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기 어려운 자전거 횡단도로, “있으나 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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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기 어려운 자전거 횡단도로, “있으나 마나”
  • 취재기자 채정은
  • 승인 2015.06.2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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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불편하고 번거로와...러시아워 땐 보행자와 충돌 사고 위험도

보행자와 자전거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자전거 횡단도로가 실효성이 떨어지고 오히려 사고 위험까지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자전거는 현행 도로교통법상 차로 분류돼 보행자 횡단보도에서는 자전거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고 횡단보도를 이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자전거 운전자는 보행자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크고 번거롭다. 또 법을 지키지 않는 이들이 많아 보행자와 자전거 운전자 간 접촉사고가 자주 발생해 안전을 위협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법에 따라 자전거 횡단도로 설치를 활성화해 유동인구가 많은 교차로 곳곳에 자전거 횡단도로를 설치했다. 자전거 횡단도로는 자전거가 일반도로를 횡단할 때 안전표시가 된 도로를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게 되어있다. 또 자전거 횡단도로는 자전거만 지나갈 수 있다.

▲ (왼쪽)자전거 횡단도로가 설치된 경성대 입구에서 보행자 횡단도로를 건너는 자전거 운전자와 (오른쪽)자전거 횡단도로를 침범한 자동차 모습(사진: 취재기자 채정은).

자전거 횡단도로는 자전거 운전자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실제로 자전거 횡단도로를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전거 횡단도로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자전거 운전자들은 사람들이 많은 건널목에서 큰 자전거와 함께 사람들을 비집고 자전거 횡단도로를 찾아가는 것부터 일이다. 또 보행자들이 자전거 횡단도로를 침범해 다니는 경우가 많아 이용이 더욱 힘들다.

자전거를 타고 통학하는 대학생 김강민(26, 부산 남구 용호동) 씨는 자전거 횡단도로와 보행자 횡단보도를 구분 없이 지나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자전거 횡단도로를 이용할 때면 아주 곤혹스럽다. 김 씨는 “특히 사람들이 많을 때는 자전거 횡단도로를 거의 이용하지 못 한다”며 “사람들이 자꾸 자전거 횡단도로를 침범하니까 어떨 때는 신호가 바뀌자마자 내가 먼저 빨리 지나가버리고, 자전거 횡단도로가 있어도 불편함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다. 정지선을 무시하고 자전거 횡단도로를 침범하는 자동차 때문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위험한 상황을 겪기도 한다. 평소 자전거를 즐겨 타는 직장인 최윤석(28, 부산 남구 용호동) 씨는 “사람들이 자전거 횡단도로를 잘 인지하지 못해 가끔 자동차가 정지선을 넘어 침범하기도 하고 아슬아슬할 때가 많다”며 “자동차와 바로 붙어 있으니까 자전거 횡단도로를 지날 때는 혹시 사고가 나지 않을까 항상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자전거 횡단도로가 일차선으로만 돼있기 때문에 서로 반대 방향에서 자전거를 타고 올 때는 피하기가 어려워 충돌의 위험도 크다. 대학생 이경찬(23, 부산시 해운대구 우2동) 씨는 “자전거 횡단도로가 2개도 아니고 일차선으로만 있어 너무 불편하다”며 “자전거 횡단도로를 지날 때 혹시 맞은편에서 자전거가 튀어나오지 않을까 항상 살핀다”고 말했다. 

부산시 교통 운영과 관계자는 "불편함을 없애도록 노력하겠다"며 "이용자들도 시민의식을 가지고 기초질서를 잘 지켜줘야 불편함을 줄이고 더 안전하게 자전거 횡단도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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