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스펙’, ‘외모 과탑’... 한국에선 외모 차이가 사회적 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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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스펙’, ‘외모 과탑’... 한국에선 외모 차이가 사회적 지위
  • 울산시 중구 김수빈
  • 승인 2018.10.2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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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과탑이라면서?” 드라마에서 한 선배의 이 말에 대학생 여주인공 수아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묻는다. “아직 시험 성적 안 나왔는데요?” 그리곤 이내 “네가 외모 과탑이리고”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는 얼마 전 종영한 JTBC 드라마 <내 ID는 강남미인>에서 나온 장면이다. 이 드라마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외모지상주의 사고를 훤하게 보여주고, 자연스럽게 일상이 되어버린 외모 평가를 그대로 그려놓았다. 드라마를 보면서 과연 우리는 외모지상주의에 얼마나 얽매여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이제는 이 어리석은 사고가 변화돼야 할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외모지상주의란 인생을 살아가거나 성공하는데 외모를 제일 중요한 것으로 보는 사고방식이다. 이는 여러 방면, 아니 거의 모든 일상 속에 단단히 자리 잡아 크고 작은 영향을 주고 있고, 이후 외모적 차별이 발생하면서 외모지상주의는 부정적인 시각의 대상이 됐다.

외모지상주의가 성형미인을 양산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경향신문 기사에 따르면, 외모를 가꾸다가 입는 부작용이나 피해 중 스트레스 증가, 대인기피증 등 정신건강 악화(응답자의 46.2%), 성격 변화(30%), 식이장애 등 신체 건강 악화(21.4%), 소비 증가 등 경제적 피해(9.2%), 과대·허위광고에 따른 사기 피해(5.6%), 성형·시술 부작용(3.3%) 등이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스트레스와 여러 피해를 보면서까지도 사람들이 외모를 가꾸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바로 외모를 통한 사람들 간의 차별과 그에 따라 달라지는 태도 때문이다. “예쁘니까 괜찮아.” 얼굴이 예쁜 사람은 뭐든지 다 용서가 된다는 이런 말처럼 말이다. 아름다움의 서열이 사회적 지위로 전환되는 한국 사회에서 그들의 본래 능력과 내면의 아름다움은 다른 사회보다 더 많이 차단되어 있다.

그 예시로 사회생활, 취업 상황이 있다. 자신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하든, 스펙이 얼마가 되든. ‘외모 스펙’, 이 하나만 갖추었다면 원활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말을 우리는 정말 많이 듣는다. 또한 회사에서 사람을 채용할 때도 외면이 아름다운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는 말도 있다. 물론 그런 사람들에게 고용주가 눈길이 한 번 더 갈 수 있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내면의 아름다움이나 그 사람의 능력이 무시된다는 건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나도 화장하지 않고 나갔다가 지인들에게 게으르다는 말을 듣는 등 사회로부터 외모에 대한 압박을 느낀 적이 많다. 하지만 이는 전날 새벽까지 과제를 하던 나의 속사정과 내면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말이었다. 외모만 보고 판단하고 차별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내면을 통해 그 사람의 참모습을 볼 수 있는 사회, 본래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고 아낄 수 있는 사람이 가득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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