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신분증 검사해”, 아찔했던 한밤의 편의점 칼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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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신분증 검사해”, 아찔했던 한밤의 편의점 칼부림
  • 취재기자 류효훈
  • 승인 2018.12.24 16:34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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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인터넷 통해 부실한 초동조치 지적, 경찰 "현장 조사 후 점장 올 때까지 대기" 정면 반박 / 류효훈 기자
20cm짜리의 식칼을 든 한 남성이 물건을 정리하던 아르바이트생을 위협하고 있다(사진: 에펨코리아 제공).

“시간만 따지면 5분도 안 됐는데 진짜 5년 같았다.”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 두 달밖에 지나지 않은 지난 24일, 한 아르바이트생이 새벽 시간에 살해위협을 받았는데도 경찰 대응이 부실했다고 하소연하는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와 네티즌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24일 인터넷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 A 씨는 24일 새벽 5시 경 경남 진해의 한 편의점에서 술을 사러온 B 씨에게 신분증 검사를 요청했다. B 씨는 신분증을 보여준 후 나갔다가 잠시 뒤 갑자기 들어와서는 다짜고짜 A 씨에게 "나는 단골인데 왜 신분증 검사하냐"고 따졌다. 서로 실랑이가 벌어진 뒤, B 씨는 “해보자 이거지”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이후 물건을 정리하고 있던 A 씨에게 B 씨는 갑자기 눈을 부라리면서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멱살을 잡은 채 20cm식칼을 꺼내 위협했다. B 씨는 “나 인생 포기한 사람이야. 계속 까불어 봐라. 난 언제든지 사람 죽일 수 있는데, 너 잘 걸렸다”고 소리치며 계속해서 A 씨를 협박했다.

목숨이 위태로웠던 A 씨는 살려달라고 계속해서 빌 수밖에 없었다. 이후 B 씨는 “다음에 또 그러면 죽여버린다”고 하고 그대로 나갔다. A 씨는 또 올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때와 같이 허술한 대응을 보였다고 A 씨는 주장했다. A 씨는 “경찰은 '가해자가 칼 들고 찌르려고는 안하고 협박만 했네요'라는 이야기를 했다. 내가 '무슨 소리하냐'고 하니까 심드렁하게 '알았다'고만 답했다. 조사하면서도 별일 아니라고만 되풀이했다. 내가 찔려서 피가 철철 나야 별일이냐”며 당시의 상황을 분통을 터트렸다.

특히, 범인이 잡히지도 않은 상황에도 살해협박을 받은 본인과 점장만 편의점에 남겨두고 경찰은 언제까지 여기 있을 순 없다고 말하며 돌아갔다고 강조했다. A 씨는 “나랑 점장님이랑 문 잠그고 손님 올 때마다 문열어주면서 일했다”며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알겠더라”고 말했다.

다행히 두 시간 뒤에 범인 B 씨는 잡혔지만, 평소 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진술해 현재 정신병원에 들어간 상태다. A 씨는 형사에게 “보복 받으면 어쩔거냐고 따지니 그런 최악의 상황은 생각하지 말라고 얘기했다”며 “이거 어디 무서워서 살 수 있겠냐”고 글을 마무리했다. 새벽에 올린 이 글은 곧바로 수많은 커뮤니티에 퍼졌으며, 현재 에펨코리아에 올라온 원 글은 삭제된 상태다.

커뮤니티의 글이 일파만파 퍼지자, 진해경찰서는 A 씨의 주장과 관련해 반박했다. 24일 파이낸셜 뉴스 보도에 따르면, 진해경찰서는 "당시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약 1시간 30분 가량 현장에서 조사하고 피해자의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 대기했다"며 "그 사이 점장이 가게에 도착했고, 가게 문을 닫을 것을 권고했으나, 점장의 의견에 따라 문을 잠그고 영업을 위해 손님이 오면 열어주는 식으로 하겠다고 해 주변을 수색하러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해경찰서는 "피해자 A 씨가 이날 오전 9시 30분 경찰서로 와 담당형사와 모든 오해를 풀었다"며 "범인은 오늘 중 사전 체포 영장을 발부 받아 병원에서 퇴원과 동시에 체포해 추가적인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후 피해자 A 씨는 영업장 피해와 원치 않은 신상공개로 인해 원글을 삭제했다고 에펨코리아에 글을 올려 심정을 밝혔다. 그는 "원 글은 일체 거짓없는 팩트고 오늘 가서 경찰에게 따졌다"며 "초기 대응 부분은 정정할 생각 없으며 경찰이 일 안한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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ㅌㅋㅌㅌ 2018-12-25 13:02:48
경찰들 그와중에 대충일한거 여기저기 기사화되서
일이커지니까 핑계만대기 바쁘네ㅡㅡ

경찰 2018-12-25 12:28:04
경찰이라는새끼가 저것밖에 안돼다니; 나이처먹고ㅠ지 자식새끼들도 꼭 당해라 제발~

1 2018-12-24 23:26:12
별일 아니라는 경찰이나 저딴놈 구속못시키는 검사나;;

민중의 지팡이 2018-12-24 21:59:07
지금 저딴대응한 경찰들 싸그리 사직서 내라
범죄자 새끼랑 다를게 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