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고급 디저트 마카롱, 젊은 세대 취향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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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고급 디저트 마카롱, 젊은 세대 취향 '저격'
  • 취재기자 김해림
  • 승인 2018.11.30 19:02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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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학가에 마카롱 가게 속속 개점...줄서고 예약 판매할 정도로 선풍적 인기 / 김해림 기자

아몬드 가루, 달걀흰자, 설탕으로 만드는 500원 동전보다 약간 큰 크기의 프랑스 고급 과자 ‘마카롱’이 최근 디저트 계의 떠오르는 신흥 강자로 급부상했다. 달걀흰자와 설탕으로 거품 내 구운 머랭 껍질 사이에 각종 필링(속에 채워진 크림)을 끼워 넣어 만드는 마카롱은 작고 동그란 모양으로 달콤하면서 가볍게 먹기 좋은 디저트다. 한입 넣는 순간 기분 좋은 버터 향이 코를 자극하고 혀를 즐겁게 해준다.

이전까지 마카롱은 딸기, 초콜릿, 녹차 맛 등으로 첨가 재료에 따라서 종류가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절미, 얼그레이, 고구마, 우유 등 다양하고 새로운 맛을 내면서 동시에 다양한 비주얼을 갖춰 마카롱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많아졌다. 임예인(22, 부산시 기장군) 씨는 “형형색색의 비주얼이 취향을 저격하고, 다양하면서 신기한 맛이 많아지면서 마카롱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카롱 선풍은 자연스럽게 마카롱 가게들이 늘어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마카롱을 한 곳에서 먹을 수 있는 디저트 가게들이 부산 대표 대학로인 경성대·부경대 앞에 앞다투어 들어서고 있다.

경성대 대학로 마카롱 가게 ‘구월의 마카롱’의 마카롱은 기존 마카롱과는 달리 두께가 두꺼운 것이 특징이다. 크림을 많이 넣은 마카롱의 모습이 마치 뚱뚱하다 하여 불리는 ‘뚱카롱’이 이 가게 시그니처 메뉴다. 보기 좋은 비주얼의 뚱카롱이 이 가게 접시에 진열돼있다. 구월의 마카롱 대표 구혜민(26) 씨는 “마카롱 특성상 응용을 많이 할 수 있는 디저트이기 때문에 다양한 뚱카롱을 많이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요즘 부산의 대학가에는 마카롱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해림).

구월의 마카롱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스위스 머랭 기법’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머랭 기법의 종류는 다양하다. 프랑스 머랭 기법, 이탈리아 머랭 기법, 그리고 스위스 머랭 기법이 있다. 스위스 머랭 기법은 설탕량을 줄여 달지 않게 마카롱을 만드는 것이다. 구혜민 씨는 “만드는 건 조금 깐깐하지만, 맛을 위해 스위스 머랭 기법을 사용한다”고 전했다.

마카롱 가게 내부에 진열된 마카롱. 손님들이 진열된 마카롱을 보고 골라 담을 수 있다(사진: 구월의 마카롱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남구 대연동에 위치한 또 다른 마카롱 가게 ‘디아망 마카롱’ 또한 설탕량을 줄여 덜 달고 쫀득한 마카롱을 제공한다. 디아망 마카롱은 매주 입고되는 재료로 만들며 자연건조와 숙성시간을 거쳐 정성스럽게 만드는 방법이 특징이다. 디아망 마카롱 가게 대표는 “마카롱 작업과정이 까다롭긴 하지만 손님들이 마카롱을 먹는 순간 행복함을 느낄 수 있게 해드리도록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경성대 대학로 주변에 최근 개점한 마카롱 가게들은 세련된 인테리어로 손님들을 끌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해림).
필링을 가득 넣어 두께가 두껍게 만드는 ‘뚱카롱’(사진: 디아망 마카롱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경성대 부경대 앞에 위치한 대부분의 마카롱 가게의 마카롱 가격은 착한 편이다. 서면에 위치한 마카롱은 기본 3000원에 판매되는 반면에, 디아망 마카롱, 구월의 마카롱은 2000원대다. 구월의 마카롱의 마카롱 가격은 원재료값에 따라 책정한다. 구혜민 씨는 “학생들이 많이 사 가다 보니 가격을 낮추는 편이다. 생과일이 들어가는 마카롱이나 버터 같은 경우는 원재료 값이 비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값이 조금 더 나간다”고 전했다.

