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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 대신 닭”의 어원은 북한의 떡국/ 편집위원 박시현

설을 며칠 앞둔 요즘, “까치 까지 설날은 어저께고요 /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로 진행되는 동요가 맴돈다. 이 노래는 윤극영 선생이 1924년 노랫말을 쓰고 곡을 붙인 동요 <설날>이다. 이 동요의 노랫말대로 하면 까치 설날은 2월 4일이고, 우리 설날은 2월 5일인 셈이다. 설날은 국어사전에 어떻게 풀이되어 있을까?

설날은 “우리나라 명절의 하나로 정월 초하룻날이다”라고 적혀 있다. 설날의 대체어로는 설, 신원(新元), 원일(元日), 원정(元正), 정일(正日)이 있다. 민간에서는 설날을 신일(愼日)이라고도 불렀다. 이것은 ‘근신하여 경거망동을 삼간다’는 뜻으로 몸과 마음을 조심하고 가다듬어 새해를 시작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외에도 설의 어원을 ‘설다, 낯설다’의 ‘설’에서 처음 맞이하는 ‘낯선 날’이란 유래로 풀이하기도 하고, ‘서럽다’는 뜻의 ‘섧다’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설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세수하고 준비한 설빔으로 갈아입고 차례를 지낸다. 차례가 끝나면 어른들께 세배를 올리며, 설음식을 나누며 한 해를 축원하는 덕담을 나눈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설음식이 있다. 바로 ‘떡국’이다. 떡국의 기본 재료는 가래떡이다. 가래떡을 썰어 넣고 끓인 떡국은 대표적인 설음식이며 그 외에 시루떡도 있다. 이밖에 인절미, 전유어, 빈대떡, 강정류, 식혜, 수정과 등도 설음식들이다.

북한의 떡국은 꿩고기로 국물을 내고 고명으로도 꿩고기를 얹은다고 한다. 그러나 꿩이 없을 때는 닭고기를 쓴다고 해서 "꿩 대신 닭"이란 말이 나왔다고 한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북한에서도 떡국이 설음식일까? 그렇다. 북한에서도 설날에 떡국을 먹는다. 남한의 한 신문은 "떡국을 먹으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얘기를 북한에서도 한다고 조선중앙방송을 인용한 기사를 쓴 적이 있다. 북한의 떡국은 꿩고기를 넣고, 꿩고기가 없을 때는 닭고기를 떡국 국물을 내고 고명으로 얹은다고 한다. 여기에서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북한의 설 차례 상에는 우리와 비슷하게 과일, 나물, 전, 생선, 떡 등을 올린다. 이외에도 강정, 약과, 식혜, 수정과를 만들어 먹는다. 이 중에서 북한의 설음식으로 빠뜨릴 수 없는 음식이 바로 ‘녹두지짐’과 ‘산적’이다. 특히 평양지방에서는 녹두에 채소와 돼지고기를 버무려 색과 맛을 돋운 녹두지짐으로 유명하다. 재료 설명을 통해 알다시피 북한의 ‘녹두지짐’은 남한의 ‘빈대떡’이다. 남한에서는 빈대떡을 녹두전이라고도 부르기도 하지만, 북한에서는 빈대떡이란 말 자체가 없다고 한다. 남북한 간 단어의 선택은 다르지만, 북한 평안도와 황해도 지방에서 녹두지짐을 만들 때, 녹두가루를 반죽한 것에 배추나 김치를 넣고 돼지고기를 얇게 썰어 가운데 놓고 지저 낸다고 하니 조리방식은 남한의 빈대떡과 유사하다.

설 차례 상에 떡국을 올리는 게 같다는 것이 곧 남북한의 문화적 동질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음력 정월 초하룻날 남북한 친척이 모두 함께 남쪽이든 북쪽으든 종가댁으로 귀향해서 설음식을 나눠 먹는 때가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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