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교육청+지역대학들, 청소년 진로 체험 교육 실시...광고 배우고 제작해 재능기부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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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교육청+지역대학들, 청소년 진로 체험 교육 실시...광고 배우고 제작해 재능기부하기도
  • 취재기자 류효훈
  • 승인 2019.02.0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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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이용, 3D프린팅, 로봇, 코딩 분야 등 교육 진행...참가학생들, "진로 정한 계기 됐다" 호평 / 류효훈 기자
고교 윈터스쿨 '광고빅뱅'에서 일부 학생들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알리는 공익광고를 재치 있게 제작, 발표하고 있다(사진: 정경희 교수 제공).

“소녀의 남은 연설 시간 25분, 현재 위안부 피해 생존자 25분, 공식적인 사과가 있기 전까지 이야기가 끝나서는 안 됩니다. 적극적인 관심과 대응으로 소녀의 이야기를 이어나가주세요. 주목해주세요. 아직 우리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광고 분야 진로 탐색을 위해 부산교육청이 주관하고 경성대가 실행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등학생들이 ‘위안부 문제’ 공익광고의 문구를 이렇게 적었다. 이들 광고는 "제법 순수하고 재치 있는 광고 카피"라는 찬사를 담당 교수로부터 받았다. 

지난 달 4일부터 해를 넘겨 1월 15일까지 경성대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광고 분야 진로 교육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고교 윈터스쿨-광고빅뱅’이 진행됐다. 청소년들은 이 프로그램의 교육과정에 따라서 공익 이슈 하나를 골라 실제 광고를 만들었다. 

이번 ‘고교 윈터스쿨’은 일반고 1~2학년 학생 1206명을 대상으로 겨울방학 기간 동안 고등학교에서 개설하기 힘든 여러 진로 분야를 직접 체험하거나 실습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광고 진로 체험 프로그램의 하나인 '광고빅뱅'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사과를 어떤 마케팅을 통해 판매할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 정경희 교수 제공).

고교 윈터스쿨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광고빅뱅’은 경성대 창의인재대학 교양학부 정경희 교수와 같은 대학 커뮤니케이션학부 황지영, 이재봉, 김재복 교수가 지도를 맡았다. 선정된 부산지역 고등학생 20명은 지역 공동체가 관심을 가지는 공익이슈에 대해 고민해보고 이를 어떻게 일반인들에게 알릴지에 대해 배웠다.

학생들은 실습의 대상으로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이슈와 역사적 이슈인 ‘미세먼지’와 ‘위안부 문제’를 선정했다. 이들은 직접 신문기사를 검색하고 주변의 사람들과 인터뷰해서 이 문제를 어떻게 광고로 표현할지를 고민했다.

참가학생들은 4~5명으로 한 조를 이뤄 독특한 아이디어 짜내기에 골몰했다. 한 조는 “미세먼지, 여전히 피우십니까?”라는 문구를 통해 미세먼지를 다 같이 줄여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공익광고를 만들었다. 다른 조는 “딸~ 미세먼지 조심해!”라는 카피로 미세먼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공익광고를 만들었다.

'광고빅뱅'에 참여한 학생들은 제작한 공익광고를 대구 환경운동연합와 부산 여성회에 재능 기부하기로 했다(사진: 정경희 교수 제공).

특히,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공익광고가 없다는 사실을 파악한 학생들은 10대, 20대 여성을 타겟으로 공익광고를 제작했다. 이들이 만들어낸 공익광고 속의 ‘모래시계 속 모래가 된 소녀상’은 점점 모래가 떨어짐과 동시에 소녀상도 사라지는 모습을 표현했다. 이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사과받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메시지다.

학생들은 본인들이 만든 광고를 모두 재능 기부했다. 미세먼지 관련 공익광고는 대구 환경운동연합에, 위안부 문제 공익광고는 부산여성회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번 진로 프로그램을 통해 황샛별(18, 부산 동래구) 양은 광고 쪽으로 진로를 잡기로 마음을 정했다. 그는 “(광고제작) 수업을 듣고 기획을 직접 해보면서 확실하게 (광고 진로로) 마음을 잡을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8일이라는 시간이 정말 짧고 아쉽게 느껴질 정도로 정말 뜻깊고 즐거웠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노아영(18, 부산 중구) 양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협업해보며 서로의 의견을 타협해가는 과정을 통해 소통의 방식을 새롭게 배우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독학하며 이해가 잘 되지 않았던 것도 강의를 통해 부족함 없이 채워나갔으며 광고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고 배우고, 직접 체험함으로써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교육을 담당한 정경희 교수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우수한 결과물을 내놓아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정 교수는 “학생들의 열정과 참여도가 굉장히 높았다. 수업이 진행되면서도 학생의 과제물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할 수 없었다. 확실하게 동기를 갖고 열정으로 지도할 때 교육의 효과는 높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교 윈터스쿨 '광고빅뱅'의 수료식이 끝난 뒤, 학생들과 교수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정경희교수 제공).

부산시교육청이 마련한 진로탐색 분야는 인문∙사회, 수학∙과학, 기술∙공학, 체육∙예술, 교양에 걸쳐 총 54개의 강좌였다. 강좌 운영을 위탁받은 교육기관은 경성대, 부산대, 동의대, 동명대, 경남여고, 동래원예고, 부산남고, 한얼고 등이었다. 

이들은 윈터스쿨 기간 동안 수강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전문분야의 지식을 가르쳤다. 경성대의 경우, 스토리텔링을 통한 영어프레젠테이션 실습을 해보는 ‘영어토론’, 논술을 배워보는 ‘창의적 생각을 발견하는 토론교실’, 시와 글을 써보는 ’새로운 감각의 시창작과 글쓰기’ 등으로 고등학생들에게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했다.

그밖의 진로 체험 분야에는 4차 산업혁명에 맞춘 3D 프린팅, IT 자동차 제작실습, 나노소재, 로봇 코딩 강좌 등이 있었고, PD, MC, 앵커, 기자, 건축가, 호텔리어 등의 직업 체험 교육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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