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 국내로 여행 떠나기를 원하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정부로부터 여행비 일부를 지원받는다. 정부가 기업과 힘을 합쳐 직장인들에게 국내 여행경비를 지원하는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 신청이 12일부터 시작됐다.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018년부터 도입했으며, 올해가 시행 2년째다. 지난해에는 중소기업법 상 근로자 2만 명에게 휴가 여행경비를 지원했으나 모집에만 10만 명이 몰려 올해는 지원대상자 수를 처음부터 8만 명으로 늘렸다.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을 위해 상정된 근로자 1인의 전체 휴가비는 40만 원으로 맞춰졌다. 한국관광공사가 밝힌 2016년 ‘국민 국내 여행 실태조사’에서 한국민 1인 평균 여행 지출액 중 만 15세 이상 1인 평균 숙박 여행비용은 39만 1874원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서, 전체 휴가비 40만 원 중, 근로자가 50%인 20만 원을 휴가비로 내면, 기업에서 25%인 10만 원을 지원하고, 정부가 나머지 25%인 10만 원을 추가로 지원해서 40만 원을 맞추는 형태로 지원이 시행된다.
휴가비 지원 대상인 중소기업은 별도로 한국관광공사에서 홈페이지로 참여 기업 확정을 받아야 한다. 확정된 기업은 휴가비를 지원받고 싶은 회사 근로자를 조사해 근로자 정보를 관광공사에 전달해야 한다. 결국 근로자가 20만 원을 내면 소속 회사와 정부가 10만 원씩을 지원해줘서 참여 근로자 1인당 40만 원의 적립금을 만들어 주며, 근로자들은 휴가비 지원 사업 전용 쇼핑몰에서 40만 원어치의 적립금을 숙박과 교통 등 국내 여행 상품 구매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은 ‘중소기업기본법’에 명시된 중소기업에 소속된 근로자면 소득과 무관하게 별도의 자격 조건 없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다만, 근로자들은 자신이 근무하는 기업이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에 신청해서 관광공사의 확인을 받아야 휴가비 지원 사업에 신청할 수 있고 휴가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 신청은 12일부터이며 오는 3월 8일 마감된다. 신청은 기업 단위로 담당자가 중소기업 확인서와 사업자 등록증, 참여 신청서를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된다. 신청이 마감되면 3월 중으로 홈페이지에 모집 결과가 발표되고, 4월부터는 근로자들이 지원받은 휴가비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지원된 휴가비는 2020년 2월까지 사용해야 한다.
휴가지원 사업은 대한민국 근로자들이 지나치게 노동시간이 길고 여가를 즐길 시간이 짧다는 통계로부터 비롯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밝힌 고용전망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연간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OECD 국가 중 3위를 차지했다. 또한 한국관광공사가 밝힌 2017년 ‘국민 국내 여행 실태분석’에서 국내 여행을 하지 않은 주요 이유로 여가 시간 부족이 1위를 차지했고, 경제적 여유 부족이 2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직장 내에서 근로자들이 스스로 휴가를 찾아 '저녁 있는 삶'을 즐기자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근로자 휴가 지원 사업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됐다.
휴가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근로자들은 전용 온라인 몰도 있어서 여기서 호텔, 리조트뿐만 아니라 여행 관련 다양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참여하는 기업들은 정부가 '가족 친화 인증 기업' 및 '여가 친화 인증 기업' 등의 인증서를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어서 대외 홍보에 사용할 수 있다.
중소기업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 신청 시작 소식에 찬성하는 의견과 반대하는 의견이 나뉘고 있다. 네티즌들은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 너무 좋다. 이 사업 덕분에 회사에서 다 같이 휴가를 내고 각자 여행을 다녀왔다”, “휴가비를 지원해줘서 좋은 것 같다. 국내 경기 회복에 많은 도움 될 듯”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대 의견에는 “세금으로 중소기업 근로자 휴가비를 지원한다니 말도 안 된다”, “항상 세금이 남아돌아서 이런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냐”, “여행비를 지원해주다니 이러다가 밥도 지원해주겠다”는 등이 있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 시행으로 대한민국 근로자들이 휴식 있는 삶이 되길 바란다. 근로자들이 휴가를 좀 더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분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증가하는 해외여행을 국내 여행으로 전환해 지방경제 활성화 또한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