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굿 윌 헌팅>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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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 윌 헌팅>을 보고
  • 경북 포항시 남구 박현주
  • 승인 2015.09.2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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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섰던 때로 돌아가 보자. 그리고 그때의 당신 곁을 누가 지켜주었는지 한 번 떠올려보자. 절대 혼자는 아니었을 것이다. 당신은 아마 가족들의 걱정 어린 잔소리나 연인이 속삭이는 사랑의 위로를 들었을 것이다. 혹은 스승의 모질고도 따뜻한 격려와 친구들의 희망에 찬 응원이 우리가 무너지지 않도록 지탱해주었음을 깨달을 것이다. 비상한 머리를 가졌지만 제멋대로 행동하며 폭력을 일삼고 다니던 문제아, 주인공 윌 헌팅에게도 그러한 축복이 함께했으니까 말이다.

윌은 미국의 명문 대학교로 손꼽히는 MIT의 청소부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수학과 교수이자 수학 노벨상을 받은 랭보 교수의 눈에 띄게 된다. 그가 학생들에게 낸 어려운 수학 문제를 윌은 복도에 잠시 멈춰 서서 단숨에 풀어냈기 때문이다. 윌의 천재성을 높이 평가한 랭보 교수는 폭행죄로 수감될 위기에 처한 윌을 자신의 보호 아래 석방시킨다. 그 대신 두 가지 조건을 내거는데, 첫째로는 매주 그를 만나 수학을 공부하는 것. 둘째로는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이었다. 제안이 썩 달콤하게 들리진 않았지만 윌은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윌에게 기적 같은 기회가 되었다. 윌이 진정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준 소중한 기회.

윌은 고아로 태어나 세 번의 파양을 거쳤다. 게다가, 심지어 양부에게 학대까지 받고 자라 온 탓에 삐뚤어질 대로 삐뚤어진 정서의 소유자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상대에게 상처 주는 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으며 좋아하는 여자 친구 앞에선 솔직한 제 정체를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스스로를 자꾸만 벼랑 끝으로 내몰던 윌에게 거침없이 다가가 도움의 손길을 내민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랭보의 사연 있는 친구이자 심리학 교수인 숀이었다.

윌은 첫 만남부터 병으로 아내를 잃은 그의 아픔을 들춰내며 거부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숀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윌과 나누는 대화를 다른 심리 치료사들처럼 시간 낭비로 여기지 않고, 계속해서 윌의 닫힌 마음에 노크를 한다. 숀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랑의 행복이 무엇인지, 머리로는 알고 있겠지만 윌이 직접 가슴으로 느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구구절절 늘어놓는다. 책에서는 결코 구할 수 없는 답. 진실로 자신이 누구인가,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도록 윌을 천천히 이끌어준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It's not your fault.”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며 윌의 아픈 과거를 감싸준다. 그의 마음에 걸려있던 빗장이 완전히 부서지는 순간이다.

그리하여 윌은 더 이상 자신의 불완전한 세계 속에 갇힌 채로 방황하지 않고 답을 구해낸다. 똑똑한 머리를 이용해서가 아닌, 정직한 마음이 내린 결정을 따라 여자 친구 스카일라가 있는 캘리포니아로 떠나게 된다. 친구들이 입사 선물로 준 자동차를 타고 부와 명예를 뒤로 한 채, 숀 교수처럼 순수한 사랑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삶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가 있다. 살아가면서 가장 먼저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다. 사람들과 어울려 서로를 이해하고 감정을 공유하며 삶의 폭을 넓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오직 진심만이 우리를 변화시키며 행복만이 모든 선택의 이유로써 정당하다는 것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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