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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문화...부산하면 떠올리는 대표 문화 매거진으로 키우고 싶어요”부산 문화계간지 '하트인부산' 발행하는 청년문화기획자 장혜원 씨, '글담' 청년작가들과 5호째 발간 / 김환정 기자

기획자, 대표님, 실장님, 발행인, 에디터. 

드라마에서나 자주 들어볼 법한 이 멋진 직함들을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부산 문화 발전을 위해 오늘도 동분서주 뛰어다니며, 부산을 위한 로컬 문화잡지 '하트인부산'을 제작하고 있는 젊은 문화기획자 장혜원(30) 씨다.

문화기획자 장혜원 씨(사진: 취재기자 김환정).

장혜원 씨가 처음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고등학생 때. 당시 라디오를 듣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다고. 그녀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들으며 위로받은 적이 많아서 라디오 코너를 기획하는 라디오 PD나 작가를 꿈꿨고, 방송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면서 문화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막연한 꿈을 현실로 옮기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부모님께서는 보다 안정적인 직업인 영양사가 되기를 원하셨던 것. 때문에 그녀는 본래 원하던 문화 관련 학과가 아닌 식품영양학과로 진학했다. 장 씨는 입학 후 암기를 열심히 해 성적은 잘 나왔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과 함께 “이게 내 길이 맞나”라는 고민을 거듭했다고.

그러던 스무 살 무렵, 장 씨는 갑자기 봉사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래서 고등학교 시절엔 그저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다니던 ‘우리 봉사단’을 다시 찾았다. 그곳에서 그녀는 인생을 바꿀 한 마디를 듣게 된다. “세상에 봉사란 없습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혜원 씨는 머리를 세게 맞은 듯 충격을 받았다.

봉사활동 중인 장혜원 씨(사진: 장혜원 씨 제공).

“내가 내 방을 치우는 것과 어머니들이 어린 아이를 돌보는 것을 봉사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가 살아가며 하는 모든 일들은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때문에 '우리'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죠. 또, 한 명에게 봉사하는 것보다는 열 명에게 봉사할 수 있는 한 명의 봉사자를 깨우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고 깨달았어요. 이 생각이 자연스레 문화로 연결되면서 보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장혜원 씨는 가치를 돈에 두지 않는다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대학 2학년 때부터 졸업 전까지는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해 볼 거고, 졸업 후에도 돈은 당장 많이 못 벌더라도 내가 먹고 살 만큼은 벌겠다고 부모님께 통보(?)했다”고 했다. 이렇게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은 그녀는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다.

하트인부산은 부산에 의한, 부산을 위한 로컬 문화계간지이다. 잡지명인 ‘HEART IN’에는 각 알파벳마다 모두 뜻이 담겨 있다. H는 History(역사), E는 Emotion(감정, 정서)·Episode(감성 포토그래피), A는 Art&Culture(예술, 문화), R은 Relationship(소통), T는 Trip(여행, 기행), 마지막 IN은 사람人의 의미를 띠고 있다. 잡지명에 걸맞게 하트인부산은 부산과 관련된 사람, 장소, 이야기 등 모든 것을 싣고 있다. 2017년도 11월 부산시 동구를 소개한 창간호를 시작으로 올해 1월(동구), 3월(서구), 6월(서구)을 거쳐 지난달 9월에는 남구 대연동을 담은 5호가 출판됐다. 올해 마지막을 장식할 6호는12월께 발행될 예정인데 남구 문현동, 용호동, 용당동을 소개한다.

로컬 문화 잡지 하트인부산, 1호부터 5호까지(사진: 장혜원 씨 제공).

장 씨가 하트인부산을 발간하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 때문이었다. 그는 지금 사단법인 PN아트컴퍼니(PNAC)에 몸담고 있다. PNAC는 부산의 문화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만든 사단법인으로 음향, 영상 등 다양한 분야의 팀들이 부산의 다양한 문화 행사 장을 마련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녀는 여기서 전반적인 행정을 지원하고 기획하는 경영지원실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부산 청년 작가 모임인 ‘글담’에서 활동했던 김다은 씨와의 친분으로 ‘글담’과 인연을 맺게 됐다.

