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 넘친다 비판받자, 문제 풀이만 하는 역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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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넘친다 비판받자, 문제 풀이만 하는 역사교육
  • 경남 진주시 김민지
  • 승인 2018.12.0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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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시민발언대] 경남 진주시 김민지

단재 신채호 선생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란 없다”란 말처럼 몇 년 전부터 대한민국에 역사교육이 중요시됐다. 그래서 수능에서 선택 과목이었던 역사가 2016년부터 필수 과목이 됐고, 이제는 전국의 모든 고등학생들은 필수로 역사를 배우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역사에 대해 잘 모를뿐더러 배운 것을 쉽게 잊고 만다. 특히 근대, 현대사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그 이유는 학교에서 역사를 어떻게 설명하고 가르치느냐에 따라 이념적, 정치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학생에게 제한적이고 부분적인 내용만 알리기 때문이다.

근현대사 교육이 암기식으로 흐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사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나 또한 학창시절에 역사 필수 교육을 받고 자라오면서 여러 역사 선생님을 만났다. 교과서를 읊듯, 이론적이고 핵심적인 면만 강조하며 넘어간 선생님이 있었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며 다양한 관점으로 역사를 설명한 선생님이 있었다. 학생들은 전자의 선생님을 선호했고, 후자의 선생님을 ‘정치색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후 후자의 선생님도 현재의 교육 정책처럼 교과서 내용 이외의 발언이나 활동을 하지 않았고 철저히 시험 위주로 수업을 진행했다.

경기도 교육청은 도내 학생 1200명을 대상으로 ‘학생 교육의 문제점과 대안’온라인 설문조사(2018)를 했다. 그 결과, 일부 학생들은 “학교의 역사 수업은 이론에만 치중됐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 대전시에서 실시한 ‘학생들의 역사 인식 실태’ 길거리 조사(2017)에 참가한 학생 100명 중, 역사를 잘 모른다고 대답한 학생은 67명이나 됐고, 주요 역사 사건 순서를 묻는 질문에 70%의 학생들이 오답을 말해서 역사에 무지했다.

몇몇 대학 교수들은 현대사의 자료나 위상, 사료의 정확성, 여러 논란으로 인해 현대사는 안정돼 있지 않다는 견해를 보인다. 중고등학교 역사 교육에서도 현대사는 단순히 민감하니까 언급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아직도 학생들은 대통령의 이름과 정권, 주요 활동 몇 가지만을 배운 상태로 학교를 졸업하기에, 역사를 살펴보며 무엇이 옳은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잘 판단하지도 못하게 된다.

학교는 학생에게 정치적 무관심을 경계해야한다고 말하지만, 학교에서 실시하는 제한적인 역사 교육은 이러한 측면을 부추기는 모순이 있다. 학생이 성인이 되었을 때, 신문이나 뉴스를 잘 보지 않고 정치적 사건을 기피하고 꺼려하는 모습도 이의 연장선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린 단일적인 교육보다 어느 한쪽 치우치지 않는 교육을 통해서 개방적이고 다양한 토론의 장을 만들어 역사에 대한 비판의 안목을 키워야 할 것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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