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개학 무기한 연기 강행, 교육부와 치킨게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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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총 개학 무기한 연기 강행, 교육부와 치킨게임하나
  • 취재기자 송순민
  • 승인 2019.03.0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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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총 ‘불법적인 탄압 중단하지 않으면 폐원도 불사’, 교육부 ‘소극 참여도 강력히 제재할 것’ / 송순민 기자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개학연기를 강행하기로 했다. 한유총은 개학 연기에 동참하는 유치원이 1500곳에 달한다며, 탄압을 중단하지 않으면 폐원 투쟁까지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교육부는 개학연기를 주도한 유치원뿐 아니라 소극 참여도 강력하게 제재하겠다고 경고해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유총은 3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교육부의 전향적 입장변화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모든 책임은 교육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한유총은 “대화를 요청했지만, 교육부는 이를 거부하고 고발과 강경대응만을 말했다”며 무능·불통의 교육부장관을 파면해 달라고 요구했다.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교육부 시행령 반대 총궐기대회’가 열린 가운데 사립 유치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소속 관계자들이 유치원 3법 반대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 더 팩트 이선화 기자, 더 팩트 제공).

김철 한유총 정책홍보국장은 “조건 없는 에듀파인 수용이라는 용단을 내렸지만, 국무총리까지 나서 교육공안 정국을 조성한 것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합법적인 요구가 마치 사적인 이익을 위해 에듀파인만을 거부하기 위해 저항하는 것처럼 호도됐고, 근본적인 문제는 전혀 부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철 국장은 "교육부는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오히려 협박과 겁박, 그리고 여론몰이를 한다”며 "이에 유아교육인과 봉사자는 분개한다"고 말했다. 그는 협박과 겁박에 맞서 고발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유총은 내일부터 시작하는 무기한 개학연기에 동참하는 유치원이 1533곳이라며 교육부의 조사를 전면 반박했다. 교육부는 앞서 교육청을 통해 조사한 결과 개학연기 유치원이 전국적으로 190여 곳뿐이라고 밝혔다. 한유총은 “교육부가 극소수만 참가한 것처럼 숫자를 왜곡했고, 국민에 대한 기만이자 대국민 사기극이다”며 교육부의 조사는 조작이라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도성훈 인천시 교육감은 3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개학연기에 동참하는 유치원에 강력하게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교육감들은 “개학연기는 유치원 내 반목을 키우는 불법행위”라며 "한유총이 이를 지속한다면 법에 의거해 한유총 설립허가 취소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감들은 “한유총의 진정성 있는 자세와 집단휴업 철회, 에듀파인의 무조건적인 수용이 없다면 협상은 일절 없을 것”이라 말했다. 이들은 "현장조사를 통해 5일에도 개원하지 않는 유치원은 즉시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여론조사 결과 에듀파인 관련 대부분의 사항이 80%가 넘는 찬성을 얻었다(사진: 교육부 제공).

3일 교육부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한 ‘유치원 공공성 강화방안’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049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는 2월 27일 전화면접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0%다. 유치원 3법 개정과 국공립 유치원 확대, 사립유치원 에듀파인 도입 등의 사안이 응답자의 80%가 넘는 찬성을 얻었다.

교육부는 유치원 공공성 강화 대책에 연령·성별·이념 성향을 막론하고 찬성 비율이 우세하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육아·보육의 주 계층인 여성 및 30~40대에서 특히 높은 찬성 비율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대다수 국민이 정부 정책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볼모로 잡힌 것 같아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한 네티즌은 “6세 된 자녀를 둔 아빠다. 오전에 유치원에서 문자가 날아왔는데 어이가 없었다. 이건 원생을 볼모로 잡고 나라에 협박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이번 사태에 매우 실망했다. 학부모로서 더 이상 유치원을 신뢰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치원에 다니는 조카를 둔 김환정(23, 부산시 연제구) 씨는 "한유총도 물론 그들의 입장이 있겠지만, 유치원이 아니면 당장 어린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맞벌이 부모들에게 개학연기는 심각한 문제"라며 "하루빨리 사태가 수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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