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종전의 상징이었던 ‘수병과 간호사의 키스’...미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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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종전의 상징이었던 ‘수병과 간호사의 키스’...미투 논란
  • 취재기자 제정은
  • 승인 2019.02.2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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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남자 주인공 별세하자마자 동상 붉은색 낙서 공격받아...네티즌 의견 분분 / 제정은 기자
미국 사진 잡지 '라이프'에 실린 사진 <2차 대전 승리의 날 타임스퀘어(V-J Day in Time Square)>. 사진 속 주인공이 사진 찍힐 당시 종전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간호사를 붙잡고 키스했다는 사실에 대해 미투가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의 상징이었던 사진작품 <2차 대전 승리의 날 타임스퀘어(V-J Day in Time Square)>가 미투(Me Too, 미국에서 시작된 성폭행이나 성희롱의 발생을 청산하기 위한 해시태그 운동)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 속 남자가 19일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남자가 모르는 사람을 붙잡고 2차 대전 종전의 기쁨을 나누려 키스했다는 당시의 상황이 재점화돼 미투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새라소타 경찰서는 페이스북을 통해 현지 시각 19일 오전 1시경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새라소타시에 세워진 키스 동상에 ‘#미투(#Me Too)’라는 붉은색 스프레이의 낙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사진: 새라소타 경찰서 페이스북 캡처).

새라소타 경찰서는 페이스북을 통해 현지 시각 19일 오전 1시경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새라소타시에 세워진 키스 동상에 ‘#미투(#Me Too)’라고 붉은색 스프레이의 낙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키스 동상은 2차 대전 종전을 알리는 대표적인 사진작품 <2차 대전 승리의 날 타임스퀘어(V-J Day in Time Square)>을 본떠 만들었다. 새라소타 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이 출동한 19일 현장에서는 낙서를 한 스프레이 병이 발견되지 않았고, 낙서 외에는 동상이 손상되지 않았다. 새라소타 경찰서는 CCTV가 없고 목격자도 없어 사건에 대한 제보를 요청하기도 했다.

동상에는 간호사의 왼쪽 다리를 따라 빨간색 스프레이로 '#Me Too'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이 낙서가 덮고 있는 면적을 수리하는데 1000달러(한화 112만 원) 이상이 들 것으로 새라소타 경찰서는 추정했다. 현재 동상의 낙서는 지워진 상태다.

미국 플로리다주 새라소타시에 세워진 키스 동상의 간호사 종아리 부분에 '#미투(#Me Too)'라는 붉은색의 낙서가 새겨져 있다. 이 키스 동상은 2차 대전 종전을 알리는 대표적인 사진작품 <2차 대전 승리의 날 타임스퀘어(V-J Day in Time Square)>을 본떠 만들었다(사진: 새라소타 경찰서 페이스북 캡처).

미투 논란은 지난 19일 2차 대전 종전의 상징으로 알려진 <2차 대전 승리의 날 타임스퀘어(V-J Day in Time Square)> 사진 속의 해군 수병인 조지 멘돈사가 95세의 나이로 사망하면서 확대됐다. 조지 멘돈사의 별세 소식과 함께 언론에 사진이 찍혔을 당시의 상황이 보도되면서 ‘미투가 아니냐’는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사진이 찍혔을 당시 그는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던 중이었고 술을 마신 상태였다. 사진 속 간호사는 2차 대전 중 일본이 항복했다는 소식을 듣고 타임스퀘어로 구경하러 나온 상황이었다. 멘돈사는 술을 마시고 흥겨운 상태로 종전 소식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모르는 사이인 사진 속 간호사에게 키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속 간호사인 그레타 짐머 프리드먼은 “그가 다가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멘돈사의 일방적인 키스였음을 2012년 CBS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 사진은 성추행의 현장을 담고 있다며 미투를 주장해 논란이 됐다. 한편, 그레타는 2016년 9월 사망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 사진 속에 그런 이야기가 담겨있을 줄은 몰랐다. 모르는 사람을 붙잡고 키스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성추행으로 비난받았을 것이고 유명해지지도 않았을 작품”이라며 <2차 대전 승리의 날 타임스퀘어(V-J Day in Time Square)> 사진에 담긴 상황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이 외에도 “항상 사진을 보며 당연히 둘은 연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님을 알고 나서 충격받았다. 이 사진에 담긴 이야기를 알고 나서는 성추행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종전을 상징으로 세웠던 동상이지만, 이제 진실을 알게 됐으니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 “성폭행을 축하하고 옹호하는 것을 그만두는 게 맞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한 네티즌은 “다 지난 이야기로 미투라고 이야기할 수 있나”라며 <2차 대전 승리의 날 타임스퀘어(V-J Day in Time Square)>의 미투 논란에 반발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그 당시 종전의 기쁨을 주체할 수 없어 그럴 수도 있다”, “간호사가 직접 미투라고 주장한 것이 아닌 이상 이렇게 미투라고 말하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하며 무의미하다는 의견을 내보이기도 했다.

<2차 대전 승리의 날 타임스퀘어(V-J Day in Time Square)>는 미국 사진 잡지 '라이프'에서 사진기사로 일하던 독일의 사진작가 알프레드 아이젠슈테트가 1945년 8월 14일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은 '라이프' 잡지에 실렸고 20세기 최고의 사진으로 불리며 유명해졌다.

이 사진을 찍은 작가 아이젠슈테트는 이 사진에 <2차 대전 승리의 날 타임스퀘어(V-J Day in Time Square)>라는 제목을 붙였다. 그러나 사람에게 '워 엔드 키스(Wars End Kiss)', ’더 키스(The Kiss)‘ 한국에서는 ‘수병과 간호사의 키스’, ‘수병과 간호사’ 등으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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