장 씨는 ‘글담’의 청년 작가들과 함께 "부산에는 청년들이 즐길 만한 일도, 건강한 문화도 없다"는 대화를 하다가 "부산에 대한 매거진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데 의기투합해  하트인부산의 기획이 시작됐다고.

하트인부산 회의 중인 글담 작가들(사진: 장혜원 씨 제공).

“처음엔 잠깐 하고 말지 않을까 하는 주변의 걱정이 많았어요. 그래서 오기가 생긴 셈이죠.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보자고 다짐했죠. 하지만 열정 하나로 시작하다보니 처음엔 정말 어려움이 많았어요. 잡지를 만드는 법도, 부산에 대한 정보도 아무 것도 없다 보니 막막했어요. 게다가 제작비도 만만치 않아서 고심하다가 창간호는 PN아트컴퍼니 대표님의 지원으로 만들 수 있었죠.”

하트인부산을 발행하기 위해 그는 ‘쓰담’이라는 이름의 출판사까지 설립했다. “하트인부산은 글쓰기부터 출판까지 스스로 다하는 독립출판이라서 1인출판사 개념으로 등록했죠. 사람들의 고된 삶을 위로해줄 수 있도록 달랜다는 뜻의 ‘쓰담’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어요. 하트인부산 곧 쓰담출판사라고 보시면 돼요.”

장 씨는 하트인부산을 제작하며 좋은 점과 힘든 점이 같은 데서 나온다고 말했다. 처음 잡지를 시작했을 때는 에디터들의 뜨거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막상 부산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것. 인터넷을 뒤져봐도 사람들 모두가 아는 정보뿐이라 그들이 직접 현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나중엔 오히려 그게 가장 큰 재미와 보람을 안겨줬다고.  장 씨는 “취재 과정에서 우리도 부산에 대해 몰랐던 것을 더 자세히 알게 되고, 또 그것을 하트인부산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리니 더 뿌듯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장혜원 씨는 이러한 노력들 덕분에 하트인부산이 호를 거듭할수록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호 출판할 때마다 더 재밌다는 사람들의 반응을 얻고 있어요. 현역 문화인들의 충고와 조언을 끊임없이 받고, 다같이 계속해서 노력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또 취재 과정에서 만난 분들과 그 지인들 덕분에 우리 잡지가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있어요.”

하트인부산은 부산 문화 발전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개최하고 있다. 일반인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북토크쇼를 열어 책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는데 조만간 또 북토크쇼를 열 계획이다. 이달 28일에는 공원문화페스티벌에도 부스를 차려 참가할 예정이다.

장 씨는 별명이 경상도 사투리로 ‘하고재비’인 만큼 앞으로도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많다. 그녀는 “지난 4월 창작 공연에서는 조명을 담당했는데 정말 재밌었어요”며 “하나, 둘 배우고 싶은 문화 관련 분야가 늘어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앞으로 문화 중에서도 어떤 특정 분야로 나아갈지는 모르겠지만,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한다. 장 씨는 문화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돼 많은 사람들이 자신으로 인해 변화되고 좋은 ‘애(愛)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문학 관련 강의 중인 장혜원 씨(사진: 장혜원 씨 제공).

더불어 장 씨는 하트인부산이 부산을 대표하는 매거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녀는 “하트인부산을 타지나 다른 나라 사람도 부산하면 생각나는 그런 잡지로 키우고 싶어요"라며 “진솔한 부산을 담아내는 매거진으로서 자리매김해 사람들이 이 잡지를 읽고 변화되고 느끼는 게 많았으면 합니다”라고  야무진 꿈을 내비쳤다.

취재기자 김환정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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