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 해안에서 3세 장모 양이 숨진 채 발견된 데 이어 장 양의 엄마 장모(33) 씨도 제주항 인근 바닷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 모녀는 같은 날 익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나 이들을 죽음으로 이끈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8일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장 씨는 지난 7일 오후 6시 39분께 제주항 동부두 방파제 테트라포드에서 발견됐다. 딸 장 양이 숨진 채 발견된 지 3일 만이다. 장 양은 지난 4일 오후 6시 36분께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해안 갯바위에서 발견됐다.
숨진 장 씨는 낚시꾼의 눈에 띄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낚시꾼이 방파제를 넘다 시신을 발견해 해경에 신고한 것. 출동한 경찰은 시신이 입은 옷차림이 CCTV에 찍힌 장 씨의 옷차림과 같다고 봤다. 또 지문 역시 장 씨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모녀의 부검을 맡은 강형욱 제주대학교 의대 교수는 이날 이 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장 씨에 대한 부검 결과를 밝혔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강 교수는 "(장 씨) 시신의 전신 부패 변색 상황으로 봐서 시신 발견 5일 전인 2일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딸 장 양의 사망 시점과 동일한 시간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상은 없었고 양쪽 폐에서 전형적인 익사 소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앞서 장 씨 모녀는 지난 10월 31일 밤 김포 친정집을 떠나 제주에 입도했다. 제주 시내 모텔에서 2박을 묵었다. 제주도에 온 지 이틀째 되던 지난 2일, 이들은 머물던 숙소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오전 2시 38분께 제주시 용담동 해안도로로 갔다. 이어 택시에서 내린 장 씨가 딸을 안은 채 바다 쪽으로 내려가는 모습이 CCTV에 담겼다. 다만 이들이 도로 위로 올라오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모녀의 죽음을 두고 장 씨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딸과 제주를 찾은 장 씨는 서울-제주 편도행 티켓을 끊었다. 제주서 머물던 숙소 욕실에서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도 발견됐다. 또 함께 사는 부모에게 제주행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장 씨의 아버지는 파주경찰서에 딸 장 씨의 실종신고를 했다.
다만 정확한 사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 해경은 국과수에 약물, 독극물, 플랑크톤 등 추가 조사를 의뢰했다. 해경은 장 씨가 숨진 원인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조사 중이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제주해양경찰서 관계자는 "향후 2차 감정결과와 최근까지 확인된 행적 수사를 토대로 실족사인지 범죄에 연루됐는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