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댓글 문화, 이제는 바꿔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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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댓글 문화, 이제는 바꿔야 할 때
  • 경남 통영시 김명준
  • 승인 2019.03.1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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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시민발언대] 경남 통영시 김명준

포털사이트에서 기사를 읽은 후 스크롤을 밑으로 내리면 수많은 댓글이 나를 반긴다. 이처럼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뉴스를 보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댓글을 작성하여 자신의 의견을 표출한다. 댓글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여론을 형성하도록 도우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댓글 문화가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익명성’이라는 특성을 악용하여 타인을 비방하는 ‘악성 댓글’이다. 현재 댓글 문화는 수 없는 악성 댓글로 인해 병들고 있다.

연예 분야 기사를 보다 보면 악성 댓글에 법정 대응한다는 등 악성 댓글과 관련된 기사를 자주 접한다. 약 2주 전 내가 봤던 기사도 악성 댓글과 관련된 기사였다. 이 기사는 신인 걸그룹 ‘ITZY’ 멤버인 채령 양의 외모를 비하하는 댓글에 채령 양의 어머니가 직접 대응했다는 내용이다. 기사에 따르면, 그녀는 “착하고 귀한 자식이 남에게 괜히 욕먹는 거 너무 속상하고 가슴 아프고 화가 난다”는 댓글을 남겼다. 이 사례는 악성 댓글이 당사자나 주변 사람들에게 큰 상처가 된다는 걸 보여준 대표적인 예다.

익명성을 이용해 타인을 비방하는 댓글 문화가 심해지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내가 이 기사에 관심이 간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기사가 나오기 전날, 지인과 함께 채령 양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카페를 방문했기 때문이다. 당시 기회가 되어 채령 양의 어머니와 대화를 나눴다. 그녀는 채령 양의 언니이자 현재 아이즈원으로 활동 중인 채연 양을 응원하는 팬이 늘어난 사실에 기뻐했다. 사실 채연 양도 <프로듀스48>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 악성 댓글로 고생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어머니가 현재 채연 양의 악플이 상당수 사라진 것에 감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채연 양에 이어 채령 양까지 악플의 희생양이 되어 안타까웠다. 어쩌면 어머니가 악플러에게 댓글을 단 이유가 참았던 게 터진 결과일지도 모른다.

악플러들은 자신들이 작성하는 악성 댓글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모르는 것 같다. 악플의 위력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하다. 우리는 뉴스를 통해 악성 댓글에 시달려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심지어 자살을 선택한 연예인들을 접할 수 있다. 민병철 선플운동본부 이사장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악플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수를 보며 말의 위험성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우리는 악성 댓글이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아넣을 정도로 심각한 상처를 주는 범죄 행위라는 걸 알아야 한다.

우리는 댓글을 어떤 내용이든지 자유롭게 작성할 수 있다. 그래서 누군가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악성 댓글도 너무 쉽게 작성한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이 작성하는 악성 댓글이 당사자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연예인 등 공인들도 우리가 똑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들도 감정이 있고, 상처를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누군가를 비난하는 댓글보다는 한 사람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댓글이 넘치는 문화를 만들어가길 바란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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