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호남 지역감정, 지역차별 아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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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호남 지역감정, 지역차별 아직도 있다?
  • 전남 강진군 이상민
  • 승인 2018.12.0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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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시민발언대] 전남 강진군 이상민

“주민등록번호 중 8번째, 9번째 숫자가 48과 66사이에 해당하는 분은 죄송합니다만 채용이 어렵습니다. 이 점을 확인하시어 지원 바랍니다. 또 가족 구성원이 해당될 경우에도 채용이 어렵습니다.” 이 글은 최근 경기 부천시의 한 프랜차이즈 편의점 지점의 아르바이트생 채용 공고다. 여기서 주민등록번호 중 8번째, 9번째 숫자가 48과 66사이에 해당하는 사람은 광주, 전라도 태생의 국민을 말한다. 즉 위의 편의점은 노골적으로 지역을 차별하여 채용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특정지역 출신을 차별하여 채용하겠다는 한 프랜차이즈 편의점의 공고는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졌으며, 비난이 거세지자 편의점주는 해당 게시글을 삭제하고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이전 편의점 공고 글 관련하여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다시 올렸다. 이어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해당 공고는 더 이상 많은 분들께 폐를 끼치지 않도록 즉시 삭제했다"라고 덧붙였다.

특정 지역 간 갈등은 나라마다 흔하며 골이 깊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이와 같은 일부 지역 중 특히 호남과 영남의 상호 비하하는 지역감정이 가장 두드러졌던 때는 70, 80년대다. 지역감정이 문제가 된 계기들에는 정치에선 영남 출신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호남 출신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격해진 정치적 대립과, 스포츠에선 호남을 연고로 하는 야구팀 해태 타이거즈와 영남을 연고로 하는 롯데 자이언츠의 라이벌 구도 때문이었다. 우연치 않게 해태와 롯데는 둘 다 제과회사였으며 당시 KBO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두 명인 선동열 선수와 최동원 선수가 속했기 때문에 지역감정이 격해지는 계기가 됐다.

호남 출신이란 이유로 나도 지역비하를 받은 경험이 있다. 수능공부를 하기 위해 경기도 안성의 한 기숙학원에서 1년간 산 적이 있었는데, 부산에서 온 같은 반 학생에게 늘 놀림을 당하기 일쑤였다. 그는 날 무엇이든 트집 잡으려고 애를 썼으며 말끝마다 “쟤는 전라도라서 그런가?”라고 하거나 “집에 가려면 여권이 필요하냐?” 는 말을 하곤 했다. 당시 이런 말이 상당히 듣기 거북했고 이로 인해 지역감정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그 후 부산에서 대학교를 다니게 되었을 때 또 다시 놀림을 받을까 두려웠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내가 겪었던 지역비하의 경험은 극소수의 사람들에게서 비롯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70, 80년대처럼 지역감정이 격해서 호남에선 롯데껌을 안 씹는다거나 ‘전라도 사람은 뒤통수를 조심해라’, ‘전라도 사람과 결혼도 친구도 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회는 이미 지났다. 그간 이와 같은 다른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비하하고 차별해온 사람들은 지난 행동들을 반성해야 한다. 그저 우린 같은 역사를 가진, 위기가 닥치면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할 대한민국 국민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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