구월의 마카롱의 마카롱 구매 방법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카카오톡을 통한 선착순 20명 예약, 두 번째는 현장 구매다. 마카롱의 인기가 오르는 탓에 가게에 마카롱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구월의 마카롱도 짧은 시간에 판매가 완료된다. 구지영(22, 부산시 기장군) 씨는 “예약 성공하고 싶어서 심지어 네이버 시계까지 켜놓고 했는데도 한 번도 성공해본 적이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현지(21, 부산시 사하구) 씨는 “예약하기 힘들고 줄도 기니까 오히려 오기가 생겨서 더 계속 찾게 된다”고 전했다.

경성대 대학로 주변에 입점한 마카롱 가게들은 손님들이 가게 안에 비치된 의자에 앉아 대기하게 만들어 놓았다(사진: 취재기자 김해림).

디아망 마카롱 또한 카카오톡을 통해 선착순 20명 예약을 받아 판매하고 있다. 예약 시간이 되면 예약자 20명이 금방 채워진다. 마카롱 예약에 실패해 현장 구매를 하려는 손님들이 일찍 마카롱 가게 앞에 찾아와 줄을 서기도 한다. 가게 앞부터 오랫동안 이어지는 줄로 손님들은 줄을 서다 도로 돌아가기도 한다. 구월의 마카롱 대표 구혜민 씨는 “대기가 길어서 나중에는 손님들이 안에서 기다릴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마카롱 가게마다 예약 판매에 나설 정도로 마카롱의 인기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마카롱 전문 디저트 가게가 작년까지 없었으나 현재 경성대 부경대 대학로에 위치한 마카롱 가게만 네 군데가 생겼다. 구혜민 씨는 “앞으로 가게를 확장하고 직원도 고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경성대 대학로의 한 마카롱 가게 앞에 손님들이 줄을 서서 마카롱을 구매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풍경이 거의 날마다 이어지고 있다(사진: 독자 제공).

마카롱의 인기가 급부상하게 된 이유는 뭘까? 단순히 달콤하고 예쁜 마카롱의 비주얼 때문만이 아니다. 마카롱을 좋아한다는 최유진(21, 부산시 사하구) 씨는 “초콜릿, 사탕은 딱딱하고 이에 끼는 등 단점이 있지만 마카롱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일명 ‘겉바속촉’한 식감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마카롱은 16세기 이탈리아 요리사에 의해 최초로 만들어졌다. 그 후 16세기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의 카트린느가 프랑스의 앙리 2세와 결혼해서 프랑스로 동행한 이탈리아 요리사에 의해 프랑스로 전해졌다고 한다. 그후 프랑스에서 본격적으로 마카롱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프랑스 귀족들이 즐겨 먹는 대표 디저트가 됐다. 오늘날 마카롱은 세련되고 이색적인 비주얼과 독특한 식감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디저트로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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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가 2018-12-12 11:16:24
막연하게 맛있어서 먹기만 했는데 이 기사를 보고 마카롱에 대해 더 알게 되어 좋습니다

신민경 2018-12-01 21:06:23
너무 공감해요 ㅠㅠㅠㅠ 마카롱 자주 먹으면서도 자세히 몰랐는데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네요ㅎㅎ

박영오 2018-12-01 20:57:29
마카롱 .... 먹어보고싶군요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

김수평 2018-12-01 20:56:27
마카롱에대해 자세히 알게되서 좋네요 꼭한번 먹어보고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