할 법한 무선 이어폰이다. 아직은 줄이 길게 연결된 이어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대여섯이지만 서너명은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한 승객은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스마트폰에 열중하며 발로 박자를 맞추기도 했다.

지하철 승객이 무선 이어폰을 착용한 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해림).

기존에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을 때 사용하던 유선 이어폰. 그리고 선을 없애버린 ‘와이어리스(wireless) 무선이어폰’, 이제는 코드마저 없애버린 ‘완전 무선 이어폰’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완전 무선 형태 이어폰의 세계 최초 제품은 ‘브라기(Bragi)’의 ‘대쉬프로(Dash pro)’다. 브라기에서 선과 코드가 없는 코드리스(codeless) 이어폰인 대쉬프로를 내놓았다. 대쉬프로는 이어폰을 케이스에 끼우기만 하면 그 자체로 충전이 된다. 또한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자유롭게 연동하여 최대 5시간까지 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대쉬프로는 대중들이 와이어리스에서 코드리스, 일명 완전 무선 이어폰으로 넘어가기 적합한 제품으로 사랑을 받았다.

브라기 대쉬프로의 모습이다. 완전 무선 이어폰의 선두주자라고 볼 수 있다(사진: 브라기 공식 홈페이지).

많은 전자제품 회사에서 브라기를 이어 완전 무선 이어폰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에어팟(Airpods)’, ‘삼성’의 ‘갤럭시버즈(GalaxyBuds)’, 그리고 덴마크 전자기기 회사 ‘뱅앤올룹슨’의 ‘베오플레이 E8 2.0’등이 있다. 이 외에도 수많은 완전 무선 이어폰 제품이 등장했다.

왼쪽부터 애플 에어팟, 삼성 갤럭시버즈,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E8 2.0이다. 이 밖에도 비슷한 형태의 많은 완전무선이어폰이 있다(사진: 애플 공식 홈페이지, 삼성 공식 홈페이지, 뱅앤올룹슨 공식 홈페이지).

완전 무선 이어폰의 가격은 대부분이 10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애플 에어팟은 21만 9000원, 삼성 갤럭시버즈가 15만 9500원, 그리고 뱅앤올룹슨 의 베오플레이 E8 2.0의 경우에는 45만 원이다.

가격이 이처럼 너무 비싸 처음에는 소비자 반응이 별로였다. 김희가(23, 인천시 남동구) 씨는 “유선 이어폰은 잃어버리면 부담 없이 다시 구매할 수 있는데, 완전 무선 이어폰 같은 경우에는 가격이 비싸서 부담스럽다. 애플의 에어팟 같은 경우는 한 달 학원비랑 맞먹는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완전 무선 이어폰의 생김새 역시 처음부터 대중들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노원경(23, 부산시 기장군) 씨는 “처음 봤을 때는 전동칫솔이나 인이어처럼 생겨서 낯설었다”며 “성능이 좋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얼마 있지 않아 사람들은 완전 무선 이어폰의 장점을 알기 시작했다. 바로 ‘가성비’다. 가격이 10만 원-40만 원대까지 이르는 제품들의 기능이 당초 예상보다 월등하다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애플의 에어팟의 인기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완전 무선 이어폰은 대중들에게 대중적인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어낼리틱스에 따르면, 무선 이어폰 시장은 올해 7390만 대에서 2022년에는 1억 대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또한 국내 유선 이어폰 점유율이 절반 이하라고 밝혔다.

완전 무선 이어폰과 기존에 있던 유선 이어폰, 와이어리스 무선 이어폰의 차이점은 단순히 선과 코드의 유무가 아니다. 편리성, 실용성, 간편성, 그리고 휴대성에서 완전 무선 이어폰은 기존 이어폰보다 더 완성된 단계에 있다.

우선 편리성과 실용성으로 봤을 때, 완전 무선 이어폰은 앞서 설명한 대쉬프로와 같이 이어폰 케이스 자체를 완충하기만 하면 충전기 없이 이어폰 충전이 가능하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에어팟의 경우 한 번 충전하고 난 뒤 최대 5시간 음악 감상, 최대 2시간 통화가 가능하다. 가장 최근에 나온 갤럭시버즈의 경우 최대 13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간편성과 휴대성 면에서, 완전 무선 이어폰은 선과 코드를 꽂지 않기 때문에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수빈(23, 서울시 강북구) 씨는 “직업상 짐이 많아 항상 손이 모자라는 상황이 잦았는데, 완전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면서부터 자유로워졌다”며 “선이 있을 때는 항상 팔에 꼬여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했다.

완전 무선 이어폰은 이른바 ‘삶의 질을 높여주는 물건’ 중 하나로 우뚝 섰다. 유튜브, 네이버 블로그 등과 같은 많은 SNS상에서 ‘삶의 질 향상 아이템’으로 완전 무선 이어폰을 소개하는 글이 게시됐다. 심지어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없어서 못사는 아이템’이 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특이한 이어폰들이 나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골전도 이어폰이다. 골전도란 두개골의 뼈를 통해 소리가 귓속으로 전도되는 것을 말한다. 귀 근처의 뼈에 대서 달팽이관으로 소리를 바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귀에 무리가지 않는 이어폰이다. 청각보호 이어폰으로 불리기도 한다.

골전도 이어폰 ‘비브란테(Vibrante V-BE100’ 의 모습이다. 음질이 두개골로 전파되어 귀에 자극이 덜한 것이 특징이다(사진: 주식회사 네모이야기 제공).

현재 애플에서 ‘에어팟2’가 올해 안에 출시될 예정이라는 발표를 내놓았다.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완전 무선 이어폰,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새로운 완전 무선 이어폰이 출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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