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인하에 자영업은 환영 vs 카드업계는 ‘반발’,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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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수료 인하에 자영업은 환영 vs 카드업계는 ‘반발’, 갈등 격화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11.2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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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 확정...우대 수수료 적용 구간 확대·수수료율 낮추기로 / 신예진 기자

금융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이 중소상공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자영업자들은 당정 결정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지만, 카드사는 줄어들 이익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소비자 혜택도 축소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은 26일 카드 수수료 적격 비용 산정의 해를 맞아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율 적용 구간을 전체 가맹점의 93%로 늘리고 수수료율을 1.4%까지 낮추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으로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 카드 우대 수수료율 적용 구간을 확대한다. 현재 연매출 5억 원 이하만 받는 우대 수수료 혜택을 30억 원까지 적용한다. 소상공인 부담을 대폭 줄이겠다는 당정의 뜻이 담겼다.

이에 따라 연매출 5~10억 원의 가맹점 평균 수수료율은 2.05%에서 1.4%로 약 0.65% 줄어든다. 금융위는 19만 8000만 곳의 가맹점이 연간 카드수수료 부담이 평균 147만 원 정도 경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당 구간에 속하는 약 77%가 담배판매 편의점이다.

연매출 10~30억 원 구간에 속하는 가맹점은 현재 2.21%에서 1.6%로 0.61%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는다. 금융위는 4만 6000만 개 가맹점이 평균 505만 원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도 2% 이내로 인하를 유도할 방침이다. 초대형 가맹점과 일반 가맹점 간 수수료율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다. 연매출 100억 원 이하 가맹점의 신용차드 수수료율은 현재 2.2%다. 금융위는 이를 1.9%대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연매출 100~500억 원에 달하는 가맹점은 약 0.22% 인하해 1.95%로 내리도록 주문할 예정이다. 물론 해당 가맹점별 수수료율 수준은 다를 수 있다.

카드 수수료 인하의 바탕에는 카드사 ‘마케팅 비용’ 절감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위는 카드계의 고비용 마케팅 관행을 개선하도록 주문했다. 카드 상품에 탑재된 포인트 적립, 할인, 무이자 할부 등 부가서비스를 손보겠다는 것. 금융위는 현재 카드 회원이 누리는 부가서비스가 회원 연회비의 7배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위는 TF를 구성해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경쟁력을 높일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번 카드 수수료 개편으로 단기적으로는 카드 업계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나친 외형확대 경쟁에 따른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합리적으로 감축해 중장기적으로 카드 산업의 건정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이 중소상공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을 확정한 가운데 자영업자와 카드 업계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이번 개편을 두고 업계 관계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개편 환영을 크게 반겼지만 카드 노조는 투쟁에 돌입했다. 카드사 수수료율 인하, 고객 혜택 축소 등으로 카드사가 비용 절감을 위해 구조조정까지 실행할 가능성을 점쳤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내고 “당정이 협의해 마련한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을 환영한다”며 “소상공인연합회는 오랫동안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력을 다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개편안은 소상공인들이 대기업보다 최대 3배 이상 카드수수료를 내야 하는 문제점을 어느 정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그 동안 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주장해온 사항 중 우대수수료 적용 매출액 기준 확대와 적격비용 산정 합리성 확보를 반영한 것으로 환영한다. 신용카드 수수료율 등 거래조건 협상 주체 확대와 의무수납제 폐지 등은 반영되지 않아 한계가 있다. 계속적인 논의로 추가개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이날 총력 투쟁을 선포했다. 이번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이 카드 업계의 구조조정을 불러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카드사 노조는 "금융위는 카드업계가 1조 4000억 원의 여력이 있다고 발표했지만, 카드사 내부적인 자료에 기반하면 이번 카드 수수료 개편이 카드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1조 9000억 원"이라며 “이를 반영할 시 모든 카드사가 적자 상태에 빠질 수 있고, 이렇게 될 경우 대량 해고 사태가 불 보듯 뻔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팽팽한 기싸움 아래 소비자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그러다 대다수가 일반 가맹점과 대형 가맹점의 차별적인 수수료율을 지적하며 이번 방안에 긍정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

이번 방안을 찬성하는 한 네티즌은 “대기업은 수많은 가맹점을 거느리며 갑의 위치에서 카드사들과 거래하고 있다”며 “결국 차별적인 카드 수수료를 온전히 부담하는 것은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다”고 말했다. 현재 일반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2%대지만 대형 가맹점은 이보다 훨씬 낮은 0~1%대에서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

자영업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솔직히 카드사는 지금까지 높은 수수료로 순이익만 1조가 넘었지 않나. 그것은 자영업자의 피를 뽑아 모아서 된 것이 아닌가. 이번에 조금 자영업자에게 카드 수수료 인하 해 주는 것이 그렇게 노할 일이냐”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해마다 혜택 줄이는 카드사”라고 외친 한 네티즌은 “매년 소비자에게 주는 혜택을 축소했으면서 이번 방안 때문에 소비자 혜택이 줄 것처럼 얘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연회비도 올랐고 무이자 횟수도 줄였다. 포인트도 사용할 수 있는 한도를 매년 줄이고 있다. 누가 보면 카드사가 매년 고객들을 위해 혜택을 빵빵하게 늘렸다고 생각하겠다”고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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