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지하철서 어르신, 젊은이들, 세대갈등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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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지하철서 어르신, 젊은이들, 세대갈등 벌인다?
  • 취재기자 변재용
  • 승인 2015.05.1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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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양보 옥신각신 일쑤...폭언 일삼는 무개념 어르신에 네티즌 몰매도

최근 임신 4개월 차의 임산부 신모(25) 씨는 지하철에서 한 아주머니로부터 폭언을 들어야 했다. 짐을 들고 있는 어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신 씨는 “임신 중이라 몸이 무거워 앉아있는 것"이라며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양해를 구했으나, 아주머니는 자리를 뜨며 혼잣말로 “배도 안 나왔는데 거짓말인지 알게 뭐냐?”며 “젊은 것이 싸가지가 없다”고 폭언을 일삼았다. 신 씨는 “50대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분이었다”며 “도대체 무슨 권리로 자리를 요구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대중교통 내에서 세대갈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얼마 전 인터넷 상에서는 위의 신 씨와 비슷한 경우를 당한 젊은이들의 사연이 퍼지며 노인에게 자리양보하는 것과 관련해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과거에는 젊은이들이 노약자석을 차지하는 것이 갈등의 주된 요인이었으나, 최근에는 어르신들이 노골적으로 자리를 요구하고 심지어는 폭행이나 폭언을 일삼는 경우가 늘어나 갈등의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젊은 세대들의 의견이었다.

▲ 한 할머니가 버스 좌석 두 자리를 독차지 한 채 앞좌석에 다리까지 올리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변재용).

고등학생 강모(18) 양은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땐 자리가 있어도 웬만하면 그냥 앉지 않는다”며 “혹시 어르신이 탈 때 졸거나 해서 자리양보를 늦게 하면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고 했다. 직장인 강모(24) 씨는 “지하철은 중장년층이 노약자 석에 앉아서 노인들 자리를 뺏는 것이 제일 문제"라며 “이렇다 보니 진짜 양보가 필요한 노인들은 일반석으로 밀려나게 되어 젊은 사람들이 다 비켜줄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직장인 강모(34) 씨도 “솔직히 요즘에는 40대 후반 정도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들도 자리양보를 요구한다”며 “이러다가는 우리 같은 30대도 중 고등학생한테 자리양보하라며 호통 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부산 지하철 노약자석을 차지하고 컵라면을 먹는 학생들에 대한 에티켓 논란이 2012년 인터넷에서 있었는데, 사진은 바로 그 당시의 장면이다(사진: 네이버 캡쳐).

그러나 여전히 젊은 세대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것이 기성세대의 의견이다. 40대 주부 김모(49) 씨는 “자리를 요구하며 폭언이나 폭행을 일삼는 기성세대는 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노인을 보고도 모른 척 하는 젊은이들은 심심찮게 볼 수 있다”며 “젊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SNS나 인터넷 사이트가 상황을 부풀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50대 직장인 조모(53) 씨는 “밤 시간대에 지하철을 한 번 타봐라. 술에 취한 20대들이 노약자 석을 다 차지하고 자고 있다”며 “출근 시간대에도 젊은 사람들이 어르신을 보고도 이어폰 꼽고 모른 척하거나 자는 척한다. 개념없는 젊은이들이 훨씬 많은데 부각되지 않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60대 주부 김모 씨는 “나이든 사람들이 오죽하면 그러겠나?”며 “나이 든 사람들 탓하기 전에 젊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의견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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