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자녀 같은 학교 못 다닌다...‘상피제’ 첫 적용 학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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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자녀 같은 학교 못 다닌다...‘상피제’ 첫 적용 학교 등장
  • 취재기자 제정은
  • 승인 2019.02.22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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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교육청 첫 적용...찬성 의견 대다수였으나 일부 반대 의견도 / 제정은 기자
숙명여고에서 ‘쌍둥이 시험지 유출 사건’이 수면위로 드러난지 3개월 만에 교사, 자녀가 같은 학교를 다닐 수 없게 하는 상피제를 첫 적용한 학교가 등장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숙명여고에서 ‘쌍둥이 시험지 유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난 지 3개월 만에 교사, 자녀가 같은 학교를 다닐 수 없게 하는 상피제를 첫 적용한 학교가 등장했다. 

대전광역시교육청은 공립고등학교에서 고입 배정원서에 부모의 재직학교를 기재토록해 배정 단계에서 미리 부모와 자녀가 같은 학교를 다니지 못하도록 조치한다고 22일 밝혔다. 교육청은 고등학교 내신 성적이 대입과 직결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고등학교부터 상피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상피제란 학교에 교원과 그 자녀가 함께 다닐 수 없도록 서로 회피하는 제도다. 지난해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과 같은 사건으로 학업성적 관리에 대한 학부모의 불신이 촉발돼 이에 대한 대책으로 상피제가 등장했다.

대전교육청이 상피제 적용을 시작했지만, 다른 교육청은 아직 동요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 올해까지는 상피제를 시행하지 않을 계획임을 밝혔다. 충청북도교육청은 상피제를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어서 올해에는 인사관리 기준을 개정하고 내년부터 충청북도 내 공립고등학교에 상피제를 적용할 예정이다.

전라북도교육청은 상피제를 도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전라북도 교육청 김승환 교육감은 지난해 8월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상피제 도입을 반대한다.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배치하지 않겠다는 상피제는 사실상 교사들을 잠재적 범죄인으로 몰아 교원들의 자존감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피제 적용을 두고 여론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상피제 도입에 적극 찬성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가 그 학교 교사인 아이가 교내상을 휩쓸고, 동료 교사들이 그 아이 챙겨주기를 본 적이 많다. 성적이 안 들어가서 필요 없어 보일지 모르겠지만,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모(23, 부산시 동래구) 씨는 “중학교를 다닐 때 친구 어머니가 같은 학교 교사였다. 맡은 반이 달라 그 친구가 있는 반에서 수업을 진행하진 않았다. 그러나 시험 문제는 선생님이자 친구 어머니가 출제해서 찝찝할 때가 있었다. 학교에서 어머니와 같이 학교를 다닌다는 사실이 달갑지 않았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비롯한 모든 교육과정에서 자녀와 교사가 함께 다니지 않게 하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상피제 도입을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네티즌들은 “몇몇 사람 때문에 모든 교사가 범죄인 취급당하다니 불합리하다”, “상피제를 실시하지 말고 다른 대안을 찾아라”며 상피제 실시를 반대했다.

불가피하게 부모와 아이가 같은 학교에 다닐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학교가 밀집된 도시와 달리, 시골의 경우 학교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한 네티즌은 “시골에는 중학교, 고등학교가 하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부모나 자녀 둘 중에 하나가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다른 지역의 학교를 다녀야하는데 너무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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