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으로 내가 들어간다!"... 차원 다른 VR 게임방, 젊은 세대 호기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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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으로 내가 들어간다!"... 차원 다른 VR 게임방, 젊은 세대 호기심 집중
  • 취재기자 유종화
  • 승인 2018.11.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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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수 적어 대기시간 길고 일부 어지럼증 호소...향후 차세대 게임으로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 / 유종화 기자

사람들이 저마다 머리에 이상한 기계를 쓰고 허우적댄다. 어떤 이들은 무언가를 잡는 듯한 시늉을 하고, 어떤 이들은 마치 넘어지지 않기 위해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한다. 게다가 공중에서 떨어지는 것마냥 주저앉으며 소리를 지르는 사람도 있다. 이게 뭐하는 건가 싶겠지만, 바로 ‘VR 게임방’에서 흔히 벌어지는 모습이다.

VR 게임방이란 말 그대로 VR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오락시설이다. VR 게임방은 약 2년 전부터 생겨나기 시작해서 현재는 많은 이들의 오락장소 내지는 데이트 코스로 활용된다. 또한, TV나 1인 미디어 BJ들도 이곳을 이용해서 자신의 영상을 만들곤 한다. 이런 VR 게임방은 우리나라에 약 800개 정도가 현재 영업 중이다.

경성대학교 앞 VR 게임방 중 하나인 ‘VR FUN’의 내부는 이런 모습으로 생겼다(사진: 취재기자 유종화).

VR 게임이란 무엇일까? VR은 virtual reality의 약자이며, 말 그대로 ‘가상현실’을 일컫는다. 가상현실이란, 미국의 VPL리서치사와 미국항공우주국의 에이미스(Ames)연구소가 ‘가상 환경 워크스테이션’ 프로젝트에서 사용한 용어로, 컴퓨터에서 작동되는 동영상이 모니터로 보일 때 실제 세상처럼 입체감 있게 현실감이 표현되는 것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2차원의 컴퓨터 화면으로는 이런 실제처럼 입체감 있게 보이는 화면을 구현할 수 없어서 특수한 형태의 화면 보여주는 기계(모니터의 일종)와 그 모니터 속 화면을 제어할 수 있는 데이터 글로브를 착용해야 VR 동영상을 체험할 수 있다.

데이터 글러브란 손에 끼고 사용하는 컴퓨터용 멀티미디어 입력 장치를 말한다. 손에 끼고서 손을 움직이면, 글러브 안에 장착된 센서가 이를 감지하여 컴퓨터가 보여주는 가상현실 화면과 상호작용하게 한다. 가상현실 동영상을 사용자가 움직이게 하거나 가상현실 동영상에서 나타난 물체를 부수거나 하는 일을 가능하게 한다.

VR 게임도 일반 게임처럼 컴퓨터에 넣어서 구동시킨다. 일반 게임은 컴퓨터 모니터에서 게임 영상이 나타나지만, VR 게임을 단순히 컴퓨터 화면에서 본다면 그저 평범한 영상이 되고만다. VR 게임방에서 가상현실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매개체, 즉 특수 모니터가 HMD라는 머리에 쓰는 모니터다. HDM이란 Head Mounted Display의 약자로 안경처럼 머리에 쓰고 VR 영상을 보는 일종의 특수 모니터다. 물론 컴퓨터 본체로부터 영상송출 라인이 HMD와 연결되어야 한다. HMD는 VR 게임을 할 수 있는 기본 모니터이면서, 동시에 병원에서 원격 수술이나 원격 진단을 할 때 실제 환자의 몸을 입체감 있게 의사들에게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HMD는 VR 게임 사용자들이 입체감 있게 게임 화면을 보여주는 일종의 모니터다(사진: 취재기자 유종화).

