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한낮 공공장소서 노골적 애정행각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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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 한낮 공공장소서 노골적 애정행각 심하다
  • 취재기자 박신지
  • 승인 2015.06.1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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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시선 아랑곳 않고..."그들이 있는 곳은 모두 러브호텔?" 행인들 눈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젊은 세대의 애정행각이 심해지고 있다.

애정행각은 틀린 말이다. 원래는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애정’과,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언어나 몸짓 따위의 형상으로 드러내어 나타내다’는 ‘표현’이 합쳐진 애정표현이 맞다. 하지만 갈수록 심해져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연인들의 애정표현에 '어떤 목적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님'이라는 부정정인 뜻을 갖고 있는 ‘행각’이라는 단어를 붙여 사용한다.

공공장소에서의 과한 애정행각은 형법 제245조 ‘공연음란죄’에 해당된다. 공연음란죄란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를 말한다. 이 죄목을 적용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진다.

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 특히 20대는 사람들의 시선 따위에 개의치 않는다. 밤늦은 시간 지하철을 타면 술을 마시고 짙은 애정행각을 하는 젊은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 버스, 수영장, 영화관에서도 마찬가지다.

▲ 공원에서 다리를 엮어 껴안고 누워있는 연인(사진 : 취재기자 박신지)

대학생 김예지(23, 경남 김해시) 씨는 “영화관에서 옆 자리 커플이 영화를 보는 내내 서로 만지고 입 맞추는 등 과한 애정행각을 했다.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했다. 또 대학생 박수진(23,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저녁시간에 대학교 앞 버스정류장에서조차 차를 기다리는 사람이 주위에 많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생풍의 젊은이가 서로 껴안고 입을 맞추고 있었다. 눈살이 찌푸려졌다”고 했다.

남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는 정도가 더 심하다. 천막으로 테이블이 가려져 자신들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게 설계된 카페나 방으로 되어있는 룸 카페에선 심지어 성행위를 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일정 시간 동안 갖가지 게임을 하며 편히 쉴 수 있는 용도인 ‘멀티 방’과, 다과를 즐기며 편히 쉬기 위해 만들어진 룸 카페는 사방이 폐쇄된 형태로 인해 음란한 행위가 빈번히 일어난다. 최근에는 이런 일들로 인해 청소년의 출입을 막을 정도가 됐다.

룸카페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이모(25) 씨는 “예전에 손님이 돌아간 테이블을 정리하다 콘돔을 발견했다. 그들이 성행위를 나누는 소리도 들리는데 정말 듣기 역겁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산 서면의 한 카페 아르바이트생은 “예전에 일하던 도중 테이블을 비워줘야 하는 시간이 다 돼서 한 커플의 테이블에 알리러 갔는데, 천막을 여니 옷매무새를 급하게 정리하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더 당황했다”고 말했다.

부산 대연동의 카페에서 일하는 김모(26) 씨는 “천막으로 가려져있으면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아 연인들끼리의 애정행각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가끔 커플이 들어가서 TV소리를 비정상적으로 크게 키워놓을 때도 있는데, 이젠 그러려니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수민(23, 부산시 수영구) 씨는 “예전에 천장이 뚫린 룸카페에 간 적이 있었는데 옆방에서 가쁜 숨소리가 들렸다. 뭘 하던 신경 안 쓸 수 있도록 안 들리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대학교 캠퍼스 내 벤치에 앉아 애정행각을 하는 연인들(사진 : 취재기자 박신지).

대학교 캠퍼스 내에서도 애정행각의 불꽃은 식지 않는다. 부산 지역 대학생 강지민(24) 씨는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가다가 건물 입구 의자에서 한 커플이 서로 다리를 엮고 꼭 붙어있는 모습을 봤다. 강 씨는 "사람 많은 곳에서는 그런 행동은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성대 신문방송학과 박시현 교수는 “강의 중 쉬는 시간에 강의실에서 남학생이 여학생 무릎을 베고 버젓이 누워있는 모습을 봤다. 교수가 있는데도 그런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분이 나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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