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삶에서 중요한 단어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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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삶에서 중요한 단어는 무엇입니까?”
  • 울산광역시 남구 박준우
  • 승인 2015.04.1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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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웅현의 <여덟 단어>를 읽고

 예전에 페이스북에서 광고인 박웅현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그 인터뷰에서 그는 옛날에 선배들이 광고를 잘하려면 가정을 포기해야 한다고 했는데, 자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가정을 포기하려면, 왜 광고를 합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자신은 광고에 특별한 사명감은 없지만, 그것이 딸아이의 등록금이 되기 때문에 잘 하고 싶다고 했다. 덧붙여, 가정을 포기하는 사람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인터뷰를 보고 아버지가 떠올랐다. 수많은 가치 중에 ‘가족’을 제일 앞에 두고 있는 사람, 그리고 아버지와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그 사람의 생각을 한 번 알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구입한 책이 박웅현의 <여덟 단어>다.

사실 나는 이런 종류의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독자를 고기압적인 자세로 가르치려는 것도, 청춘을 전제로 무책임한 말을 빙빙 돌려 결국 “더 노력해! 아직 넌 젊잖아!”라고 하거나, 무조건적인 자신감을 심어주어 현실을 왜곡시키는 것도 싫다. 자신이 간 좋은 학교와 직장은 분명히 그 노력에 박수 받아야 할 일이지만, 그 뒤에 무엇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직장과 학교만이 자신의 평생의 꿈인 양 말하고 “나 잘했지?”하는 것 역시 싫었다.

하지만 이 책의 표지에 있는 글이 눈에 띄었다. “인생은 몇 번의 강의, 몇 권의 책으로 바뀔 만큼 시시하지 않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함께 생각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인생은 시시하지 않다’고 인정하는 것과 ‘함께 생각해보자’는 말이 참 내 마음에 들었다. 책을 펼치기 전에 책을 들고 천천히 한 번 훑어보았다. 책의 무게를 손으로 재어보고, 디자인을 보기도 하고, 뒤에 간략하게 쓰인 글도 읽어보며, 나는 책을 펼쳤다.

누군가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단어를 여덟 개만 골라 보라고 한다면 어떤 단어를 고르게 될까? 각각의 단어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 단어가 중요한 것이라면 그 의미는 배가 될 것이다. 박웅현이라는 사람은 그 단어로 자존, 본질, 고전, 견(見), 현재, 권위, 소통, 인생을 뽑았다. 그중에서도 나는 자존, 현재가 마음에 와 닿았다. 거기에 개인적으로 한 단어를 더 추가하자면, 나는 ‘경험’을 넣고 싶다.

먼저, 자존은 스스로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이기주의가 되라는 의미가 아니다. 남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기준으로 살아가라는 말이다. 나는 남의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남이 나를 평가하는 게 두려워 하나의 행동을 할 때도 ‘남들이 나를 욕하면 어떡하지?’하는 걱정에 시달리며 먼저 자기방어를 한다. 그래서 정말 좋은 친구들, 사람들에게도 내 마음을 터놓고 잘 얘기하지 못한다. 그런 나에게 박웅현은 자기 스스로 세상을 객관적으로 보고 자신의 장점을 인정하라고 한다. 단점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인정해야한다고 한다. 자신이 바로서야 비로소 남을 바로 볼 수 있고 실패를 겪더라도 괜찮다며 이내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을 테니까.

두 번째, 현재에 대해 그는 ‘개처럼 살자!’라고 말한다. 개는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 밥을 먹을 땐 어제의 공놀이를 후회하지 않고, 잠을 잘 땐 내일의 꼬리치기를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 개야말로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Seize the Moment(순간을 잡아라),” “Carpe diem(현재를 즐겨라)”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사람들이 하는 고민 대부분은 고민이 아니라고 말한다. 40%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고, 30%는 이미 일어난 과거의 일이며, 22%는 아주 사소한 고민이고, 나머지 4%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오늘도 고민을 하며 현재에 몰입하지 못한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나는 현재를 충실히 살아보기로 다짐했다. 지금 현재에 충실한다면 과거를 후회하지도, 후회할 미래를 만들지도 않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나는 경험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험이 많다는 건 내가 가진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다. 내가 본 것, 느낀 것, 들은 것, 만져본 것 등은 고스란히 나의 밑거름이 되어 나를 성장시켜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가 나에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고 물으면 지체 없이 ‘경험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누군가가 맞는 것이 나에게는 틀릴 수도 있고 꼭 정해진 길로 따라가야 그것이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도움을 주는 것들은 반드시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박웅현이 언급한 단어들은 나에게 살아가는 데에 작은 지침이 되어줄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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