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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료 없는 담백한 영화, '리틀포레스트'[독자투고/문화올레길] 울산시 북구 이승연
  • 울산시 남구 이승연
  • 승인 2019.03.2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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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도시 청춘들은 각자 저만의 사정이 있다. 고향으로 돌아갈까, 다 버리고 훌훌 떠나버릴까 하는 생각을 품고 살아간다. 하지만 막상 귀향을 실천하기엔 걱정거리가 너무 많다. 당장 내려가면 생활비는? 부모님의 걱정 어린 시선은? 주위 사람들의 조언으로 포장한 화살 같은 잔소리를 들을 바엔 차라리 사회생활이 나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망설임 없이 ‘배고파서’ 고향으로 돌아간 청춘이 있다. 이를 다룬 영화, <리틀 포레스트>다.

주인공 혜원은 남자친구와 함께 준비한 고시에 혼자 떨어졌다. 게다가 매일 먹는 인스턴트 음식은 그녀의 허기를 채우기엔 부족했다. 배고파서 고향으로 돌아왔다던 그녀의 말에는 많은 함축적 의미가 있는 듯했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배고파서’ 돌아왔다는 말이 이해됐다.

혜원이 고향으로 돌아와 엄마가 가르쳐준 다양한 요리들을 만들며 맛깔 나는 음식들이 나오는 장면이 펼쳐진다. 엄마가 가르쳐준 요리법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자신만의 요리법으로 다시 만들기도 한다. 음식을 만드는 요리법 또한 영화에서 잘 드러나 나도 한 번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는 웃음을 주려 억지로 만든 자극적인 요소도 없었고, 고향에서의 잔잔한 일상들은 보는 내내 입꼬리를 올려 미소 짓고 있기에 충분했다(사진: 네이버 영화).

처음 영화를 봤을 땐 맛깔 나는 음식들이 주연인 것 같았다. 내가 알고 있는 그 맛일 텐데 어쩜 그리고 특별해 보이던지. 하지만 여러 번 영화를 다시 보니 계절이 주연이라고 할 정도로 뚜렷한 사계절이 돋보였다.

싸한 겨울에는 하얀 눈 이불에 덮인 배추를 깨워 배춧국을 만들어 먹는다. 때로는 배추전을 구워 뜨끈하게 끓인 수제비와 함께 먹는다. 따스한 봄에는 고추도 심고 무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콩국수를 먹으며 더위를 식힌다. 때로는 냇가에 가서 다슬기도 잡는다. 시원한 가을에는 예쁘게 심어놓은 농작물들을 수확한다. 계절과 그에 맞는 음식들이 겹친 장면들은 하나도 빼놓을 수 없이 모두 명장면이다. 그렇게 흘러가는 사계절을 따라 살다 보니 어느새 두 번째 겨울이 온다. 고향에서의 많은 생각을 끝낸 혜원은 다시 서울로 올라간다.

영화의 전개는 큰 소음 없이 달려와 안정감이 있었다. 웃음을 주려 억지로 만든 자극적인 요소도 없었고, 고향에서의 잔잔한 일상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입꼬리를 올려 미소 짓고 있기에 충분했다. 바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마음을 담아 추천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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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포레스트#귀향#청춘#시골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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