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병’ 대신 ‘군사경찰’로 ...국방부, 군 내부 일제 잔재 대청소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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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병’ 대신 ‘군사경찰’로 ...국방부, 군 내부 일제 잔재 대청소 나서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11.12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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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사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내년 1월 병과 명칭 개정 완료 방침 / 신예진 기자

헌병이 창설 70년 만에 병과 이름을 바꾸고 새출발에 나선다. 앞으로는 ‘군사경찰’로 불린다.

국방부는 12일 병과 명칭 개정을 위한 ‘군인사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오는 14일 입법 예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개정안 입법 예고 후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오는 2019년 1월 내 입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에 개정되는 병과는 헌병과 정훈, 시설, 화학, 인사행정 등 모두 5개다.

우선 헌병은 군사경찰로 불리게 된다. 헌병은 군대 안에서 질서 유지, 범죄 예방과 수사 활동, 교통 통제 등 경찰 직무를 수행한다. 그간 헌병 병과는 일제 강점기에 유래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아 있었다.

지난 3월, 육군 헌병실이 창설 70주년을 맞아 개최한 ‘병과 발전 및 개혁추진 대토론회’에서도 이같은 주장이 나왔다. 일제 강점기 때 헌병대를 연상케 한다는 것. 이에 따라 당시 토론회에서 병과 명칭ㆍ표지ㆍ휘장 등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2014년 8월 18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청에서 55사단 헌병대원들이 대테러 대비훈련을 펼치고 있다(사진: 더 팩트 문병희 기자, 더 팩트 제공).

이와 더불어 정훈(政訓) 병과는 공보정훈(公報精訓) 병과로 바꾼다. 원활한 국민과의 소통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또 정훈은 사상과 이념무장을 강조하던 시대에 정치훈련의 약어로 만들어졌다. 여기서 정자를 정치 ‘政’에서 정신 ‘精’으로 바꿨다. 국방부는 군의 정치적 중립과 장병 정신전력 강화 기능이 중요하다고 봤다.

해·공군의 시설 병과의 명칭을 공병 병과로 개정한다. ‘시설’은 시설 및 부동산 관리 등 특정 분야 임무만을 대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시설 병과는 시설 및 부동산 관리, 일반공병 지원, 기동 및 대기동 지원 등 여러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국방부는 전반적인 임무를 포괄한다는 의미를 담아 공병 병과로 바꾸기로 했다.

육군의 화학 병과는 화학 분야 이외에 현재 관할하는 생물학, 핵 분야까지 모든 영역을 포함할 수 있도록 화생방 병과로 개정된다. 인사행정 병과는 ‘행정’이라는 용어가 비전투분야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판단에 인사 병과로 변경된다. 그러면서 인사 병과의 업무 영역이 인력, 근무, 병사 사기 및 복지 등 인사 전 분야로 확대됐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같은 단어라도 어떤 맥락 속에서 쓰였는지가 중요하다”며 국방부의 명칭 개정에 고개를 끄덕였다. 한 네티즌은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꾼 것과 같은 이치”라며 “한자 자체만 보면 ‘국민’은 문제가 없지만 ‘국민’은 일제시대에 황국 신민의 준말로 쓰였지 않냐”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구시대적 명칭을 개선하고 현재 수행 중인 병과의 임무를 정확히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함에 따라 해당 병과원들의 사기 진작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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