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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엘시드', 구국 영웅의 아름다운 퇴장

1970년대 들어 언젠가 <엘시드(El Cid)>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영화 팬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찰톤 헤스톤과 소피아 로렌이 주연한 이 영화는 당시 주연배우들에 비해 그렇게 인기를 끌지 못했고 관객들의 호응도 기대에 못미쳤다. 그럼에도 오늘  내가 이 영화 얘기를 하려는 것은 주인공이자 구국(救國)의 영웅(英雄)인 엘시드의 마지막 '퇴장'이 너무도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영웅 실존 인물 엘 시드의 동상(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11세기 스페인(Spain)은 조용하고 평온한 기독교 국가였다. 하지만 이웃 이교도(異敎道)  무슬림 무어인(人) 들의 잦은 침략으로 고통을 겪었다. 이때 귀족 가문의 기사인 '로드리고'가 나타나 무어인들을 항복시키고 다시는 침략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고 풀어준다. '엘시드'라는 영웅 칭호도 이때 받았다. 그런데 일부 귀족 세력들의 생각은 로드리고와 달랐다. 무언인들을 처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엘시드는 여러 모함과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고 거의 죽음 직전에까지 이른다.

이런 와중에 다시 무어인들의  침공으로 전쟁이 일어난다. 엘시드는 모든 수모와 고통을 털어버리고 다시 전쟁터로 나가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한다. 전투 막바지에 적진에서 날아온 화살을 가슴에 맞았지만 이를 숨기고 화살도 뽑지 않은 채 끝까지 의연하게 싸운다.

모든 전투가 끝나고 적군들이 완전 쫓겨간 후 엘시드는 조용히 긴  해변을 따라 '퇴장'한다. 거기엔 승리의 기쁨도 없고 상처의 아픔도, 더욱 정적에 대한 복수의 칼날이나 원망의 눈빛도, 권럭에 대한 속(俗)스러운 손길은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 나라를 구해낸 진정한 영웅의 충정과 한 사람이 보여준 의(義)로움만 거룩한 전설의 한 줄로 남았을 뿐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구국영웅의 퇴장인가. 역사에 한점 부끄럼없는 지도자가 있다면 그는 언제나 그 시대의 '영웅'이다. 꼭 전쟁에서 승리한 영웅만이 아니다. 이름없는 수많은 영웅들이 나라를 지키고 이끌어가는 시대다.

2018년 11월 8일, 묵혜(默惠)

김민남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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