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폐기하는 지폐 4조, 새 지폐 발행 비용 6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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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폐기하는 지폐 4조, 새 지폐 발행 비용 600억
  • 부산시 사상구 황지환
  • 승인 2019.03.1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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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시민발언대] 부산시 사상구 황지환

이번 방학 때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은행에 갔다. 아버지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시는데, 가게 앞 자판기에 간혹 돈이 입력 될 때, 오류가 나서 지폐가 찢어졌다며 훼손된 지폐를 새 지폐로 바꿔 오라고 하셨다. 언뜻 보기에 비슷한 크기로 훼손된 1000짜리 지폐였지만, 은행원이 내게 건네준 돈은 1000원이 아니었다. 당황한 나를 보고 은행원은 “훼손된 지폐의 3/4이 있으면 전액 교환해 줄 수 있고, 절반만 있다면 액면가의 반값만, 지폐가 절반도 남아있지 않은 것은 교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낡은 지폐를 폐기하고 새로 인쇄하는 데 드는 비용이 한 해 60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우리는 명절이 되면 세뱃돈을 주고받는 문화가 있다. 이때 꼭 헌 지폐가 아닌 새 지폐를 선호한다. 주는 사람도 기분 좋고, 받는 사람도 기분 좋아서일까? 새 지폐를 줘야 한다고 법으로 정해져있는 것도 아닌데, 관습처럼 행해지고 있다. 헌 지폐나 훼손된 지폐를 새 지폐로 교환해 주려면, 매년 새 지폐를 발행해야 하는데, 돈을 만들기 위해서는 또 돈이 든다는 것이 문제다. SBS는 훼손이 심해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은행이 폐기한 지폐만 4조 3000억 원이고, 매년 새 지폐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돈이 약 600억 원이라고 전했다.

국민이 낸 세금은 국방비, 낡은 공공시설 정비, 문화시설 확충, 고속도로 건설, 보건 복지 등 국민에게 꼭 필요한 곳에 적절히 쓰이고 있다. 그러나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될 세금이 쓰이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매년 새 지폐를 발행하는 것이다.

600억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어마어마하게 많다. 조금만 신경 쓰면 오래오래 쓸 수 있는 돈을, 오래되었다고 교환하고, 관리를 잘 하지 못해 훼손시킨다면, 심각한 국고 낭비다. 가정 내의 지출이 얼마나 적절히 이루어지는지 고민은 많이 하지만, 우리의 세금이 꼭 필요한 곳에 잘 쓰이는지는 모두가 생각하기 힘들다. 특히 지폐 오 사용으로 인한 지폐 재발행 비용이 매년 600억이라는 비용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른 지폐 사용을 하여, 소중한 세금을 아껴서 더 합리적인 곳에 쓰였으면 한다.

*편집자주: 위 내용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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