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도 빈부격차 있고, 교육기회도 세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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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도 빈부격차 있고, 교육기회도 세습된다
  • 부산시 금정구 고여진
  • 승인 2018.11.12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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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시민발언대] 부산시 금정구 고여진

“학원은 다니지 않고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 이 말은 수능 전국 수석자들이 자주 하던 말이다. 요즘 시대에서도 통하는 말일까? 과거 사교육이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는 학원을 다니지 않고도 상위 대학에 입학하는 일을 많았다. 그러나 지금 지나가는 아무 학생을 붙잡고 물어보면 학원을 다니지 않는다고 말하는 학생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사교육은 현재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학생이라면 당연히 거쳐 가야 할 과정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모든 학생들이 같은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라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겨난 빈부격차는 단지 경제 뿐만이 아니고 교육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교육 빈부격차는 유아부터 시작된다고 말한 석학 퍼트넘 교수의 인터뷰를 언급하며 현재 우리 교육의 실태를 보여줬다. 실제로 영어 유치원이나 사립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가 많다. 심지어 이런 고급 유아 교육 시설에 자리가 없어 대기번호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이런 고급 교육활동은 돈이 없으면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재력을 가진 상위층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부를 갖지 못한 가정에선 학교 수업과 문제집만으로 고급 고액 과외로 무장한 상위층의 뒷모습만 힘겹게 따라갈 뿐이다.

고액과외가 대입 성적을 좌우한다는 주장으로부터 교육도 부의 세습의 연장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얼마 전 트위터에 이런 글이 올라온 적이 있다. 작성자는 대치동 학원가에 다니는 학생이었다. 글의 내용은 하루 종일 쉴 틈도 없이 학원을 다니고 과외를 받으며 사는 삶이 싫다는 내용이었다. 이 글에 대한 답글은 굉장히 공격적이었다. 그 중엔 그렇게 살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하지 못하고 있다며 재력 있는 집안에서 태어나 힘들게 공부한다는 것이 누군가에겐 부러운 일이라고 적었다. 사실 대치동이란 사교육의 메카이고 결국 상당한 교육비를 낼 수 있는 사람들만이 모이는 곳이다. 대치동의 한탄을 쓴 글 작성자는 그저 자신의 힘듦을 표현하고자 했지만 그것조차도 일부 계층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육 기회의 평등을 위해서 의무교육을 비롯한 공교육을 강화하고 있지만, 그에 비례해서 사교육의 입지도 더욱 넓어졌다. 돈이 있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사교육이 생겨버렸고, 그 사이에 생긴 빈부 출신 학생들의 학습 차이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하류층 자녀들이 겪는 교육환경은 상위층과 확연히 다르며,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이겨낼 수 없는 환경이 됐다.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어 낸 교육의 심각한 구조적 문제는 교육환경이 세습이 된다는 것이다. 과도한 교육비는 부모 세대의 한계를 고스란히 자녀 세대에게 대물림시키고 있다. 국가와 다양한 재단들이 손을 잡고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장학금 확충에 노력하고 있지만, 돈이 없어서 공부를 중단하거나 충분한 교육적 혜택을 못 받는다는 것은 슬픈일이다. 누구나 공평한 교육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로 그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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