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아자, 수능 대박!" 2019 수능 시험장, 열띤 응원전으로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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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아자, 수능 대박!" 2019 수능 시험장, 열띤 응원전으로 후끈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11.1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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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6시부터 학생들 응원 경쟁 시작...일부 학부모 눈물 보이기도 / 신예진 기자

2019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5일 각 학교의 응원 각축전이 벌어졌다. 부산지역 59개 시험장은 수험생을 응원하는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부산 아침 최저 기온은 10도. 수능 한파는 아니지만, 꽤 쌀쌀한 날씨를 보였다. 그러나 수험생을 응원하는 후배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수능 대박”을 외치는 후배들의 목소리는 하늘을 찔렀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꼭 안으며 마음을 전했고 선생님들은 제자들의 등을 토닥이며 힘을 보탰다.

“선배님 파이팅” 열띤 응원전 눈길

이날 오전 6시 30분, 부산 수영구 동여고 앞은 부산 해운대여고와 덕문여고에서 응원 지원을 나온 학생들로 북적였다. 각 학생회에서 꾸린 1·2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응원단은 교문 앞에서 서로 마주 보고 경쟁하듯 목소리를 높였다. 교문 300m 앞에서도 “덕문여고, 덕문 덕문 수능 대박”, “해여고, 해여 해여!”라는 힘찬 구호가 선명하게 들렸다.

2019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5일 오전 부산 수영구 동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험생 응원에 한창이다(사진: 취재기자 황석영).

응원단이 만든 길에 도시락 가방을 든 수험생이 들어섰다. 학교 이름을 외치던 두 응원단은 한마음으로 수험생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간간히 “수능 대박”, “화이팅 하세요” 등 응원의 말도 들렸다. 수험생의 담임으로 보이는 한 선생님은 “일찍 왔네. 긴장하지 말고 파이팅”이라며 수험생의 긴장을 풀어주려 애썼다.

시민들이 손수 제작한 색색의 응원 문구도 눈에 띄었다. 다온요양병원 어르신들이 지친 수험생에게 힘을 보태고자 만들었단다. 언덕에 자리한 동여고 교문까지 가는 길 담벼락에 “할미가 응원할겨”, “잘 될 거야 대박!”, “수능 대박 기원”, “#합격”, “사랑해, 우리 손녀 손자” 등 다채로운 디자인의 응원 카드가 부착돼 있었다. 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려는 듯 한 수험생은 플랜카드 앞에서 발걸음을 멈춰 사진을 찍기도 했다.

부산 남구 대연 고등학교 앞에는 부산 분포고, 남일고, 해강고 등 약 70명의 남학생들이 모였다. 후배들은 각각의 학교 이름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북을 치며 목청껏 응원했다. 후배의 뜨거운 진심이 수험생에게 닿았는지 파란색 패딩을 입은 한 수험생은 주먹을 불끈 쥐고 "아아아악!" 소리를 지르며 교문에 들어서기도 했다.

2019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5일 부산 남구 대연고등학교 앞에서 남일고등학교 학생들이 수능 응원 플랜카드를 들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황석영).

활기찬 분포고 학생들은 “선배님들을 응원하려고 오전 6시에 왔다”며 “이날을 위해 2주를 연습해 구호 4개를 준비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특히 “선배님들 화이팅!”이라고 크게 외친 분포고 2학년 이지현(18) 군은 “내년 내 차례가 되면 후배들이 수능 응원을 멋지게 해주리라 믿는다”면서 “나는 수능 당일 교문에 들어서기 전 춤을 출 것”이라고 말해 주변을 폭소케 했다.

교사들은 재학생이 모습을 보이면 이름을 부르며 크게 손을 흔들었다. 배정고 교사 신재빈 씨는 “수능 당일, 특히 1교시에 긴장하기 쉽다”며 “평상시 공부하던 대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씨는 “이 고비만 잘 넘기면 다음 교시부터는 차분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래고에서는 입실 완료 시간에 수험생이 등장하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응원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모두 떠난 오전 8시 10분께 학교 관리자는 교문을 닫을 채비를 했다. 그 순간 검은 패딩을 입고 가방을 손에 쥔 한 수험생이 교문으로 뛰어왔다. 거센 숨을 쉬는 수험생을 본 관리자들은 깜짝 놀라며 "얼른 와요"라고 재촉했다. 수험생은 민망한 듯 웃으며 교문에 들어섰다.

2019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15일 부산 동래구 동래고등학교에서 지각 수험생이 아슬아슬하게 학교에 도착했다(사진: 취재기자 류효훈).

“긴장하지만 않았으면...” 간절한 학부모들

이날 학부모들은 자녀를 시험장으로 보내고도 교문 밖에서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다. 일부 학부모는 수험장으로 향하는 자녀의 뒷모습을 보며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거나 눈시울을 붉혔다.

동여고 앞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수험생 딸과 팔짱을 끼고 나타났다. 그는 교문 앞에서 딸과 세게 포옹한 뒤 손에 도시락 가방을 쥐여줬다. 지금껏 공부하느라 고생한 딸이 대견한지 엉덩이를 토닥였다. 딸은 교문에 들어서서 뒤를 돌아보고 어머니를 향해 크게 손을 흔들었다.

2019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5일 부산 남구 대연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을 보낸 한 학부모가 아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황석영).

해여고 학부모 최모 씨는 “아침을 든든하게 먹이고 여섯시 반에 집에서 나왔다”며 “열심히 했으니 잘 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최 씨는 “지금까지 버텨준 것만으로도 딸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딸이) 수능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 생각했으면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대연고 앞에는 배정고 학부모회가 교문 한구석에 둥지를 틀었다. 1·2학년 학부모로 구성된 이들은 분주하게 수험생들의 마음을 녹일 코코아를 탔다. 쭈뼛쭈뼛 어색해하는 수험생에게는 엄마의 마음으로 직접 주머니에 주전부리를 넣어 시험장으로 보냈다. 한 학부모는 “내 아들도 아닌데 울컥한다”며 코를 훌쩍였다.

학부모 김모 씨는 대연고 교문이 닫히는 8시 10분까지 자리를 지켰다. 김 씨는 “괜히 시험장을 떠날 수가 없다”며 “아이에게 ‘과하게 신경 쓰지 말고 실수만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편안하게 문제 풀어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아이의 컨디션도 좋고 부담도 없어 보여 다행”이라고 말했다.

동천고의 한 학부모는 수험생보다 더 긴장한 표정으로 초조해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 아들도 오늘까지만 상전이지 이제 수능 치고 나면 애정 순위에서 밀릴 것”이라며 “그간 동생 제쳐두고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라고 말하며 간절한 마음을 내비쳤다.

한편 김석준 부산시교육감도 이날 해운대구 해강고등학교를 찾아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그동안 길고 긴 시간동안 많은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잘 참고 이겨왔다“며 ”힘든 시험이라 많이 긴장되겠지만 여러분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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