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인종차별의 피해자 겸 가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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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인종차별의 피해자 겸 가해자
  • 부산시 북구 김예지
  • 승인 2018.11.1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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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시민발언대] 부산시 북구 김예지

보편적으로 인종차별이라고 하면 흑인과 백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차별을 많이 떠올린다. 우리는 뉴스를 통해 흑백차별을 접하면 혀를 차고 비판하며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잊고 있는 사실이 있다. 우리가 사는 아시아 국가 사이에서도 인종 불평등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멀리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느껴지는 인종차별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우리는 TV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의 힘든 한국 생활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런 다큐멘터리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인의 인종차별에 고통받는 장면은 빠지지 않는 이야기 중 하나다. 대부분의 외국인 노동자는 동남아인으로 그려진다. 파란 눈의 외국인이 차별을 받으며 고된 한국살이를 하는 장면은 보기 힘들다. 한국인의 인종차별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사례다. 또, 내가 친구와 일본에 여행을 갔을 때, SNS상에서나 볼 듯한 일본의 한혐(한국 혐오), 한국인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당시 술에 취한 일본인 중년 남성이 우리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그 여자가 일본어로 말했기 때문에 어떤 말인지 우리는 정확히 알 수 없었으나, ‘칸코쿠 진(韓國人)’이라는 말은 한국인을 뜻하는 단어임을 알았기 때문에, 우리는 우릴 향해 욕을 하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한국인은 인종차별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나는 이런 간접적이거나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한국인은 왜 일본인에게 차별을 당하고, 동남아인을 차별할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됐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역사적인 원인과 경제적 수준에 대한 인식에서 찾을 수 있었다. 19세기 후반부터 강대국은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인간 사회에 적용하여 ‘강한 자(국가)만 살아남는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그래서 강대국은 제국주의라는 명목하에 식민지를 만들어 냈고, 그때부터 후진국은 미개하다는 잘못된 인식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됐다. 제국주의 시대 이후 일본은 계속 경제를 발전시켜 왔고,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경제적 수준이 올랐다. 그러나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사람들은 자신의 나라보다 경제적 수준이 낮은 국가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인종차별을 일으킨다.

인종차별을 모든 사람이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권 존중에 대한 목소리가 커진 현대에도 인종차별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건 사실이다. 머니투데이 기사에 따르면, 허오영숙 이주여성 인권지원센터 상임대표가 “인종차별이라고 하면 보통 우리가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가해자인 인식은 별로 없다. 그런 것(인종차별)들을 생각하도록 어렸을 때부터 공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이 유럽이나 미국 등 서양 국가에서 받은 인종차별로 억울해하면서 또 다른 국민을 인종차별한다면, 인종차별이라는 반인륜적 습성의 악순환은 계속 이루어질 것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 글입니다. 글의 내용 중 일부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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