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분석] 롯데와 FA 협상 ‘결렬’ 노경은, 다른 FA와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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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롯데와 FA 협상 ‘결렬’ 노경은, 다른 FA와 비교해보니...
  • 취재기자 이종재
  • 승인 2019.01.3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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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구단 유사 FA에 비해 롯데 조건 좋은 편이었는데"...팬들 입장은 싸늘 / 이종재 기자
지난 29일 노경은 선수와 롯데 자이언츠 사이의 FA 협상이 결렬됐다(사진: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캡처).

지난 29일 롯데 자이언츠가 팀내 FA(자유계약선수)인 노경은 선수와 협상이 최종적으로 결렬됐다고 밝혔다. 구단과 선수가 협상의 막바지에 이르러서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가운데, FA로 풀린 노경은 선수의 시장 가치가 타 구단 FA들과 비교해서 그리 높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노경은이 롯데에 무리한 조건을 요구했다는 것. 

노경은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사례로는 삼성 라이온즈의 윤성환 선수가 있다. 30대 중후반이라는 비슷한 나이대에 보직도 선발투수로 똑같다. 더욱이 노경은 선수와 윤성환 선수 모두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했다는 점도 동일하다.

노경은 선수가 롯데와 협상이 결렬된 날 윤성환 선수는 원 소속팀인 삼성 라이온즈와 1년 10억(보장 4억 + 인센티브 6억)에 계약했다. 노경은 선수에게 제시한 롯데 자이언츠의 최종 제안은 2+1년에 총 금액 22억(보장 10억 + 인센티브 12억)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노경은 선수는 33경기(선발 19경기) 출장해서 132.1이닝을 던져 9승 6패, 4.08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롯데 투수진에서는 단연 발군의 성적이었다. 선수의 활약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에서도 3.4를 기록해서 팀내 투수 중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노경은 선수가 계약에서 불리한 점이 있다. 바로 롯데에 온 이후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친 게 작년이 유일하다는 점. 실제로 롯데에 합류한 2016년 이후 2년 간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2016년에는 두산 시절을 포함해 3승 12패 6.85의 방어율, 2017년에는 승리 없이 2패에 방어율 11.66의 성적을 냈다. 이 두 시즌 간 WAR도 -0.41과 -0.37을 기록했다.

비교 대상인 윤성환 선수는 같은 기간(2016~2018 시즌) 동안 노경은 선수보다 훨씬 나은 성적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11승 10패에 방어율 4.35, 2017년에는 12승 9패에 방어율 4.28의 성적을 냈다. 다만 지난 2018시즌에는 5승 9패 6.98로 아쉬운 성적을 냈다. WAR은 각각 4.13, 3.72, -0.52였다.

작년 시즌에만 노경은 선수가 윤성환 선수보다 더 나은 성적을 기록했을 뿐, 기간을 조금만 기간을 넓혀서 보면 비교대상인 윤성환 선수의 성적이 더 좋다. 일반 회사로 치면 노경은 선수는 3년 중에 앞선 2년을 못하다가 직전 해에 성과를 낸 것이고, 윤성환 선수는 3년 중에 앞선 2년을 잘하다가 남은 1년에서 나쁜 성과를 낸 것이다.

노경은 선수가 불리한 점은 더 있다. 윤성환 선수는 2004년 삼성에 입단한 이후 다른 팀으로 이적하지 않은 프랜차이즈 스타다. 반면 노경은 선수는 10년 넘는 시간을 두산에서 뛰었고, 롯데에서는 3년 정도 소속된 상황이다. 상징성에서도 성적에서도 노경은 선수가 윤성환 선수보다 유리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나마 노경은 선수가 윤성환 선수에 비해 유리한 점은 직전 시즌 성적이 좋았다는 점과 나이가 세 살 정도 어리다는 데 있다 작년 한 시즌 활약만으로 많은 금액에 긴 계약기간을 보장해주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나이도 세 살이 더 어리다고 하지만 30대 중반이 넘어가는 선수에게 큰 장점으로 봐주기는 어렵다.

이번에 FA 계약을 맺은 다른 선수 중에 노경은과 비교할 만한 사례로 KT 위즈의 금민철 선수도 있다. 그는 이번 협상에서 원 소속팀인 KT와 2년간 7억원에 계약했다. 금민철 선수 역시 지난 시즌 후에 FA 자격을 취득했고, 보직 역시 선발투수이며, 지난 3년 중 1년만 제 몫을 해줬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시즌의 성적은 8승 12패, 방어율 5.41로 노경은 선수보다는 못하다. 하지만 지난 3년 간의 성적을 종합해서 보면 노경은 선수보다 조금 뒤떨어지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진다. 지난 3년 동안 금 선수의 WAR은 0.25, 0.05, 1.85를 기록했다.

롯데 팬들 사이에서도 구단 편을 들어주는 의견이 우세하다. 롯데 자이언츠 팬 커뮤니티의 한  익명의 이용자는 “노경은 선수가 작년에 잘해준 건 사실이지만 지난 3년 중에 1년만 잘했을 뿐이다. 비슷한 수준의 선수들이 1년 계약을 받은 거에 비해 롯데는 2+1년에 22억을 제시했다. 구단도 이 정도면 해줄 만큼 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롯데 자이언츠 팬은 “작년 구단이 힘들 때 중요한 역할을 해준 건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선수와 계약을 맺을 때는 단기간의 성적이 아니라 지난 몇 년 간의 성적이 어땠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FA 계약에서 지난 성적은 보상의 근거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의 근거라고 본다. 작년에 활약해준 선수에게는 미안하지만 계약은 계약이기 때문에 성적에 근거해서 합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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