VR 게임방의 이용 가격은 평균 1시간에 1만 원 정도다. PC방이나 노래방같은 오락시설은 평균적으로 한 시간에 3000원에서 5000원 정도의 가격을 받는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VR 게임방이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게임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게임을 즐길 때 사용하는 장치의 가격이나 고객들이 사용하는 게임장 면적을 고려하면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라고 한다. HMD 하나에 100만 원이 훌쩍 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게임이 비싸다고 불만을 표출한다. 경성대 앞의 한 VR 게임방의 업주는 “공간이 넓어야 하고 기계 투자가 많아서 PC방 등 다른 놀이 시설에 비해 VR 게임방이 비쌀 수밖에 없다. 고객들이 VR 게임이 비싼 첨단 게임이란 점을 이해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VR 게임이 대중적이지 않은 만큼 VR 게임방이 운영되는 방식부터 알아보자. VR 게임방은 한 시간 동안 한 가지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다. 한 가지 게임을 5분에서 10분정도 즐기고 그후 다른 게임을 즐기는 방식으로 한 시간 동안 3-4개의 게임을 경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런 진행방식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현재 VR 영상기기의 한계점과 관련이 있다. 바로 한 가지 영상을 오래도록 보고 있으면 어지럽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부산 서면의 VR 게임방 직원은 “고객들이 오래도록 한 가지 게임을 즐기면 어지럼증이나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게임장은 고객에게 짧게 여러 개의 게임을 순환식으로 체험해보게 한다”고 말했다.

VR 게임방에는 여러 VR 게임들이 있다. 친구 혹은 연인들과 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는 2인 멀티게임인 ‘엘븐 어쌔신’과 ‘더 플레이 룸’과 같은 게임이 있다. 또한 사람들이 VR 게임하면 떠올리는 ‘리치스 플랭크’나 ‘얼티메트 부스터’같은 고소공포증을 유발하는 게임도 있다. 혼자서 즐길 수 있는 VR 게임도 있다. 가장 유명한 예로 복싱 게임인 ‘넉 아웃 리그’가 있다.

VR 게임방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첨단 컴퓨터 기술인 가상현실을 실제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10년 전부터 3D 안경을 착용하고 실제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을 주는 놀이기구인 ‘맥스 라이더’나 4D 영화관 같이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은 꾸준히 존재했다. 하지만 VR 게임방은 앞선 시설들과는 다르게 단순히 가상현실을 보는 것이 아니고 본인이 직접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가 나타나는 화면 속의 대상과 상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가진다. 황현석(25, 부산시 수영구) 씨는 “입대 전에 VR을 체험하고 싶어서 VR 게임방을 찾았는데, 내가 그 현실 속에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VR 게임방을 이용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긴 대기시간에 불편함을 느낀다. 고객들은 주로 주말 낮 시간대에 VR 게임방을 방문하는데 한 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다보니 당연히 복잡하고 대기시간도 길어진다. PC방처럼 수십 대의 컴퓨터가 있고 한 사람이 한 대씩의 컴퓨터를 차지하고 오래도록 PC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과는 달리, VR 게임은 한 가지 게임을 한 게임장이 수십 대씩 여러 대 설치할 수가 없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지 않은 VR 게임 대수로 여러 명의 고객이 이용하려고 하니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대학생 최욱정(23, 부산시 남구) 씨는 “여자친구와 오랜만에 데이트하러 VR 게임방을 찾았는데 기다리는 사람도 너무 많고 복잡해서 여자친구 눈치가 많이 보였다”고 말했다.

VR 게임장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고충이 많다. VR 게임장 직원들은 고객들이 대부분 처음 VR 게임장을 찾는 사람들이어서 HMD를 하나하나 착용시켜야 하고 컴퓨터 본체에서 일일이 VR 게임을 구동시켜야 하며, 심지어는 게임 방법도 설명해 주어야 한다. 서면의 한 VR 게임방의 직원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에는 기다리는 사람들도 챙겨야하고 게임 하러 들어간 사람들에게 일일이 장비를 착용시켜주고, 게임 방법을 설명해주는 경우가 많아서 매우 힘이 든다”고 말했다.

VR 게임장은 방탈출 카페, 코인노래방과 더불어 한창 젊은 층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오락시설이 되고 있다. 현재 VR 게임방은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지점을 넓혀가는 중이다. 경성대 앞의 한 VR 게임방 업주는 “VR 게임을 친구나 여러가지 매체를 통해 접하고 찾아오는 손님이 나날이 늘고 있다”며 “앞으로 VR이라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VR 게임방은 범 세계적으로 젊은 층의 인기 있는 오락시설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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