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대기로 아기 업기, 또 하나의 한류 브랜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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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기로 아기 업기, 또 하나의 한류 브랜드로
  • 취재기자 김제니
  • 승인 2015.05.0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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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인들에게 새로운 육아 문화로 자리잡아...이름도 ‘podaegi’
▲ 세계적 무비 스타 브래드 피트가 포대기로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사진 출처: celebritybabies).

한국 엄마들이 아이를 등에 업을 때 사용하는 포대기를 일부 서양 연예인들이 사용하기도 하고 유튜브 동영상에도 소개되는 등 서양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포대기는 본래 어린아이를 덮거나 업을 때 두르는 작은 이불을 말했지만, 현재는 긴 끈이 연결된 천을 이용해 엄마가 아이를 업을 수 있게 한 육아용품을 말한다. 포대기는 엄마가 아이를 등에 업고서도 집안일을 거뜬히 할 수 있을 정도로 양손을 자유롭게 한다. 또한 아이가 엄마의 등 뒤에서 엄마와 같은 눈높이로 세상을 보며 배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한국산 토종 포대기가 최근 해외에서도 유아 용품의 하나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브래드 피트 같은 유명 배우가 한국 전통 방식의 포대기를 이용한 사진이 화제가 되면서, 서양 엄마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 영국 등 해외 육아용품 온라인 쇼핑몰에서 포대기는 한글 발음을 그대로 옮겨놓은 ‘podaegi’라는 명칭으로 다양한 디자인과 함께 계절의 변화에 맞춘 기능성 포대기 제품까지 판매되고 있다. 또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나 포털사이트인 구글에서 ‘podaegi’를 검색하면, 서양 엄마들이 포대기를 착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동영상이나 착용한 사진도 있다.

▲ 미국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KBS에 출연해서 인터뷰 중 선물로 받은 포대기를 한 눈에 알아 보는 장면이다(사진 출처: KBS <연예가중계> 화면 캡처)

지난 2013년, 영화 <아이언맨3> 홍보를 위해 내한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KBS <연예가 중계> 인터뷰 중 리포터가 포대기를 선물로 건네자, 그는 "이거 포대기 아닌가요?"라며 포대기를 알아보고 반가워했다. 그 방송을 봤다는 이혜민(24, 부산시 진구 부암동) 씨는 “유명 해외 스타가 포대기를 알아보고 포대기라고 그대로 발음하는 게 신기해서 인터넷에 검색해보기도 했다”며 “파란 눈의 외국인이 포대기를 한 사진들이 많이 떠 놀라웠고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기도 했다”고 말했다.

▲ 유튜브에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식 포대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동영상이 부지기수다(사진 출처: 유튜브 동영상 캡쳐).

왜 포대기가 한국을 넘어서 해외에서까지 인기를 끄는 것일까? 1990년대 초, 미국은 물론 프랑스, 독일, 영국 등에서 소위 독립심을 키워준다는 양육방식이 오히려 아이들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약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리고 영국의 BBC가 제작한 <생후 100일까지 고수들의 육아배틀>에서 아이와 함게 자고 하루종일 아이를 안고 다니는 아마존 부족의 육아법이 소개된 이후 '애착 육아'에 대한 서양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한다. 애착 육아란 양육자가 아기에게 따뜻한 스킨십과 눈 맞추기를 통해 안정된 애착관계를 맺고자 하는 육아법이며, ‘민감하게 반응하라,’ ‘자연스럽게 접촉하라,’ ‘안전하게 함께 자라,’ ‘지속적인 사랑으로 보살펴라’ 등의 몇 가지 원칙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새로운 육아운동의 하나로 아이와 엄마 간의 밀착을 통해 상호 유대감을 증진시킬 수 있는 포대기가 서양에서 환영받게 된 것이다.

경성대 유아교육과 허수윤 겸임교수는 태어나서부터 3년까지 어떻게 부모와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가는 아이의 신체, 정서, 인지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며, 아이의 두뇌 발달과 자아 형성의 바탕도 된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포대기를 이용하면, 아이는 엄마와 떨어지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고, 엄마는 아이와 붙어 있다 보니, 기저귀나 체온 변화 등 아이의 신호에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아이는 우는 횟수도 줄고 예민함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대기를 사용하면 아이의 다리가 휜다는 생각에 사용을 꺼리는 엄마들에게 전문의들은 근거 없는 속설이라고 지적한다. 오히려 개구리처럼 다리를 오그리듯 벌리고 있는 자세가 고관절이 발달할 수 있는 성장점을 자극해 고관절 발달에 아주 좋은 자세라고 말한다. 경남 김해의 정형외과 원장 박모 씨는 “포대기를 사용해서 다리가 휘는 일명 오다리가 되는 것은 아니니 안심하고 포대기를 사용해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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