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받고 강아지 빌려주는 ‘렌터독’ 서비스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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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받고 강아지 빌려주는 ‘렌터독’ 서비스 등장
  • 취재기자 박가영
  • 승인 2015.04.2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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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10여 개 업체 운영 중... "반려동물을 물건처럼 대하다니" 거센 반대도

자동차를 잠시 빌려 쓰는 렌터카처럼 반려동물 강아지를 빌려주고 빌려받는 '렌터독(rent-a-dog)'사업이 한국에도 등장했다. 렌터독은 임대료를 받고 일정 기간 강아지를 임대해 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의 이용자는 강아지를 기르고 싶지만 형편이 안 되거나, 기르기 전에 자신에게 강아지가 맞는지 알아보려는 사람들이다.

현재 우리나라 렌터독 업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10여 곳이 운영 중이며, 주로 온라인을 통해 대여 서비스가 진행된다. 이용자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강아지 품종과 대여 날짜를 정해 신청한 후 퀵 서비스로 렌터독을 수령받거나 업체를 직접 방문해 받아간다. 임대료는 견종과 대여일수에 따라 다르지만 3일에 평균 5만원 정도. 인기 견종은 신청후 상당기간을 기다려야 한다.

▲ 강아지를 대여해 주는 사이트(출처: 도미노월드)

렌터독 서비스는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이미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의 국가에서는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사업이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비윤리적이라는 이유로 2008년 렌터독 사업을 불법으로 규정, 렌탈 업체가 모두 사라졌다. 반면, 일본에서 렌터독은 여전히 성업 중이다. 현재 도쿄 시내에서만 100여 개가 넘는 렌탈샵이 운영 중이라고 한다. 강아지 대여점 점장 데구치 마코토 씨는 과거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돈만 낸다고 바로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사전 대화를 통해 고객의 성격을 파악한다”며 “강아지의 안전에는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에서도 렌터독 사업에 대한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끝까지 키우지 못해 유기견이 계속 생겨나는 것보다 낫다는 찬성 의견과 생명을 빌리는 것은 비윤리적인 행위라는 반대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렌터독 업체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에 “무턱대고 강아지를 분양하거나 얻어서 키우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버리는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유기견이 많다”며 “강아지를 분양하기 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미리 체크하고, 분양할 경우, 장단점을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에, 유기견 증가를 방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카페는 “인간의 필요에 의해 강아지도 사고 파는데 시간당 돈을 내는 개념인 렌탈이 그리 비난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애견인들 사이에서 렌터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여 년째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김모(31, 부산시 진구) 씨는 “반려견도 감정이 있는 생명"이라며 “주인이 한 두 번 바뀌는 강아지들도 분리불안증 증세를 보이는 것을 봤다. 강아지 대여로 사업을 하는 것은 인간의 이기심 같다”고 렌탈독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박소현 한국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는 얼마 전 언론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개의 주인과 생활 환경이 수시로 바뀌는 것은 개의 입장에서 굉장히 혼돈"이라며 “이는 추후에 심리적으로 굉장히 안 좋은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반려견과의 경험이 필요하다면, 유기견을 (원하는 사람이) 임시 보호자 역할을 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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