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극한직업’ 1500만 돌파..."똘똘한 중∙저예산 한국 영화, 열 개 대작 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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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한직업’ 1500만 돌파..."똘똘한 중∙저예산 한국 영화, 열 개 대작 안 부럽다"
  • 취재기자 제정은
  • 승인 2019.02.2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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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타인>, <극한직업> 등 스토리 탄탄한 중∙저예산 영화 흥행 돌풍 / 제정은 기자
지난해 제작비 100억 원을 들인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지만, 영화 <완벽한 타인>, <극한직업>처럼 선방한 중&#8729;저예산 영화들이 주목받고 있다(사진: 네이버 영화 캡처).

설 연휴에 관객수 1000만 명을 돌파했던 영화 <극한직업>이 22일 관객 9만 3000여 명을 추가해 누적 관객수 1503만여 명을 달성했다. <극한직업>의 순제작비는 65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극한직업>이 1월에만 4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매출액은 총 1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제작비 대비 대박 흥행이다. 지난해 100억 이상을 들인 대작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극한직업>처럼 선방하고 있는 중∙저예산 영화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 예산 규모별 구분이 명확하지는 않다. 그러나 영화업계 관계자들은 1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를 대작으로, 제작비 70억 원 전후를 중간 규모의 예산 영화로, 제작비 50억 원 이하를 저예산 영화로 보고 있다.

영화 <완벽한 타인>, <국가부도의 날>, <그것만이 내 세상>등이 지난해 흥행에 성공한 영화 중 제작비가 중급에 달하는 영화다. <완벽한 타인>은 한 테이블에서 몇 시간 동안 나누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가 진행된다. 신선한 전개 방식으로 입소문을 타 관객수 529만 명을 달성한 바 있다. <완벽한 타인>은 제작비가 58억 원이며, 개봉한 지 6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국가부도의 날>은 제작비 70억 원, <그것만이 내 세상> 제작비는 58억 원에 불과했다. 두 영화 모두 100억 원이 되지 않는 제작비가 들었으나, 손익분기점(<국가부도의 날> 손익분기점 관객수 260만 명, <그것만이 내 세상> 손익분기점 관객수 210만 명)을 돌파한 후에도 추가로 2배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이에 비해, 제작비 100억 이상을 들인 일명 ‘대작’ 영화들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 개봉했던 영화 <인랑>은 강동원, 정우성, 한효주 등 유명 배우가 출연해 기대를 모았지만, 성수기에 개봉했음에도 관객수는 89만 명에 그쳤다. 이는 알려진 손익분기점 관객수 600만 명에 한참 못 미친 결과다. <인랑>은 제작비 160억 원을 들였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달 21일 한국경제신문이 지난해 영화 투자 및 배급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총 제작비가 100억 원 이상인 영화는 <흥부>, <조선명탐정>, <염력>, <골든슬럼버>. <7년의 밤>, <독전>, <인랑>, <신과함께2>, <공작>, <물괴>, <안시성>, <명당>, <창궐>, <PMC 더 벙커>, <스윙키즈>, <마약왕>, <협상>을 포함해 총 17편이다. 2017년 제작비를 100억 원 이상 들인 영화가 12편인 것과 비교하면 2018년에는 5편이 늘었다. 그러나 이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대작 영화는 4편에 불과했다. 2015년에서 2017년까지 3년간 제작비가 100억 원 이상인 영화 중 흑자를 낸 작품이 50%를 넘었던 것에 비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관객들도 제작비를 많이 들인 영화보다는 신선한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영화에 눈길이 간다는 의견이 다수다. 대학생 김수민(22, 부산시 북구) 씨는 “몇백 억을 들여 영화를 제작하고 그것을 홍보하는 영화를 보는 것보다 주변 지인들의 입소문을 통해 영화를 볼 때가 많다. 광고를 보고 영화를 관람했다가 실망한 적이 많기 때문이다. 의외로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지 않은 영화지만 스토리가 탄탄해 재밌게 봤던 영화가 많았다. 최근 본 영화 중에 기대 이상이었던 영화는 <완벽한 타인>”이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지겹고 뻔한 정치 이야기를 다룬 영화보다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극한직업>같은 영화들이 더 좋다”, “저예산으로 만들어졌지만 제작비가 많이 든 영화보다 스토리가 탄탄하고 몰입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 앞으로 이런 영화들이 많이 제작됐으면 좋겠다”, “돈만 많이 들이면 뭐하나. 실속이 없는 영화는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중∙저예산 영화가 선방하고 있는 영화계 현황에 대해 투자 배급사 관계자는 “흥행에는 영화의 규모보다 스토리 등 기본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앞으로 더욱 스토리와 연출력이 뛰어난 영화들이 흥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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