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T(중앙버스전용차로제) 재개 한 달...부산시민은 찬반양론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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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T(중앙버스전용차로제) 재개 한 달...부산시민은 찬반양론 팽팽
  • 취재기자 김강산
  • 승인 2018.12.1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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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용·택시 운전자는 반대, 대중교통 이용자는 찬성...부산시 "BRT 사업과정에서 신중히 여론 수렴" / 김강산 기자

지난 6월 시민들의 불편을 이유로 전면 중단됐던 부산시의 BRT(중앙버스전용차로) 사업이 시민공론화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지난 달 다시 재개된 바 있다. 공사 재개 한 달 후 시민들의 반응은 어떨까. 거리로 나가 시민들의 반응을 직접 취재했다. 

BRT란 Bus Rapid Transit의 약자로 도심과 외곽을 잇는 주요한 간선도로에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여 급행버스를 운행하게 하는 대중교통시스템을 말한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BRT 사업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오거돈 부산시장이 이를 재개한 것은 ‘시민공론화 위원회’의 결정에 부응한 것이다. 부산시는 제도 도입 당시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BRT사업의 존폐를 결정하기 위해, 실제 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자 만들어진 한시적 위원회인 시민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위원회는 1개월간의 공론화 기간 중 2585명의 여론 조사 결과와 시민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141명의 학습·숙의 과정,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적으로 ‘공사 재개’란 입장을 내놓았다. 

부산시는 “시민 공론화 위원회의 결론을 겸허히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중단됐던 해운대 운촌삼거리~중동지하차도 구간 BRT를 2019년 상반기까지 완공하고, 내성~서면 구간 공사는 2019년 말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서면~충무동 구간도 2021년 말까지 완공해 BRT망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공사 재개 결정 이후 한 달이 흐른 지금 공론화위원회가 아닌 실제 시민들의 반응은 어떨까? 기자가 직접 부산에서 가장 차량 운행이 많은 장소 중 하나인 센텀시티를 찾아 시민들을 만나봤다.

평일 오후 6시 30분,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대를 맞춰 찾아간 동해선 벡스코역은 BRT노선과 일반 차선의 온도 차이가 느껴졌다. 귀가 길 차량으로 가득 찬 일반 노선과는 달리 BRT 차선은 텅 비어 있었다. 꽉 막힌 차선에 정차한 운전자들은 건너편 BRT 차선을 부러운 듯이 쳐다봤다.

퇴근 시간대의 동해선 벡스코역, 일반 차선은 정체가 되지만 BRT 노선은 비어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강산).

해운대구 좌동에 사는 이모 씨는 아직 부정적인 의견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는 “분명 BRT제도가 만들어진 것은 부산의 꽉 막힌 도로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선된 건 딱 ‘버스’만 해당되는 것 같다”며 “실제 도로를 이용하는 승용차주의 입장에서는 BRT가 오히려 도로 상황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루의 대부분을 운전으로 보내는 택시 기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부산에서 10년 째 개인택시를 운전해 왔다는 변모 씨는 “BRT의 도입으로 가장 불만인 점은 안 그래도 좁은 차선이 더 줄어들었다는 것”이라며 “특히 매년 여름 관광객이 몰리는 해운대는 도로가 주차장이 된다”고 불만을 보였다.

반면 BRT의 도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해운대구 우동에 사는 정모 씨는 “통행 상황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기존에는 버스가 1차선으로 달리다가 정류장으로 가기 위해 3차선으로 이동, 다시 직진 차선으로 돌아가는 등 곡예운전으로 정체가 가중됐지만 지금은 버스는 BRT로만 이동하니 이런 현상이 없어졌다”고 말하며 “이런 BRT 체제가 확립이 된다면 장기적으로는 부산의 도로 상황이 훨씬 더 나아질 것 같다” 고 말했다.

대중교통 이용자의 의견 역시 비슷했다. 늘 버스를 이용해 등하교 한다는 이현우(24,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BRT 공사재개를 대환영한다” 며 “BRT의 도입 이후로 버스가 확연히 빨라진 것을 느낀다. 얼른 부산시 전체에 BRT망이 설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찬반에 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으나 비율로 보았을 때는 아직 BRT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부산 BRT망 구축 방안(사진: 부산시 제공).

하지만 BTR과 관련해 정부는 찬반 의견들은 이미 수렴한 상황이고,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이점이 더 크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지난 2월 내놓은 분석 자료에 따르면, BRT 설치 이후 버스의 통행속도는 24%, 정시성은 21% 향상됐다고 한다. 부산시는 앞으로 BRT사업이 완공돼 부산 전체에 BRT망이 설치되면 이처럼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부산시 대중교통과 이상용 씨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료가 보여주듯, BRT 사업은 분명 부산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BRT 설치 이후로 승용차의 교통 체증이 심각하다는 의견은 BRT가 문제라기보다는 승용차 대수가 증가해서 발생한 문제”라며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재개된 BRT 사업인 만큼, 추진과정에서 반대 측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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