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제 쓰레기봉투 '묶음선' 지켜주세요"
상태바
"종량제 쓰레기봉투 '묶음선' 지켜주세요"
  • 취재기자 윤영한
  • 승인 2015.07.27 09: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적정선 이상 마구 구겨넣어 운반 중 터지기 일쑤...악취 내뿜어

가정에서 배출된 쓰레기봉투 중 상당수가 봉투에 표시된 ‘묶음선’을 지키지 않은 채 배출되고 있어, 쓰레기를 수거해가는 미화원들은 물론이고, 쓰레기봉투에 ‘쓰레기를 여기까지 채우라’는 의미의 묶음선이 있다는 점을 알고 이를 지키는 사람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 사진 속의 두 개의 쓰레기통투 중 위 사진은 부산시 사하구의 쓰레기봉투이고 아래 사진은 남구의 쓰레기봉투다. 봉투 상단에는 “이 부분까지만 묶어달라,” “이 부분까지만 채워달라”는 주의 사항이 적혀 있다(사진: 취재기자 윤영한).

우리가 사용하는 대한민국 지자체의 모든 종량제 쓰레기봉투는 적정선까지만 쓰레기를 담으라고 지시된 묶음선이 표기되어 있다. 쓰레기가 과하게 담기면, 봉투가 찢어져 악취발생 등 환경오염의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시민들이 쓰레기봉투 가격을 아끼기 위해 한 개의 쓰레기봉투에 가능한 한 쓰레기를 꾹꾹 눌러 담아 겨우겨우 묶거나, 꽉 찬 쓰레기봉투에 쓰레기를 담은 일반 봉투에 테이프를 덧대어 배출하는 일도 나타나고 있다.

자취를 하는 대학생 윤모(25, 부산시 남구) 씨는 쓰레기봉투의 묶음선을 지켜 쓰레기를 배출했는데 나중에 황당한 장면을 목격했다. 자신의 집 앞에 쓰레기봉투를 배출해둔 채 외출 후 돌아오니 자신의 쓰레기봉투가 터지기 직전의 빵빵한 상태가 되어있던 것이다. 알고 보니 쓰레기봉투에 공간이 남아있던 것을 본 누군가가 윤 씨의 봉투를 풀어 자신의 쓰레기를 담아서 다시 묶은 것이었다. 윤 씨는 “이런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몇 푼 안 되는 돈에 양심을 버리는 것을 보니 씁쓸하다”고 말했다.

부산 경성대 앞에서 원룸을 운영하고 있는 이선희(54, 부산시 남구) 씨는 원룸 세입자들이 배출한 쓰레기봉투 대부분이 터지기 직전의 배불뚝이 상태인 것을 자주 목격하고 있다. 이 씨는 “쓰레기봉투가 터지기라도 하면 내 돈으로 봉투를 구매해 계약자들이 버린 쓰레기를 나눠 담기도 한다”고 말했다.

▲ 묶음선을 지키지 않은 채 과도하게 많은 양이 쓰레기를 한 개의 쓰레기봉투에 담아서 버리는 경향이 있다(사진: 취재기자 윤영한).

부산시 남구에서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 환경미화원 신모(47) 씨는 배출되는 쓰레기봉투 중 절반 이상이 묶음선을 지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 씨는 “쓰레기봉투가 운반 중 터지기라도 하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묶음선을 지키지 않은 쓰레기봉투를 배출하는 사람에게 묶음선을 지켜달라고 해도 들은 체 만 체한다. 답답할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시 남구청 청소행정과 한동훈 씨는 “묶음선을 지키지 않은 채 배출하는 구민들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종량제 봉투에 묶음선에 대한 설명을 추가하거나 묶음선을 지키지 않는 쓰레기봉투는 수거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