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취업, 스펙' NO,' 직무능력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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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취업, 스펙' NO,' 직무능력 'YES!'
  • 취재기자 배혜진
  • 승인 2015.09.1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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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들은 공공기관의 NCS 기반 채용 방식 이해가 급선무
▲ 올 봄, 부산시청에서 진행된 부산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채용설명회 전경(사진: 취재기자 배혜진).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하는 김동준(24, 동아대학교 경영학과 4년) 씨는 지난 학기에는 하루 6시간 이상 토익을 공부했다. 공공기관은 연봉과 복지수준이 높아 스펙이 화려한 지원자들이 대거 몰리기 때문에 900점 이상의 토익점수는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 씨는 최근 공공기관 채용에 새로운 채용기준이 생겼다는 소식을 접했다. 지난 봄 5월에 실시된 부산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채용설명회에서 새로운 채용방식이 소개됬다??것이다, 김 씨는 2학기 들어서 토익공부를 그만두고 4년간 경험한 교내외 활동을 정리하고 있다. 그는 “토익은 700점이면 충분해요. 이젠 과거를 되짚어보며 제가 어떤 능력이 있는지 발굴할 거예요" 라고 말했다.

김 씨를 비롯해 많은 취업준비생들을 혼란스럽게 한 ‘새로운 채용기준’은 바로 NCS(국가직무능력표준)이다. NCS는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의 줄임말로,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능력(지식, 기술, 소양)을 산업부문별, 수준별로 체계화한 분류표다. NCS 기반의 채용 과정을 실시한다는 것은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직무에 대한 지식과 기술, 소양을 갖추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홍보’ 분야에 필요한 지식은 '홍보채널별 특성,' '고객 유형,' '온라인 채널 종류'이며, 필요한 기술은 '분석 도구 활용 능력,' ‘정보 수집능력'이다. 갖추어야 할 소양은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 '이슈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태도' 등이 있다. 홍보직 채용 과정에 NCS가 도입되면 앞서 언급한 직무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서류문항과 필기시험 문제, 면접 질문이 지원자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NCS는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 학벌이나 스펙보다는 현장에서 바로 활용될 수 있는 직무 능력이 우선되는 채용 시스템을 확산시키기 위해 개발됐으며, 한국남동발전과 한국산업인력공단, 감정원 등 130개 공공기관은 올해 상반기 채용에서 NCS를 도입했거나 하반기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변화에 대해, 취업 준비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공공기관 입사를 희망하는 강모(25, 부산시 해운대구 우 1동) 씨는 업무 경력자에게만 유리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강 씨는 “업무 경험 없는 지원자는 뭘 적고 뭘 말하나요. 결국 인턴을 하라는 건데, 또 다른 스펙쌓기죠”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공기관인 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자신이 지원하는 업무와 관련된 전공 공부와 동아리 활동도 잠재적인 업무능력으로 어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남동발전 인사담당자 또한 올해 상반기 NCS 기반 전형 합격자들 중 경력직은 적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공기관 취업 준비생 정모(24, 부산시 중구 광복동) 씨는 NCS 기반 채용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 갓 도입되었기 때문에 기출문제나 면접에 대한 후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정 씨는 “다음 주에 (한 공공기관에) 필기시험을 보러 가는데 총알 없이 전쟁터에 가는 기분이예요” 라고 말했다.

대한주택보증 인사 담당자는 공공기관 채용설명회에서 필기시험에 대한 팁을 전했다. 기존 필기시험엔 단순한 지식을 묻는 문제가 출제되어 맞는 답 하나를 고르는 형태였지만, NCS 기반으로 출제된 문제는 상황 판단 능력과 직무 이해 능력을 바탕으로 맞는 답 5개 중 ‘가장 적합한 답’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제품에 대한 설명을 보고 고객에게 반드시 설명해야하는 부분을 고르시오’ 같은 문제다. 또한 기업 홈페이지에 접속해 기업의 비전과 인재상, 연혁 등을 자세히 공부하면 필기시험과 면접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한국산업인력공단 NCS 담당자는 NCS 기반 채용을 통해 토익 520점인 지원자가 대한지적공사에 입사했으며 최근 입사한 한국산업인력공단 신입사원 중 60%가 어학연수 무경험자라며 청년들이 무분별한 스펙이 아닌 직무에 맞는 능력을 갖춘다면 구직자와 기업 모두에게 유익한 제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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