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온수관 파열’ 27년 전부터 문제?...네티즌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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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온수관 파열’ 27년 전부터 문제?...네티즌 갑론을박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9.01.2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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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991년 매설 당시 용접 불량...공사 투입된 배관 용접공 추적" / 신예진 기자

1명이 숨지고 55명이 화상을 입은 ‘백석역 온수관 파열’ 사고는 부실시공과 허술한 안전 관리 등이 사고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27년 전의 안일함이 화를 부른 또 하나의 ‘인재’인 것이다.

사건을 수사한 경기도 일산 동부경찰서는 22일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사고 원인으로 ‘용접 불량’을 꼽았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감정한 결과 '용접 불량 상태로 배관에 접합돼 있던 열 배관 조각 부위가 분리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회신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백석역 온수관 파열 사고는 지난달 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에서 발생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가 관리하는 850㎜ 열 수송관이 터졌던 것. 100도가 넘는 펄펄 끓는 물이 도로 위로 뿜어져 나와 1명이 사망하고 55명이 화상을 입었다. 사고 인근 거주 주민들은 난방이 중단돼 약 10시간 동안 난방 공급이 중단됐다.

지난달 5일 백석역 온수관 파열 사고 현장에서 한국지역난방공사 직원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 더 팩트 문혜현 기자, 더 팩트 제공).

백석역 온수관은 지난 1991년 온수 예열공법으로 매설됐다. 온수 예열공법의 특징이 용접으로 이어진 연결부 사각형 덮개다. 경찰은 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미뤄 당시 공사 관계자들이 용접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봤다. 연결 부위에 용접하면서 용접 용액을 배관 두께만큼 채워야 하는데 절만 정도만 채웠다는 것.

배관 매설 이후 점검을 맡은 관계자들도 부실하게 안전점검을 진행했다. 즉, 제대로 이어지지 않은 온수관이 제대로 된 점검도 없이 장기간 내부 변동 압력 등의 영향을 받아 열 배관 조각이 배관에서 분리돼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동절기는 온수를 난방으로 사용하는 가구가 많아 공급 압력이 높아진다. 따라서 낡은 배관일수록 압력에 취약한 것은 당연지사.

경찰은 발표에 앞서 한국지역난방공사 본사 및 고양지사와 하청업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그 결과, 관련자들이 평소 안전점검과 사고 당시 초동조치를 소홀히 한 정황을 확인했다. 지하 배관이 파열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메인 배관을 잠그지 않았고, 압력 수치가 떨어진 긴급 상황에서 온수 사용량이 늘어난 것으로 짐작하고 압력을 높인 조처를 취했다. 사고가 발생한 뒤 현장 출동까지 40여 분이 소요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경찰은 공사 고양지사 통제실 관리책임자 등 관계자 6명과 현장 점검 담당 하청업체 소장 등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1991년 당시 공사에 투입된 배관 용접공을 찾으려고 추적 중이다.

경찰의 이같은 발표에 여론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다수가 현장 관리자의 점검이 부실했다는 점에는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그러나 27년 전 배관을 용접한 용접공을 추적해 잘못을 묻겠다는 경찰의 판단을 두고 네티즌들의 의견 대립이 거세다.

한 네티즌은 “보증기간이 지나면 관리책임이지 20년도 더 된 일로 책임지라고 하면 누가 일하려고 하겠는가”라면서 “이런 계산법이면 차량 구매 후 소모품 교환 한 번도 안 받고 나중에 문제 생기면 제조사 가서 책임 물어도 보상을 받아낼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혀를 찼다.

또 다른 네티즌도 “고압, 고열에 27년간 버텼다. 당시 용접공 기술이 좋다고 본다. 지금은 용접봉, 용접 후 방식 처리가 더욱 발달해지만 1991년에는 그렇지도 않았다. 시공업체가 27년을 A/S 해야 하는가?”라고 했다.

반면, 경찰의 판단을 신뢰하며 ‘총체적 부실’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제대로 용접했다면 온수관이 50년 넘게 버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경찰 조사가 100% 맞다고 본다”며 “용접에 문제가 없었다면 30년 만에 온수관이 터질 리가 없다. 땅 속에 묻히는 것은 절대 날림으로 작업 못 하도록 검사와 감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했다.

네티즌 이모 씨도 “단순 27년이 지나서 부식되고 터진 거라면 지금 전국은 난리가 났을 것”이라면서 “설계 시에 부신 여유 두께 등을 계산한다. 전문가인 사람들이 조사해서 내놓은 결론인데 왜 왈가왈부하는지 모르겠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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