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천이론에 따른 '소셜 다이닝'...밥 같이 먹으며 대화하면 신구 세대차 좁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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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천이론에 따른 '소셜 다이닝'...밥 같이 먹으며 대화하면 신구 세대차 좁힌다
  • 부산시 진구 설송
  • 승인 2018.11.1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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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시민발언대] 부산시 진구 설송

모르는 사람과 밥 먹기를 하게 됐는데, 그 모르는 사람이 50대 아저씨라면 어떨까. 상상만 해도 불편하다. 2018년 10월 29일 MBN뉴스에서는 모르는 이들이 밥을 먹으며 교류하는 ‘소셜 다이닝’에 대해 보도했다. 소셜 다이닝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인생 나눔 교실`의 `인문소풍`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인생 나눔 교실은 선배 세대(멘토)와 새내기 세대(멘티)가 인생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고 서로를 이해해 나가는 소통 프로그램이다. 서로 모르는 그들은 각 별명으로 서로를 부르고 세대 간의 벽을 깨기 위해 각자의 소망도 나누며 맛있는 식사도 함께 했다.

세대 간의 차이는 대화를 나누면 많이 해소된다(사진: flicker, xflickrx).

10대에서 60대까지의 참가자들은 각각 새해소망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젊은 세대들은 대부분 자신의 미래 소망을 말했고, 50-60대들은 자녀걱정이 대다수였다. 그리고 게임 주제에 대해서 10대는 “게임을 함으로써 친구와 친해질 수 있다”고 대답했고, 50대는 “아들이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걱정이다”라고 다른 의견을 내보였다. 이에 사회자는 “자신도 게임을 많이 했다. 그런데 게임이 창조적인 세계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게임과 일상에 경계를 두어 게임에 중독되는 것은 피해야한다”며 갈등을 중재했다. 이러한 형식으로 사회자들은 세대 간 벽을 허물어 주려고 노력했고, 40-50대들은 흔히들 말하는 ‘꼰대’가 되고 싶지 않다며 어떻게 하면 꼰대가 되지 않을까 함께 고민하기도 했다. 40-50대들이 노력하는 모습에 10-20대들도 어른들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겼을 것 같다. 참가자들은 식사보다 세대 차이를 극복하고 나눈 이야기에 더 포만감을 느낀 소셜 다이닝이었을 것이다.

‘예의 없는 어린 것들’, ‘싸가지 없는 젊은이들’, ‘꼰대’, ‘무례한 늙탱이’라는 인식이 생겨버린 요즘, 세대 사이에 벽이 생겼다는 것은 양반이고, 급기야는 세대 간에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중고시절부터 세대갈등을 해결해야만 한다고 배워왔지만 사실상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무엇인가를 한다는 구체적인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소셜 다이닝’ 프로그램을 보고 나니 이런 대화의 자리가 꽤 세대 간격을 좁히는 데 힘이 되는 해결방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면 상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거나 호감을 느낄 수 있다는 '런천이론'이 있다. 모르는 사람과 밥을 먹는 것은 어색할 수 있지만, 함께 밥을 먹음으로써 그 사람과의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이론을 바탕으로 소셜 다이닝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행사가 갈등세대들이 함께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함께 밥을 먹으면서 적어도 그들이 서로를 향해 겨누고 있던 총구는 돌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행사를 시작으로 세대 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중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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