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인문학 릴레이 부산의 현대인물을 찾아서
[부산의 현대인물을 찾아서, 승효상 편③] "건축의 생명은 공공성, 소유권은 개인 아닌 사회에 있다"‘생각하는 건축가’ 승효상에게 부산건축의 길을 묻다 / 차용범
[부산의 현대인물을 찾아서, 승효상 편]에서 계속. 이 글은 인터뷰 시점이 5년 전인 까닭에 일부 내용은 현 시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좋은 건축, 목적ㆍ시대ㆍ장소성 구비해야

Q. “그렇다면 ‘좋은 건축’이란 어떻게 지어야 하나?”

그는 세 가지 기준을 얘기한다. 첫 번째, 합목적성 문제. 학교는 학교 같아야 하고 교회는 교회 같아야 하며 집은 집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건축만이 훗날 그 자체로 고고학적 가치를 지닐 것이다. 두 번째, 시대와의 관계. 건축을 가리켜 ‘시대의 거울’이라고 일컫는 만큼, 그 시대에 가장 적합한 공법과 재료와 양식으로 지어야 바른 건축인 것이다. 그 건축을 통하여 우리는 그 사회의 풍속과 문화를 알 수 있다.

세 번째, 건축과 장소의 관계. 건축은 반드시 땅 위에 서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 땅들은 오랜 세월을 그 자리에 있으면서, 특수한 지리적ㆍ역사적 컨텍스트를 갖는다. 이 ‘장소’의 성격을 제대로 반영한 건축이 바른 건축이다. 당연히, 미국과 한국의 집은 달라야 하며 서울과 부산의 집은 다른 형식이어야 한다.

그가 설계할 때 중시하는 요소는 ‘승효상 건축’의 특징으로 나타날 터. 그는 그 중에서도 공공성을 중시한다. 건축의 윤리는 곧 공공성의 확보로 본다. 건축주에게 “이 집은 당신 집이 아니다”라는 말을 꼭 하는 이유다. 개인이 돈을 내고 짓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는 게 건축이다. 건축의 소유권은 개인 아닌, 시민에게, 사회에 있다....

승효상의 건축 작품인 충남 공주 마곡사 불교문화원(사진: 차용범 제공)

“난 공공성 강한 건물에 강한 애착”

승효상의 건축세계를 오롯이 반영한 작품은 뭘까? “도시, 주택, 병원, 교회..., 내 작품인들 왜 하자ㆍ결점이 없겠는가. 다만, 늘 전철 밟을 것을 걱정하며 대비하곤 한다.” 굳이 그에게 의미 있는 건축이라면? “결점은 많지만, '수졸당(1993, 서울 학동)'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수졸당,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 교수 자택이다. 도심 속에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시도한 작품, 곧 ‘승효상 건축세계’ 제1호다. “유 교수는 가난한 학자일 때, 아버지 퇴직금으로 그 집을 지었다. 그 집에서, 좋은 책 써서 돈 많이 벌고, 문화재청장 지내고, 우뚝한 명성 얻었으니, 좋은 집 아닌가?” 수졸당은 합목적성-시대성-공간성을 다 구비했다고, 그는 평가한다.

더불어, 그는 공공성 강한 건물들에 강한 애착을 드러낸다. 도시건물은 그 자체를 넘어, 앞동네ㆍ뒷동네를 잇는 중간이므로. 도시 건물은 주변과 어떻게 어울려야 하나? 그 예로 도심 속 건축의 공공성을 강조한 ‘웰콤시티(2000, 서울 장충동)'와, 풍경식 건축 개념을 시도한 '대전대 혜화문화관(2003, 대전)'을 든다. 두루 한국 건축사에 큰 획을 긋는 그의 작품들이다.

승효상의 건축 작품인 부산 구덕교회 전경(사진: 차용범 제공).

승효상은 '부산 구덕교회(2008, 부산 서대신동)'에도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그 교회는 그의 정신적 근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 "아버지가 설립하고 지은 교회, 집과 담벼락을 마주하는 곳, 나는 교회마당 한 켠의 무화과나무와 더불어 자랐다.“ 그래서 그 옛 모습을 되살려 다시 지은 건물이다. 그가 40여 년 서울생활에 묻혀 있을 때 교회에서 찾아왔다. ”아직도 구덕교회를 기억하고 있나?"면서. 그가 그 교회를 어떻게 잊을 것인가? 그러니, 그의 감격은 얼마나 컸을 것인가? 

[부산의 현대인물을 찾아서, 승효상 편④]로 이어집니다.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